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5-01 (금)

(상보) 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제도화...달러 등 4개 통화 지정

  • 입력 2026-04-28 09:47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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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제도화...달러 등 4개 통화 지정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통행료 징수를 제도화하고, 이를 위한 다통화 결제 시스템을 공식 구축했다.

27일(현지시간)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소속 알라에딘 브루제르디 의원에 따르면 이란 중앙은행은 해협 통과 선박으로부터 수수료를 징수하기 위해 리알화, 위안화, 달러, 유로화 등 4개 통화로 구성된 전용 계좌를 개설했다.

브루제르디 의원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이 부과하는 통행료는 해당 계좌로 직접 입금될 예정”이라며 “공표된 지침에 따라 징수 체계가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던 통행료 징수를 중앙은행 관리 체계로 편입해 제도화한 데 의미가 있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 23일 처음으로 통행료를 현금으로 징수해 중앙은행 계좌에 예치한 바 있다.

이란 의회도 관련 법적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회는 지난 21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확립에 관한 법률’을 본회의에 상정해 가결했으며, 이를 통해 통행료 징수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했다. 해당 법안은 해협 통제권을 명문화하고 징수 체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란의 이번 조치는 국제 에너지 및 해운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결제 통화에 위안화를 포함한 것은 서방 금융 제재를 우회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동시에 달러와 유로를 병행 지정함으로써 실제 결제 수요를 고려한 현실적 접근도 병행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통행료 수준이 초대형 유조선(VLCC) 1척당 약 200만달러, 또는 원유 배럴당 1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쟁 이전 하루 100척 이상이 통과하던 물동량을 감안할 경우, 이란이 연간 수십억달러 규모의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 이후 이어진 중동 긴장 속에서 나온 것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로 대응하며 양측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통행료 제도화는 단순한 재정 확보를 넘어 해협 통제권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이란은 종전 협상 과정에서 해협 통제권 인정과 해상 봉쇄 해제 등을 주요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제 해운업계는 비용 부담 증가와 함께 항로 리스크 확대를 우려하고 있으며, 이번 조치가 글로벌 원유 공급망과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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