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엔비디아, 매출 신기록에도 시간외 1.4%↓...성장성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세계 시가총액 1위 반도체 기업 NVIDIA가 12개 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지만, 시간외 거래에서는 주가가 하락했다. 월가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진 가운데 성장 둔화 우려와 경쟁 심화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20일(현지시간) 회계연도 2027년 1분기(2~4월) 매출이 816억2천만달러(약 122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 기록인 681억3천만달러를 다시 넘어선 것으로 12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이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788억5천만달러도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87달러로 집계돼 시장 전망치 1.76달러를 상회했다. 순이익은 583억달러로 1년 전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실적 대부분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은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나왔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75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컴퓨팅 매출은 604억달러, 네트워킹 매출은 148억달러를 기록했다.
PC·게임콘솔·자율주행 등을 포함한 에지(edge) 컴퓨팅 부문 매출도 64억달러로 29% 증가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실적 발표부터 사업 구조도 개편했다. 기존 세부 사업 구분 대신 데이터센터와 에지 컴퓨팅 중심 체계로 재편했으며, 데이터센터는 다시 하이퍼스케일과 ACIE(AI Clouds, Industrial and Enterprise) 부문으로 나누기로 했다. 단순 GPU 업체를 넘어 AI 인프라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공식화한 셈이다.
2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91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평균 전망치인 868억~870억달러 수준을 웃도는 수치다.
다만 일부 월가에서는 최대 960억달러 수준까지 기대했던 만큼 시장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엔비디아는 최근 세 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도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하락하는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1.3% 상승 마감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우리시간 오전 7시40분 기준 약 1.4%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AI 반도체 시장 경쟁 심화와 중국 사업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으로 꼽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및 다음 분기 전망에 중국 데이터센터 매출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최근 중국을 방문했지만 중국용 AI 칩 판매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최근 알파벳 산하 구글과 세레브라스 시스템즈 등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고 있고, AMD와 인텔 역시 AI 가속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이에 대해 “경쟁사들의 점유율은 틈새시장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AI 팩토리 구축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프라 확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Vera Rubin)’을 예정대로 하반기에 출시할 것”이라며 “제품 사이클 내내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8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분기 배당금 역시 주당 0.01달러에서 0.25달러로 대폭 인상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제 단순 실적 호조보다 AI 산업 성장 지속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케터의 제이콥 본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또 한 번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이미 높은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AI 시장 성장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시장에 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