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케빈 워시 차기 의장의 공식 취임 전까지 제롬 파월 의장을 임시 의장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연준 내부에서는 임시 의장 기간을 둘러싼 이견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면서 향후 워시 체제 출범 과정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케빈 워시 차기 의장이 공식 선서할 때까지 제롬 파월을 임시 의장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공식 의장 임기는 이날 종료됐다. 연준은 “현직 의장을 임시 의장으로 유지하는 것은 과거 의장 교체 과정에서도 있었던 전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상원은 지난 13일 워시 전 연준 이사의 의장 지명안을 인준했다. 다만 워시 후보자가 아직 공식 취임 선서를 하지 않은 만큼 의장 공백을 막기 위해 파월이 한시적으로 의장직을 이어 맡게 됐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연준 내부 반발도 불러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부의장과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공동 성명을 내고 임시 의장직 기간을 제한 없이 두는 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워시 후보자의 취임 전까지 파월이 임시 의장직을 수행하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임시 의장직은 최소 1주일 정도의 명확한 유한 기간으로 제한돼야 하며, 예상치 못한 지연 가능성을 고려해도 최대 한 달 수준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추가 연장이 필요할 경우 이사회 재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개 반대가 단순한 절차 논란을 넘어 향후 워시 체제에서의 정책 노선 갈등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워시 차기 의장은 그동안 연준이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 국면에서 정책 대응에 실패했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대규모 자산매입과 비통화정책 이슈 관여로 연준의 독립성과 정책 신뢰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하며 사실상 연준의 ‘체제 전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워시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재무부와의 정책 공조 강화, 연준 위원들의 공개 발언 축소 등을 주장하고 있다.
파월 체제의 연준은 팬데믹 초기 제로금리와 무제한 국채 매입 등 초강력 부양책으로 금융시장 불안을 막았지만, 이후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판단하면서 대응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만 연준은 2022~2023년 총 11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5.25~5.50%까지 끌어올렸고, 경기침체 없이 물가를 낮추는 연착륙에 근접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면서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 신중론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일부 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워시 체제 출범 직후 열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첫 시험대로 주목하고 있다. 워시 차기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과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 사이에서 어떤 정책 기조를 선택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