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 "자산 토큰화 시장 급성장…금융안정 리스크 관리체계 강화 필요"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이 글로벌 자산 토큰화(Tokenization)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의 조기 안착을 위한 제도 정비와 함께 금융안정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은 금융안정국 비전통금융분석팀은 14일 발표한 '국내외 자산 토큰화 현황 및 향후 정책 과제' BOK이슈노트를 통해 "토큰화는 자본시장의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혁신"이라면서도 "유동성 불일치와 레버리지 확대, 운영·기술적 취약성 등 잠재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글로벌 자산 토큰화 시장 규모는 503억7천만달러 수준으로 아직 전통 금융시장 대비 미미하지만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글로벌 시장 성장률은 2024년 93%, 2025년 169%를 기록했다.
자산별로는 주택담보대출·기업대출 등 신용자산 토큰이 전체의 51%인 256억5천만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머니마켓펀드(MMF)·국채 기반 토큰과 귀금속·에너지 등 상품 토큰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41억달러로 전체의 65.2%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유럽과 규제피난처 국가들이 뒤를 이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제도 정비와 인프라 구축을 통해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국내 시장은 음원저작권과 부동산 조각투자 등에 분산원장 기술을 접목하는 초기 단계로 평가됐다. 다만 올해 2월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토큰증권(ST) 발행·유통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현재 국내 조각투자 누적 규모는 약 6천4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자산 토큰화가 거래 효율성과 접근성,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분산원장에서 발행·유통·결제를 통합 처리해 결제 주기를 단축하고 스마트계약 기반의 원자적 결제로 거래 상대방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고가 자산의 분할 투자를 통해 소액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거래 이력의 실시간 기록을 통해 정보 비대칭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경계할 요인도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토큰화 자산과 기초자산 간 유동성 불일치와 자산 재담보화에 따른 레버리지 확대는 시장 불안 시 대량 매각과 연쇄적 디레버리징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시장과의 연계가 강화될 경우 단기 국채와 예금 등 전통 금융시장으로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또 블록체인 플랫폼 간 상호연계성 확대에 따라 운영·기술·법률 리스크가 시스템 충격으로 전이될 수 있으며, 네트워크 난립에 따른 시장 분절화는 유동성 분산과 가격 발견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국내 자산 토큰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 수요가 확인된 비정형 자산 중심으로 토큰증권 시장을 우선 육성하고, 향후 전통 금융자산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가치평가·수탁·공시 등 기본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파일럿 테스트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예상치 못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시건전성 측면에서는 온·오프체인 통합 모니터링과 조기경보 지표 개발, 토큰화 특성을 반영한 스트레스 테스트 고도화, 유관기관 간 공동 대응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토큰화 자산의 결제수단과 관련해서는 "화폐의 단일성과 신뢰성 유지를 위해 중앙은행 화폐나 은행 예금(예금 토큰 포함)을 우선 활용하는 접근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은 엄격한 규제 준수와 충분한 상환 가능성, 준비자산 안정성이 확보되는 경우에 한해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