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8일 미국채 금리 상승 여파에 약세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를 나타내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됐으며,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 여파에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5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전월 대비 17만2천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8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예상치의 두 배를 넘어서는 결과였다. 실업률은 4.3%로 전월과 동일한 수치를 보이면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12월까지 25bp 이상 금리인상 확률은 지표 발표 전 50%에서 70% 수준으로 크게 뛰었다.
미국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0% 넘게 폭락하는 거친 장세가 나타난 가운데 국내 주가지수의 추가 폭락도 예정돼 있다.
환율은 채권, 주식 등 증시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스페이스X 상장이 시중 자금을 대거 빨아들일 것이란 예상도 시장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연준 금리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인덱스는 큰폭으로 뛰었다.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무려1,559.20원에 최종 호가됐다.
■ 美10년 금리 4.5% 상회...나스닥 급락
미국채 금리는 5일 단기구간 위주로 급등했다. 고용지표 서프라이즈로 금리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드커브는 베어 플랫을 나타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10bp 오른 4.518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00bp 상승한 4.997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9.85bp 급등한 4.1385%, 국채5년물은 7.25bp 뛴 4.2630%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기술주 위주로 급락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폭락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국채 수익률이 급등한 탓이다. 기술주 랠리에 제동이 걸리면서 반도체 업종이 이틀째 매도세에 직면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95.15포인트(1.35%) 내린 5만866.78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200.57포인트(2.64%) 하락한 7383.74, 나스닥은 1121.53포인트(4.18%) 낮아진 2만5709.43을 나타내 1년여 만에 최악의 날을 보냈다.
S&P500지수 낙폭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나스닥은 지난해 4월 이후 최대를 각각 기록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약해졌다. 정보기술주가 5.8%, 재량소비재주는 2.4%, 소재주는 2% 각각 내렸다. 반면 필수소비재주는 1.6%, 유틸리티주는 0.8%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시가총액 최대 기업 엔비디아가 6.2% 급락했다. 마이크론과 인텔도 13.3% 및 11.3% 각각 내렸다. AMD와 브로드컴 역시 11% 및 7.9% 각각 하락했다. 테슬라는 6.6% 낮아졌다.
달러인덱스가 0.7% 급등했다. 미국 고용 증가폭이 예상치를 2배나 웃돌면서 금리인상 기대가 강해진 영향이다. 국채 금리가 뛰자 달러인덱스도 따라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70% 높아진 100.1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76% 낮아진 1.1525달러, 파운드/달러는 0.66% 내린 1.333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1% 오른 160.2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1% 상승한 6.791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1.32%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5일 90불선으로 하락했다. 고용 호조로 달러화가 강해지면서 유가가 하락 압박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2.50달러(2.69%) 급락한 배럴당 90.5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94달러(2.04%) 하락한 배럴당 93.09달러에 거래됐다.
■ 美 고용 서프라이즈...5월 신규고용 17.2만명 증가해 예상 2배 이상 웃돌아
미국의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견조한 노동시장 흐름을 재확인된 것이다.
최근 경기둔화 우려에도 고용 증가세가 예상 밖 강세를 보이면서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는 한층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노동부는 5일(현지시간) 5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전월 대비 17만2천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8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예상치의 두 배를 넘어서는 결과다.
이와 함께 이전 수치도 대폭 상향 조정됐다. 3월 비농업 고용은 기존 18만5천명에서 21만4천명으로 수정됐고, 4월 고용도 11만5천명에서 17만9천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3~4월 고용은 기존 발표보다 총 9만3천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은 4.3%로 전월과 동일했다. 실업자 수 역시 730만7천명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 중반 이후 유지되고 있는 4%대 초반의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업종별로는 레저·접객업이 7만명 증가하며 전체 고용 확대를 주도했다. 식당과 주점 등 식음료 업종에서만 4만8천개의 일자리가 늘었다. 지방정부 고용도 5만5천명 증가했고 보건의료 부문은 3만5천명 늘었다.
건설업 고용은 1만7천명 증가했고 운송·창고업도 소폭 늘었다.
반면 금융활동 부문은 2만2천명 감소했다. 금융업 고용은 지난해 5월 고점 이후 10만7천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부문도 2천명 감소했다.
임금 상승세도 이어졌다. 민간부문 평균 시간당 임금은 37.53달러로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민간부문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34.3시간으로 전월과 같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고용지표가 최근 제기된 미국 경기 둔화 우려를 상당 부분 완화하는 동시에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연준 인사들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계하며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언급한 가운데, 예상치를 크게 웃돈 고용 증가와 견조한 임금 상승은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평가된다.
■ 강해지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트럼프·트럼프맨들은 인상 반대, 인하 주장
연준 매파들 사이에선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입장도 보인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견조한 고용시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최근 경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조만간 통화정책 조정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해맥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재로서는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도 "최근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곧 행동(금리인상)에 나서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맥은 5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노동시장이 대체로 균형 상태에 있다는 점을 재확인해줬다"면서 "실업률이 4.3%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내가 생각하는 완전고용 수준에 거의 부합한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높고 더 높아지고 있으며 지속적인 높은 인플레이션이 더 큰 우려 사항"이라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물가 상황이 곧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와 기업, 금융시장이 앞으로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기 시작한다면 바람직하지 않은 전개가 될 것"이라며 "그러한 기대 변화는 단호한 대응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오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노동시장의 견조함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될 경우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둘러싼 논의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맨'들은 연준의 금리인상을 경계하고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해싯은 5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채용에서 엄청난 긍정적 모멘텀을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고용지표는 전형적인 필립스 곡선식 노동시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의 노동시장은 고용이 늘면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는 전통적인 형태가 아니며, 공급 측면이 주도하는 고용 호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의미이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지표를 지켜보면서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SNS를 통해 "훌륭한 고용보고서가 나왔지만 성장이 곧 인플레이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준의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했다.
■ 한국 주가 추가 폭락 예고한 '필반'(SOX)
뉴욕 주식시장에서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끌어온 반도체주가 5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락했다.
브로드컴의 실적 전망 실망감에 이어 예상치를 크게 웃돈 고용지표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이다.
코스콤 CHECK(6303)에 따르면, 미국 주요 반도체 종목 30개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이날 10.3% 폭락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일간 낙폭이다.
반도체주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1.3조달러(약 2026조원) 증발했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6% 하락하며 시가총액 3천억달러 이상이 감소했고, 마이크론은 13% 급락해 시총 약 1천500억달러가 사라졌다. 마벨 테크놀로지는 17%, AMD는 11% 각각 하락했으며 브로드컴도 8% 가까이 떨어져 이틀간 낙폭이 20%에 육박했다.
매도세의 도화선은 브로드컴의 분기 실적이었다. 시장은 맞춤형 AI 칩 사업 성장세에 높은 기대를 걸었지만 실제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AI 관련주 전반에 대한 차익실현이 확산됐다.
여기에 미국 고용지표 호조가 금리 부담을 키웠다.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술주들을 압박했다.
시장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고평가 기술주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의 예상 기업가치는 1조7,5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급락을 업황 악화보다 과열 해소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금의 매도세가 반도체 강세장의 끝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평가들도 나오는 것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번 급락에도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73% 상승한 상태다. AI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 중장기 성장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는 살아 있다.
하지만 반도체 종목들의 폭락 속에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국내 코스피지수가 지난 금요일 브로드컴 이슈 등에 478.82p(5.54%) 폭락한 가운데 주말 미국에서 불어닥친 더 큰 폭풍에 얼마나 흔들릴지 체크해야 한다.
■ 한국 금융시장 큰 난관 직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이 1,559.2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 스왑포인트 -1.00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539.10원) 대비 21.10원 상승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인덱스가 0.7% 급등한 여파 등이 작용했다. 지난달 고용 증가폭이 예상치를 2배나 웃돌면서 금리인상 기대가 강해졌으며, 국내 시장도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투자자들은 환율이 어디까지 뛸지 경계하면서 주눅이 든 상태다. 전날 장 초반의 강세폭을 모두 반납하고 약세로 돌아선 채권시장은 달러/원 환율 급등, 미국 금리인상 부상에 계속해서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주식투자자들은 지난 금요일 5.5% 넘게 폭락해 블랙 프라이데이를 나타냈던 코스피시장이 이날 블랙 먼데이를 맞아 얼마나 더 폭락할지 공포에 휩싸여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기대감을 펌프질했다.
트럼프는 이르면 오는 10일까지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에 하고 싶은 말은 미사일을 발사했으니 이제 그만하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합의하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협상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월요일(8일), 화요일(9일), 또는 수요일(10일) 중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방향으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조속한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이란이 이날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약 1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나왔다.
이는 지난 4월 미국과 이란 간 휴전 발효 이후 처음으로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한 사례다.
한편 신현송 한은 총재, 구윤철 재경부 장관 등은 일요일(7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 개최'를 열어 "투기적 거래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와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블랙 먼데이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