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미 상원 은행위원회(금융위원회)를 통과하며 차기 연준 수장 교체가 가시화됐다.
29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는 워시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3표, 반대 11표로 가결했다. 표결은 당파에 따라 갈려 공화당 의원 전원이 찬성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위원회 통과로 워시 지명자는 상원 본회의 인준만 남겨두게 됐다. 상원이 공화당 주도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최종 인준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준이 마무리될 경우 워시는 오는 5월 15일 제롬 파월 현 의장의 임기 종료 이후 곧바로 취임할 전망이다.
워시 지명안은 그간 일부 공화당 의원의 반대로 지연돼 왔다. 특히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연준 본부 리모델링 비용 초과 의혹과 관련한 법무부 수사를 문제 삼으며 인준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법무부가 해당 수사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틸리스 의원이 찬성으로 돌아섰고, 이에 따라 표결 통과가 가능해졌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표결에 앞서 “워시가 인준될 경우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행정부가 통화정책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경제 상황을 두고 인플레이션 압력과 고용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했다.
정치권의 공방 속에서도 워시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를 선호하지만, 연준의 정책 결정은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워시 체제 출범이 연준 정책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워시는 지명 과정에서 약 6조7천억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 물가 대응 체계 개편, 정책 커뮤니케이션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제시하지 않아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특히 금리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압박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가운데, 워시 지명자가 이러한 요구와 연준 독립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보일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표결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 직전에 이뤄졌다. 연준은 같은 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신중한 정책 기조를 유지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