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5-24 (일)

(상보) 이란 “미, 전쟁책임 배상 없이 호르무즈 재개방과 철수 동시에 얻을 수 없어”

  • 입력 2026-05-08 07:0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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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이란 최고지도부 핵심 인사가 미국의 종전 협상안을 “비현실적인 계획”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전쟁 피해 배상 없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중동 철수를 동시에 얻어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오히려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군사적 긴장은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 고문은 7일(현지시간) 미국이 제시한 14개 조항의 협상안을 두고 “비현실적인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출신의 초강경파인 레자이 고문은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 뒤 이란에 대한 모든 피해를 배상하지도 않은 채 전쟁에서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며 “이는 허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의 협상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요란한 제스처”가 아니라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이익”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더라도 이란은 자국의 권리와 전쟁 피해 배상 요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레자이 고문은 “우리는 그들을 47년 동안 견뎌왔다”며 “앞으로도 저항의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오히려 군사 충돌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군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란군 관계자는 미군이 이란 유조선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의 반격이었다며 미군이 이후 후퇴했다고 주장했다. 반관영 메흐 통신은 반다르아바스와 케슘섬 상공에서 ‘적대적 드론’ 2대를 이란 방공망이 격추했다고 전했다.

이란 외무부도 미국의 협상안에 아직 답변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은 여전히 관련 메시지를 평가 중이며 아직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미국 측에 어떠한 답변도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치권 내부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산업계 인사들과의 회의에 참석해 최고지도자 모즈타바와 약 2시간 30분 동안 면담했다고 공개했다.

지난 3월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이후 공개적으로 대면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고지도자의 견해와 소통 방식은 진정성 있고 겸손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협상파로 분류되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최고지도자와 미국 측 제안을 조율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레자이 고문 등 강경파 실세들이 연일 미국 협상안을 비판하면서 향후 협상 과정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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