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기업들의 감원 계획이 5월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같은 달 기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도입 확대와 기업 구조조정이 맞물리면서 기술업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이 이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글로벌 재취업 지원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5월 발표한 감원 계획은 9만7천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의 8만3천387명보다 16% 증가한 수준이다. 전년 동월(9만3천816명)과 비교해서도 3% 늘었다. 감원 규모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 5월 감원 규모는 코로나19 충격이 한창이던 2020년 5월 39만7천16명 이후 5월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앤드루 챌린저 CG&C 선임 부사장은 "AI 관련 감원뿐 아니라 인수·합병(M&A)과 기업 파산에 따른 일자리 감소도 크게 늘고 있다"며 "기업들이 AI 중심 경제에 적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산업별로는 기술업종이 감원 증가세를 주도했다.
기술기업들은 5월 한 달간 3만8천242명의 감원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올해 누적 감원 규모는 12만3천6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급증했다.
AI 투자 확대에 나선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인력 재배치와 비용 절감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메타플랫폼스와 인튜이트, 시스코시스템즈 등은 최근 AI 전환을 이유로 감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운송업종도 5월에 6천909명의 감원을 발표했다. 올해 누적 감원 규모는 4만388명으로 전년 동기의 7천356명보다 449% 급증하며 기술업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감원을 기록했다.
반면 서비스업종의 올해 누적 감원 규모는 1만7천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감소했다.
다만 기술업종을 제외한 미국 노동시장은 전반적으로 '저고용·저해고(low-hire, low-fire)'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올해 들어 전체 감원 발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최근 공개된 연방준비제도(Fed) 베이지북도 대부분 지역에서 채용과 해고가 모두 제한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시장은 5일 발표될 미국의 5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5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8만5천명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감원 발표가 늘고 있지만 아직 실업보험 청구건수에는 뚜렷한 악영향이 나타나지 않아 고용시장의 기조적 둔화 여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