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태민 칼럼) 누가 맞는가...대통령·정부·여당 '서울 집값 안정흐름' VS 무주택·1주택자 '서울 집값, 임대료 폭등에 좌절'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오는 5월 9일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일각에선 '매물 잠김'에 따른 집값 추가 급등을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다주택자 중과유예'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와 긴장감도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선 대통령은 '집값 하향 안정'을 자신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 등에서 5월 9일 이후 집값 제어를 자신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을 끌고 있다.
무주택자나 부동산 전문가 일각에선 "정부의 부동산 시장 인식이 너무 안일하다"면서 집값 추가 급등시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느냐면서 우려를 표명하는 중이다.
■ 이재명 대통령,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 앞두고 '집값 안정 자신감' 표출
이재명 대통령은 간밤에 자신의 엑스(X)에 "부동산 불패? 이제 그런 신화는 없다"면서 "계곡 불법시설 정비, 주식시장 정상 회복처럼 대한민국 모든 것들이 정상을 되찾고 있다"고 적었다.
대통령은 "부동산 정상화 역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자 반드시 해야할 국가 핵심 과제"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대통령은 그러면서 '석 달 만에 뒤집힌 집 값 전망. 집값 하락론 부상'이란 제목을 단 기사를 하나 링크했다.
대통령이 링크한 기사는 KB의 '부동산 보고서'에 담긴 전문가 설문조사를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4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 전망에 대해 시장 전문가(130명)의 56%는 상승을 예상하고 공인중개사(506명)의 54%는 하락을 전망했다고 소개했다.
KB의 1월 조사에선 시장 전문가(142명)의 81%, 공인중개사(512명)의 76%가 압도적으로 상승을 점쳤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크게 바뀐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펼친 '정책 효과'를 홍보하려는 듯했다.
지난 2월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방침을 '확실히' 못 박은 데다 하반기에 세금이 인상될 가능성까지 내비친 만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정부가 지금 펼치고 있는 정책을 '반대로 해석하는 전문가들' 역시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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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설계자' 김용범의 견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5월 4일 기자간담회에서 5월 9일(다주택자 양도세 유예 종료일) 이후의 시장을 예상해 관심을 끌었다.
김 실장은 우선 최근 '장특공 폐지'가 논란이 됐던 만큼 "장특공은 유지된다"고 했다.
하지만 실거주 위주로 개편할 수 있다는 점을 시시했다. 현재 거주와 보유 부분이 똑같이 40%(최대 공제율)로 돼 있는 부분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의 흐름을 볼 때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 공제는 축소되거나 폐지하고, 그 만큼 거주기간 공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게 합리적일 듯하다.
김 실장은 5월 9일 이후 부동산 시장은 급등 없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외곽 14개 구의 상승은 15억 원 이하 아파트 대출 허용에 따른 젊은 세대의 실수요 유입 결과로, 투기적 과열과는 성격이 달라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효과도 홍보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의 1월 23일 X(5월 9일 이후 다주택자 장특공 연장 없다) 이후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파트 매물이 많이 늘었고 가격 상승폭도 축소됐다"고 했다.
그는 "주택시장이 상승할 때는 아랫목이라고 하는 고가아파트부터 오르고 하락할 때는 윗목인 외곽이나 지방부터 식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프리미엄 시장에서 먼저 하락세가 나타난 건 역사에서 볼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기간 서울 주택 거래량도 지난 5년 평균 대비 2.1배 증가했다. 올해 3월을 기준으로 보면 매수자 가운데 73%는 무주택자였는데 이는 지난해 평균 56%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라며 "다주택자가 내놓은 매물을 무주택자가 산 것"이라고 했다.
그런 뒤 5월 9일 이후 집값이 다시 뛸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지적하자,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을 취했다.
그는 "정부의 세제 관련 입장들도 시장에 전달이 되고 있으니 완만한 상승을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 정책실장의 '규제 긍정론'...여당 대표의 '집값 안정됐다'는 주장
김용범 정책실장은 자신이 상당부분 주도한 부동산 규제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금은 2021년과 달리 지금 6·27 대책, 10·15 대책이라는 강력한 조치가 시행 중이어서 집값 안정에 효과가 있다고 했다.
정책실장은 대출규제와 토허제 시행이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향후 다주택, 비거주 1주택, 초고가 주택 등 유형별로 차등해서 '세제 개편'이 나올 수 있어 집값이 크게 뛰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도 대통령의 '의지와 당정의 부동산 정책'이 집값 안정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주식시장의 코스피가 7천선을 돌파한 이날 여당 대표는 부동산에서 주식으로의 머니 무브 '성공'을 홍보했다.
정청래 대표는 6일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서 수차례 강력한 집값 의지를 밝혔던 집값 안정, 부동산 시장 안정의 효과가 나타났다. 그리고 자금은 코스피로 옮겨와서 이렇게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 한 무주택자의 분노..."못된 정책가들, 지금 서울 외곽 집을 사고 싶어서 사는 줄 아는가"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집값 안정'을 낯 뜨거운 자화자찬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지금 서울 임대차 시장은 수급이 꼬여 큰 홍역을 치르는 중이며, 중하급지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서울 마포에서 아파트 전세를 사는 여의도 한 증권사 팀장은 "(정부의 서울 집값이 안정됐다는 건) 한 마디로 어이 없는 셀프 평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서울 주변부 아파트들이 폭등한 게 안 보이느냐"면서 "왜 일반인들은 꿈도 꿀 수 없는 강남 아파트 호가 빠진 것을 정책효과라고 호도하느냐"고 분노했다.
그는 "강남 아파트가 최종 주춤했던 2024년, 2025년 워낙 폭등한 따른 일시조정"이라며 "최근 서울 중급지, 하급지 아파트가 폭등한 것은 이 정부의 전세 씨말리기 정책 등 임차인 괴롭히기 정책이 그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통 직장인들보다 연봉이 크게 많은 이 증권사 팀장은 전세 만료를 앞두고 매물이 없어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매물이 없는 데다 자신이 살 수 있었던 아파트의 가격이 뛰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 관계자들을 맹비난했다.
예컨대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를 규제하면 단기적으로는 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수급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흔히들 얘기하는 매물 잠김 현상이 더 심화돼 서울 집값은 이재명 대통령, 김용범 실장의 자신감과 달리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 자신이 어떻게든 '눈을 낮춰' 하급지 주택을 잘 살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 6억8천 이상으로 뛰고, 서울 아파트 중위값과 평균 매매가는 각각 12억원, 15억원으로 치솟은 상태다.
■ 15억 이하 아파트, 살 수 있으면 무조건 사야 한다?
김용범 실장의 발언 중 "서울 외곽 14개 구의 상승은 15억 원 이하 아파트 대출 허용에 따른 젊은 세대의 실수요 유입 결과로 투기적 과열과는 성격이 달라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한 대목이 주목된다.
김 실장이 '15억원 정도'는 큰 돈으로 보지 않고 있는 듯하다. 저가 아파트들(?)의 15억원 수준까지 상승은 용인하겠다는 태도로 보인다.
현재 수도권 및 규제지역(서울 전역 및 경기 12개 지역 등) 주택 구입 목적 대출한도는 15억원 이하 주택이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이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가 2억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예컨대 10억원이 안 되는 서울 내 저가 아파트는 10억원에 붙고, 15억원 이하 아파트는 15억원에 붙어도 큰 문제로 삼지 않겠다는 태도인 듯하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의 이런 모습에 화를 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필자의 지인이자 '싸구려 주택에 산다'는 1주택자 A씨는 "12억원 정도 하는 주택으로 갈아탈 생각이었는데, 그 집이 최근 15억원 근처로 급등했더라"라며 "지금 내가 사는 10억도 안되는 싸구려 집에도 잔뜩 대출이 묻어 있는데, 정부가 계속 서민이 사는 이런 집값을 띄우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난했다.
사실 정부의 태도를 보면 15억 이하 주택에 대해선 무주택자들의 구매를 독려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특히 7월 세제 개편안에서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규제가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15억 이하의 주택'을 일종의 '착한 주택'으로 분류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보인다.
필자의 지인 A씨는 "나 빼고 다들 그렇게 돈이 많은가. 10억원 대 초반 주택을 손쉽게들 살 수 있는가"라며 좌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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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얘기해서...이재명 정부 주택정책은 '없는 자들 서울에서 쫓아내기'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선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무주택자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이 무너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최근 서울 하급지 아파트 값이 뛴 이유는, 임대 매물 부족 속에 집값 추가 급등이 겁나는 무주택자들이 매수로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서울 전세 매물의 씨가 말라가는 상황에서 '높아진 월세'에 생활을, 그리고 인생을 저당 잡히기 싫은 사람들이 매수로 전환한 효과가 컸다.
서울 강남권에선 500만원 이상의 월세, 강북권에도 300만원 이상의 월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통령과 정부는 '서울 집값 안정'을 얘기하고 있다.
아무리 국민 지지가 높은 대통령과 정부라고 하더라도 이건 좀 아니지 않는가?
필자의 지인 A씨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뽑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집값 추가 급등을 우려하면서 이미 좌절해 버린 상태다.
"이 정부는 다주택자를 악마로 규정한 뒤 각종 부동산 정책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지난해부터 시작한 1차 실험 결과는 전월세 가격 폭등으로 귀결됐습니다. 서울 집값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요. 지금은 서울 외각 지역 아파트값 폭등이 경기 지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최근 이 정부가 안정됐다고 주장했던 강남 3구도 다시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정부의 눈엔 저같은 사람은 국민이 아닌가 봅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