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신현송 한은 총재, 출처: 한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신현송의 '매파 본색'...기준금리, 지금보다 100bp 높은 3.5% 감안하기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28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는 채권시장 대다수의 예상대로 동결됐다.
하지만 이벤트는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 장용성 위원 등 2명의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는 게 낫다는 소수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신 총재는 전체적으로 통화정책을 보는 '방향성(금리인상)은 같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 총재는 "통화정책은 2마리, 3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때, 서로 다른 방향으로 뛰어가면 딜레마 상황에 처한다"면서 "하지만 이번엔 예외적으로 물가, 성장, 환율, 부동산 모두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선 당장 7월부터 한은이 금리 인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면서 크게 밀렸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투자자들이 신현송 총재의 말을 듣더니, 왜 이번 달(5월)에 인상하지 않았느냐고 한다"면서 "이란 혁명수비대까지 미국과 맞짱을 뜨니 상황이 더욱 불안해졌다"고 말했다.
■ 물가, 경기, 부동산, 환율 모두 금리 인상 지지...점도표 상 하반기 4번의 회의 중 2번 인상
이날 한은이 공개한 6개월 점도표를 보면 3.25%에 2개, 3.00%에 10개, 2.75%에 7개, 2.50%에 2개의 점이 찍혔다.
절반 이상의 점이 3% 이상에 찍혀 일단 6개월 내 2번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 총재는 대외 불확실성 커 전망의 범위가 넓어진 측면이 있지만, 방향성(금리 인상)에 대해선 위원들이 동의하는 상황이라고 몇 차례 강조했다.
신 총재는 "점도표에서 폭이 좀 큰 것은 경제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이다. 위원 개개인의 주관적 불확실성도 크다"면서도 "위원들이 인식을 같이 하는 상황에서 실천하는 방안에선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시기와 인상 강도에 대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총재는 조만간 인플레 압력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멀지 않았다는 점을 알렸다.
총재는 특히 이날 물가 뿐만 아니라 경기, 환율, 부동산 모두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했다.
총재는 "물가는 대략 금년 하반기에 정점을 예상한다. 정책을 잘 써야 그게 가능하다"면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동 사태이고 인플레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소수의견이 나왔지만 금통위원들이 경기, 물가, 환율, 부동산에 대해 대체로 인식을 같이 했기 때문에 의견을 모으기 쉬웠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 당장 금리를 올릴 수도 있었지만 조금 더 확인해 볼 필요를 느꼈다고 했다.
총재는 "금리 인상 당위성과 관련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케이스를 만들 수 있었으나 불확실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아직은 근원물가 통계 등 더 확인 필요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2026년 성장률 전망을 2.0%에서 2.6%로, 2027년 전망은 1.8%에서 2.1%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올해 2.2%에서 2.7%로, 2027년은 2.0%에서 2.3%로 올렸다.
■ 신현송의 '매파 본색'...채권투자자들, 배려 없는 총재에 놀라
채권 투자자들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금통위 데뷔전부터 강펀치를 날렸다고 평가했다.
올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2번 이상 금리를 올리고 내년에도 계속 인상할 것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아졌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제 기준금리는 3.5%로 봐야 할 듯하다. 미국 기준금리가 3.75%인 상황에서 환율 상승의 배경에 금리차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총재는 모든 지표가 금리 인상을 가르키고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 총재가 환율 불안정의 배경에 한미 금리차를 언급한 부분이 마음에 크게 걸린다. 이는 이창용 총재와 다른 뷰"라며 "하반기에 금리를 2~3번 올리고 내년에 또 올리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 총재 생각대로 지표가 가면 기준금리 3.50%를 봐야 한다. 조만간 일본 금리인상과 엔캐리 청산 등을 감안하면 한국 주식시장도 위험해 보인다. 또 11월 선거에서 트럼프 진영이 대실패하면서 세계가 혼란에 휩싸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선 '완전 매파'가 한은 총재로 영입됐다면서 채권으로 돈 벌기가 쉽지 않은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보인다.
C 증권사 딜러는 "올해 내 금리 인상 2번은 확정으로 본다. 내년 1번 추가 인상할 확률은 거의 80%로 본다"면서 "반도체가 계속 좋으면 여기서 추가로 더 한 번 인상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기준금리는 3.5%로 가야 하는 것 같다. 반도체가 꺾이지 않는 이상, 숏장은 진행될 수 있다"면서 "총재 발언을 감안하면 여기서 채권을 사는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D 운용사 매니저는 "신임 총재가 학자 답게 너무 많은 정보를 준 것 같다"면서 "채권시장은 기댈 곳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금리 수준은 3회 인상까지는 반영한 상황인데, 미-이란 전쟁 상황에 따라서 현 수준에서 크게 금리가 빠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지난 2023년도에도 그랬듯이 시장에서 몇명이 사라질 듯하다"고 덧붙였다.
E 매니저는 "점도표 3%에 국고3년 금리가 3.80%인데, 총재는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채권시장에 무관심한 총재로 보인다"면서 "처음 하는 한은 총재라지만 영 별로로 보인다"고 푸념했다.
F 매니저는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여부 보다는 터미널 밸류가 어딜지가 중요한 금통위였다고 봤다. 올해 성장률을 큰 폭으로 상향조정하고도 추세 이상의 성장세가 내년에도 이어진다고 전망하고 있어서 이제 기준금리 인상은 3.0% 위를 봐야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반도체 사이클이든 국제유가든 피크아웃을 확인해야 시장금리도 상단을 추정하는게 의미가 있을텐데, 일단 어느 쪽도 확실한 것이 없어 보인다. 이미 4회 인상을 선반영하고 있다고 하지만 당분간 롱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