[뉴스콤 김경목 기자] 일본은행(BOJ)이 이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1년 만에 1.0%로 인상하는 동시에 국채 매입 축소는 2027년부터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 집행부는 오는 15~16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안건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책위원 9명 가운데 과반이 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금리 인상이 현실화하면 지난해 12월 이후 약 6개월 만의 추가 인상이며, 정책금리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일본은행은 최근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유가 상승이 광범위한 물가 압력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 보조금 효과를 제외한 일본은행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4월 2.8% 상승해 전월(2.5%)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일본은행 내부에서는 기업들의 가격 전가 움직임이 빨라지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경기 하방 위험보다는 물가 상승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채 매입 축소는 속도 조절에 나설 전망이다.
일본은행은 현재 계획대로 2027년 1~3월까지 분기마다 국채 매입 규모를 2천억엔씩 줄인 뒤, 같은 해 4월부터는 월 2조1천억엔 수준에서 매입 규모를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국채 매입 축소를 중단하는 조치다.
일본은행은 2013년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 도입 이후 장기국채를 대량 매입해 왔으며, 2023년에는 전체 국채의 약 54%를 보유할 정도로 시장 영향력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시장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2024년 8월부터 단계적인 국채 매입 축소를 추진해 왔다.
다만 최근 들어 장기금리가 급등하는 등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 안정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2.8%대까지 상승해 약 29년 반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이 지금까지의 국채 매입 축소를 통해 시장 기능이 상당 부분 회복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금리 급등 사례를 고려할 때 추가적인 축소보다는 시장 안정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국채 매입 축소 중단이 수급 불안을 완화해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일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존 보유 국채의 만기 도래에 따른 자연 감소가 이어지는 만큼 일본은행의 자산 축소와 금융정책 정상화 기조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은 회의 직전까지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한 뒤 금리 인상과 국채 매입 계획 조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