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4-22 (수)

[장태민 채권포커스] 이창용의 피날레와 신현송의 오프닝

  • 입력 2026-04-22 13:0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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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현송 제28대 한국은행 총재

사진: 신현송 제28대 한국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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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번주 이창용 전 한은 총재의 이임사는 '정책 도구의 한계'에 맞춰져 있었다.

지금처럼 복잡한 시대에 통화정책, 재정정책 모두 제대로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했다.

신현송 제28대 한은 총재의 취임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맞춘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에 맞춰졌다.

한국 출신 중 세계적으로 볼 때 가장 유명했던 2명의 경제학자 모두 복잡계 세상에서 전통적인 통화정책이 먹히기 쉽지 않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창용 전 총재가 남긴 '약화된 통화정책 효과'를 글로벌 금융분야 대표적인 경제학자로 꼽혔던 신현송 한은 총재가 어떻게 풀어낼지도 주목된다.

■ 이창용의 피날레와 신현송의 오프닝...복잡계의 통화정책

이창용 전 한은 총재는 지난 월요일(20일) 이임사에서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지난 4년 여러 위기 상황을 관리하면서 다시 한번 깨달은 점은 통화·재정정책만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이뤄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경제구조의 변화와 함께 통화·재정정책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예컨대 환율 문제만 하더라도 과거의 문법으로 접근할 수 없다고 했다.

달러/원 환율 흐름은 과거엔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 유출입에 크게 좌우됐지만, 지금은 국내 기업, 개인, 국민연금 등 거주자의 영향도 크게 확대됐다고 했다.

환율 등 가격변수들이 매우 다양한 요인에 의해 크게 변동하는 시대가 됐다는 전직 한은 총재의 진단이었다.

한국이 낳은 두 세계적 석학 출신 한국은행 총재는 모두 불확실성 확대에 공감했다.

신현송 현 총재는 은행과 비은행, 국내와 해외 부문 간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으며, 통화정책 환경이 더욱 복잡해졌다고 보고 있다.

■ 두 '국제인', 공교롭게도 전쟁 효과부터 체크하며 대응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는 4월 10일 마지막으로 주재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러-우 전쟁 당시와 지금 상황을 비교해 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전 총재는 2022년 4월에 한은 총재로 취임했다.

러-우 전쟁이 2022년 2월 발발한 뒤 취임했기 때문에 금리를 계속 올려야 했다.

그가 취임하기 전 한은이 금리를 100bp 올린 상태였지만, 이창용 전 총재는 이보다 2배 더 올렸다.

그는 4년의 재임 기간(2022년 4월 ~ 2026년 4월) 동안 기준금리를 취임 당시 연 1.50%에서 최고 연 3.50%까지 총 200bp 인상했다.

이후 2024년 11월부터 2025년 5월까지는 100bp 내렸다.

신현송 신임 총재는 21일 취임사에서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충격으로 물가와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만큼,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 운영을 통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한은은 미-이란 전쟁이 성장, 인플레 등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면서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

■ 신현송, '금융안정' 분야 일가 이룬 인물

신 총재는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면서 "정책변수간 복잡한 상충관계를 완화하기 위해 정책 수단을 재점검하고, 정부와는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정책 공조를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시장과의 양방향 소통을 강화하면서 우리 실정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방안을 계속 고민해 나가겠다고 했다.

신 총재는 자신의 '주특기'인 금융안정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신 총재는 "오늘날 금융시장은 은행과 비은행, 국내와 해외 부문 간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으며, 자산시장과도 긴밀히 연결되면서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한층 커지고 있다"면서 "기존의 틀만으로는 금융시스템의 위험을 충분히 파악하고 대응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의 건전성지표와 함께 시장 가격지표의 움직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또한 비은행 부문의 확대, 시장간 연계성 강화를 고려하여 비은행 부문에 대한 정보접근성을 제고하고 금융기관의 부외거래, 비전통 금융상품 등으로 분석의 범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유관기관과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신 총재는 2010년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으로 활동하며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자본 유출입 변동성'을 잡기 위한 정책을 고안했던 인물이다.

당시 신 총재는 외환건전성부담금(은행세, 단기 외화 부채에 부담금을 물려 갑작스러운 자본 유출을 막는 제도), 선물환 포지션 한도 제한(은행들이 지나치게 많은 달러 선물환을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규제), 외화유동성 규제 등을 마련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이 겪었던 외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였다.

특히 신 총재는 비핵심 부채(Non-core Liability)의 악영향 등을 연구해온 이론가이자 실무 경험자였다.

부채가 늘어나면 금융 시스템에 거품이 끼고 위기 시 한꺼번에 빠져나가며 시장을 붕괴시킨다는 논리를 제공한 인물이며, 이는 각종 국제기구에서 자본 유출입을 규제하는 데 토대가 됐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금리도 금리지만 신현송 총재는 '금융안정'과 관련된 거시건전성 규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이라며 "한국의 가계부채, 정부부채, 기업부채, 부동산 PF 등 각종 부채와 금융 제도를 다시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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