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4-23 (목)

(장태민 칼럼) 삼성전자 전설적 OB들의 경고.."한국 정부·반도체 노조 모두 이러시면 안 됩니다"

  • 입력 2026-04-23 15:2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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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

사진출처: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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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한국 주식시장과 경기 흐름이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계속해서 코스피 지수 급등세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가 57.2조원에 달하는 놀라운 1분기 영업이익을 신고한 가운데 이날 아침엔 SK하이닉스가 역대 최고인 37.6조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중 6,557.76까지 급등하면서 신고가를 다시 한번 갈아치우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서 퇴직한 유명 올드보이들(OB) 사이에선 '무모한 한국의 반도체 파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메모리 호황, 올해 1분기 GDP 서프라이즈마저 견인

메모리 반도체 호황은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크게 끌어올렸다.

이날 아침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1.7% 급증했다. 이는 2020년 3분기(2.2%)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었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 호조에 힘입어 전기 대비 5.1% 증가하며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확대되며 4.8% 늘었다

당연히(!) 수출과 설비투자 모두 '반도체 덕분'에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 마디로 반도체 호황이 한국경제 성장세를 이끈 것이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은 GDP 설명회에서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가 1분기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 양향자, 한국의 '메모리 파티'에 대한 경고

AI 시대를 맞아 한국 반도체는 HBM 특수를 누리는 중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안겨줄 세금 덕분에 이재명 정부가 '큰 걱정 없이' 확장 재정정책을 쓸 수 있다는 말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잘나가는 한국 반도체'에 위험한 그림자들도 보인다.

또 지금의 파티 타임이 오래갈 수 없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3일 "한국 반도체의 파티 타임은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이라며 "지금 세계 반도체 시장의 상황을 냉정하게 보면 한국 메모리 반도체의 활황은 착시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 싶겠지만, 양향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은 심상치 않다.

양 최고위원은 광주여상 졸업 후 삼성전자 기흥연구소 반도체 메모리설계실 연구보조원으로 일을 시작해 반도체 설계 전문가가 된 인물이다.

그는 일을 하면서 AI 박사를 따고 한국 최고 대기업의 상무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픽업했으나 민주당의 반도체 정책이 국가경제를 위협에 빠뜨린다고 보고 당을 옮겼다.

그가 비록 정치인이 됐지만, 우리는 반도체 전문가의 경고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양 위원은 현재 한국인들이 즐기는 '반도체 파티와 국뽕'은 이 나라에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 한국 반도체 시간 없다...뒤떨어진 시스템 반도체 따라가야

양 위원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상황을 냉정하게 보면 한국 메모리 반도체의 활황은 착시에 가깝다"면서 한국은 시스템 반도체에서 대만을 뒤쫓아 가야 할 때라고 했다.

대만은 최근 한국의 1인당 GDP를 뛰어넘은 뒤 격차를 더 벌이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대만이 인당 GDP 5만불을 향해 달려갈 때 어쩌면 한국은 4만불도 제대로 넘지 못해 헉헉거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중이다.

양 위원은 "대만이 한국보다 매우 크게, 심지어 중동 전쟁에도 흔들림 없이 1인당 GDP가 치솟는 것은 대만이 한국의 메모리와 성격이 다른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가 발달했기 때문"이라며 한국 반도체가 지금 성과급을 뿌리면서 희희낙락할 여유가 없다고 했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는 세계 1등이다.

하지만 한국은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대만에 한참 뒤떨어져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체 매출은 약 1조 달러이며 이중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비율은 각각 3대7이다.

양 위원은 "TSMC 하나의 영업이익이 삼성과 하이닉스의 합과 맞먹고, 글로벌 시가총액도 삼성전자 1,300조, 하이닉스 830조, TSMC는 이 둘보다 많은 2,500조에 이른다"면서 " 지금 대만이 한국보다 잘 사는 이유이이며, 이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지금 이나마도 선전할 수 있는 것은, 한국 반도체 기술의 초격차와 2022년 만들어진 K-칩스법, 당시 우리가(양향자 등) 반도체 산업 특위에서 제정해 발의하고 통과시킨 반도체 특별법 때문이다. 그때 민주당은 이 법을 ‘대기업 특혜법’이라며 딴지를 걸고 조건을 달아 만신창이로 만들려고 했다"고 상기했다.

■ 양향자 "용인 클러스터, 이미 규제 때문에 5년이나 허비"

지금 세계경제를 이끄는 나라들은 반도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대만 모두 반도체 지원에 국가적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한국과 격차를 벌인 '시스템 반도체'의 대만에선 정부가 막대한 영향을 하고 있다.

대만은 반도체를 국가 안보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양향자 위원은 '대만은 정부 역할이 8할인 곳'이라고 했다.

대만은 정부가 직접 나서서 용수, 전력 공급망을 구축해 준다.

하지만 한국 용인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각종 사회적 갈등 비용을 치르느라 느려터졌다.

특히 최근엔 정치인들의 지역 이기주의가 크게 발동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선 경기 지역 국회의원과 호남 지역 국회의원들이 '반도체'를 놓고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호남지역 의원들이 '호남 반도체'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려 새만금 등으로 옮기자는 주장을 폈기 때문이다.

호남 출신인 양향자 위원도 최근 그와 같은 지역주의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지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위해 힘을 모아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양 위원은 "용인 클러스터는 용수 시설에 대한 갈등과 각종 규제에 막혀서 착공만 5년을 허비했다. 한국은 약 20%까지인 신규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대만은 25%까지 해준다. 여기에 한국은 24시간 공정 산업인 반도체를 주 52시간제로 규제한다. 최근에는 40조원 성과급에 관한 노사 분쟁도 일어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 반도체가 더 성장하고 대만과 같은 시스템 파운드리로의 산업 전환이 과연 가능할까"하는 질문을 던졌다.

과연 용인 국가산단이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클러스터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과학계, 정치권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지만, 한국은 너무 느긋해 보인다.

한국을 이끄는 국가 산업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내 호주머니만 두둑하면 된다는 심보들이 너무 강하다.

■ 삼성전자 노조의 '돈 더 달라'


삼성전자 노조는 '2026년 5월 총파업'을 예고하며 연간 영업이익의 15% 수준인 약 40조~45조원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2조원 등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내자 노조를 성과급을 달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회사측이 제시한 연봉의 600% 성과급안을 거부하고 상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메모리 호황 속에 삼성전자가 더 큰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이자 '상한 폐지'를 통한 이익 나누기를 주장하는 것이다.

노조는 특히 파업시 18일간 최대 3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빠뜨리지 않았다.

노조가 주장하는 45조원 수준의 성과급은 연구개발(R&D)와 주주 배당금을 웃도는 규모다.

한국의 분위기 참으로 이상하다.

주주들도 배당을 더 달라고 데모를 해야 하는 것일까.

■ 김진안의 경고..."반도체 노조, 위기의 시기에 거위 배 갈라 파티 하자고?"

삼성 임원 출신에다 '협상의 귀재'로 이름을 날렸던 김진안 전 삼성전자 전무도 노조의 요구 사항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일단 당장 노조 말대로 18일간의 파업을 강행할 경우 설비 백업 등을 포함해 최소 20조~3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전 전무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이 '경쟁자들의 파상공세'에도 위기 의식이 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그리고 일본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라피더스 등의 파상공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밖으로부터 직면한 위기"라며 "안으로는 '성과급'이라는 이름의 끝없는 보상 요구와 집단 이기주의가 작동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회사의 이익을 미래 기술에 재투자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터져 나오는 노조의 과도한 요구는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근간을 흔드는 '자해 행위'에 가깝다고 했다.

김 전 전무는 반도체 산업은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수십조 원의 천문학적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쩐의 전쟁터'라고 강조했다.

사실 삼성전자가 작년 한 해 연구개발(R&D)에 쏟아 부은 비용만 약 37.7조 원에 달할 정도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다른 제조업과 궤를 완전히 달리한다. 한 세대만 기술 격차(Gap)가 벌어져도 회사의 존망이 결정되는, 아바의 노래가사처럼 'The winner takes it all(승자 독식)'의 전쟁터"라며 "삼성전자가 매년 30조~40조 원의 시설 투자를 단행하고, 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거는 이유는 그것이 '선택'이 아닌 '생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전설적인 OB의 "아, 삼성 노조여..." 한탄

반도체는 수익이 났을 때 그 수익을 다시 R&D와 차세대 공정(EUV 등) 설비에 쏟아부어야만 다음 사이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반도체 역사를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내용이다.

삼성전자가 역대급 수익을 거두긴 했지만,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는 자신들의 일자리를 좀먹는 행위일 수 있다.

김진안 전 전무는 "현재 노조가 요구하는 '수억 원대 성과급'과 '영업이익의 25~30% 배분' 논리는 기업의 투자 가용 자원을 직접적으로 타격한다"면서 "이익의 상당 부분을 당장의 현금 보상으로 소진한다면 5년 뒤, 10년 뒤 우리 기업들이 TSMC나 엔비디아의 하청업체로 전락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김 전 전무도 마치 오늘 양향자 최고위원과 짠 것처럼 'TSMC 하청 전락'을 경고했한 것이다.

반도체는 4-5년마다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반도체사이클이 존재한다.

호황 때 벌어드린 자금으로 불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 썩어빠진 한국의 성과급 체계...이래선 경쟁에서 진다

김 전 전무는 특히 한국의 성과급 체계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금의 구조에선 한국이 다른 나라에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전 전무는 대만과 일본의 성과급을 체계를 보면 한국이 얼마나 잘못돼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대만의 TSMC는 매년 영업이익의 약 5~10% 수준을 직원 보상으로 책정한다. 하지만 핵심은 '균등 분배'가 아니다.

TSMC는 이사회 산하 보상위원회를 통해 개인의 직무 등급, 성과 지표(KPI), 기술 기여도를 정밀하게 측정해 보상액을 산출한다.

TSMC의 1인당 생산성은 한국 반도체기업들을 압도한다. 작년 기준 TSMC의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을 크게 웃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 엔지니어들은 성과급 규모를 두고 집단적인 시위나 파업을 벌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성과급은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가 아니라 '기술 혁신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과거 반도체 패권을 잃었던 뼈아픈 과거를 반성하며, 현재 민관 합작법인 라피더스를 통해 2나노 공정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적자 시 성과급 반납'이나 '동결'을 당연한 상식으로 받아들인다. 소니나 도요타 같은 일본의 제조 거인들은 성과급 결정을 철저하게 '지속 가능한 투자 재원 확보' 이후의 문제로 간주한다.

김 전 전무는 그러나 "한국반도체 기업의 노조는 적자 시기에도 무리한 성과급을 요구해왔다. 오늘날 반도체 노조들의 비이성적인 성과급 논란의 발단은 SK하이닉스 경영진의 뼈아픈 실책 때문"이라고 개탄했다.

■ 한국 반도체 수고했다..."이제 '거위의 배'를 가르자"

2025년 9월 SK하이닉스 노사는 임금 6% 인상과 함께 ‘성과급(PS) 상한선 폐지’ 및 ‘영업이익의 10% 지급’ 이라는 파격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기존에는 기본급의 일정 비율(최대 1000%)이라는 상한선이 있었으나, 이를 완전히 걷어내고 이익의 10%를 무조건 떼어 주기로 약속한 것이다.

2025년 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약 47조원에 달하자, 그 10%인 약 4조 7,000억 원이 단숨에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됐다.

직원 1인당 평균 1억 4,000만 원이 넘는 거액이 '보너스'로 지급됐다.

당시 하이닉스가 주주들에게 돌려준 배당금은 약 2.1조원이었으나, 직원 성과급은 그 두배가 넘는 4.7조원에 육박했다.

김 전 전무는 "이대로 가면 하이닉스의 내년 성과급은 1인당 6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이닉스는 이미 2023년 수조 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을 때도 노조의 등살에 밀려 ‘격려금’ 명목의 보상을 지급하며 원칙을 훼손한 바 있다"면서 "2025년의 합의는 이러한 ‘생떼 경영’에 마침표를 찍어준 격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하이닉스의 이러한 무원칙한 양보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업계 전반에 독버섯처럼 번져 나갔다"면서 "하이닉스의 합의 이후 삼성전자 노조는 '하이닉스도 상한선을 없앴는데 왜 우리는 안 되느냐'며 억지 논리를 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재무구조나 투자 로드맵이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오직 '남이 이만큼 받았으니 나도 달라'는 식의 감정적 떼쓰기가 경영 원칙을 대체해 버렸다"면서 "원칙을 무너뜨린 타협은 결국 '목소리를 높이면 규정 밖의 보상도 받아낼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긴다"고 우려했다.

SK하이닉스 노조가 이룩한 성과급 체계 '혁명' 이후 이제 반도체와 관련없는 현대차 등 다른 기업들에서도 노조들이 '더 많은 성과급 달라'는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힘 센 노조를 보유한 기업들에겐 내일을 준비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

■ 인사관리의 기본 원칙...'인재'와 '평범한 직원'은 다르다!

김 전 전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생산직들이 성과급으로만 억대 수입을 올리게 되자 정작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 할 석·박사급 영재들은 허탈감에 빠졌다"고 했다.

그는 "공부해서 연구하느니 노조 강한 곳에서 생산직 하는 게 낫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는 대한민국 이공계 생태계를 뿌리째 흔드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1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며 인재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상기했다.

반도체는 고도의 지적 자산이 집약된 산업으로, 석·박사급 영재들의 창의적 설계와 혁신이 부가가치의 핵심이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반도체 노조의 요구는 직무의 난이도나 기여도와 상관없는 '평등한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경영학의 인사관리 교과서는 성과 체계를 잘못 짜면 회사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업무 성과와 능력에 따른 급여, 상여 등의 차등 지급은 상식이다. 하지만 한국의 노조들은 이 '경영학의 상식'을 뒤흔들고 있다.

단순 공정 수행 인력과 핵심 설계 인력이 유사한 수준의 성과급을 받는 구조는 인재들의 의욕을 꺾는다. 결국 이런 인재들은 해외 경쟁사로 유출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해 칼을 겨눌 수도 있다.

김 전 전무는 "미국 테슬라(Tesla)가 자체 반도체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의 핵심 설계 인력을 정밀 타격하듯 흡수하려 하고 있으며, 부활을 노리는 인텔(Intel)은 '백지 수표'에 가까운 특급 대우를 제시하며 한국의 석·박사급 영재들을 사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테슬라는 자율주행용 AI 반도체(FSD)의 완전 내재화를 위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와 설계 인력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혁신은 소수의 천재로부터 나온다"는 철학 아래, 한국의 핵심 인력에게 거액의 스톡옵션과 실리콘밸리식 파격 대우를 제시하고 있다.

인텔의 제안도 파격적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재건’을 선언한 뒤 삼성과 하이닉스의 공정 미세화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들에게 한국 연봉의 2~3배는 기본이고, 이주 비용과 자녀 교육까지 보장하는 ‘특급 패키지’를 제안하고 있다.

김 전 전무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국내 반도체 노조는 ‘생산직 수억 원 성과급’과 ‘N분의 1 평등 배분’이라는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있다"고 개탄했다.

한국 반도체 노조는 지금 반도체 영재들을 해외로 등 떠미는 ‘인재 축출’ 매국 행위를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 반도체 기업 인사관리 실패는 한국경제의 실패로 이어질 것

기술 패권의 시대에 테슬라와 인텔은 한국 안방에서 인재를 싹쓸이해 가려고 한다.

한국 반도체 인재의 해외 유출은 단순한 이직이 아니라 국부 유출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 반도체 노조는 눈앞의 작은 이익에만 함몰돼 '해외 자본'을 편들고 자국 기업들에게 해를 가하고 있다.

김진안 전 전무는 "노조가 지금처럼 N분의 1식의 탐욕을 멈추지 않는다면, 조만간 삼성과 하이닉스의 공장에는 기계 소리만 들리고, 그 기계를 돌릴 ‘뇌’는 실리콘밸리로 모두 떠나버릴 것"이라며 "정부와 경영진은 핵심 인재 보호를 위한 특별 보상 체계를 확립하고, 노조의 무리한 성과급 요구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은 성과급 잔치를 벌일 때가 아니라, 떠나려는 인재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기술 투자를 늘려야 할 국가 비상사태라고 했다.

감 전 전무는 인재가 다 떠난 뒤에 후회해봤자, 남는 것은 텅 빈 공장과 쓸모 없어진 성과급 요구서뿐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1명의 천재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리는 것이 반도체 산업의 생리입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 반도체는 ‘1명의 천재’를 홀대하고 목소리 큰 ‘수만 명’의 요구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한국 노조는, 한국 정부는, 그리고 한국 기업은 과연 경영학 교과서에서 말하는 '인사관리의 기본원칙'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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