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똥줄 타는 트럼프...호르무즈 봉쇄, 세계경제 흔드는 ‘시간 게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406071059053340fe48449420211255206179.jpg&nmt=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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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똥줄 타는 트럼프...호르무즈 봉쇄, 세계경제 흔드는 ‘시간 게임’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란과 오만 사이의 좁은 해상 통로가 사실상 막히면서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고, 그 여파는 유가와 환율, 금리 등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저녁까지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 등 핵심 인프라를 타격하겠다”고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극단으로 끌어올렸다. 동시에 “내일 협상 타결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하며 낙관론도 병행하고 있다. 강경 위협과 협상 기대를 동시에 던지는 전형적인 ‘벼랑 끝 전술’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이중 메시지를 단순한 협상 전략 이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미국 역시 경제적·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호르무즈 봉쇄 이후 에너지 시장의 충격은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이라크의 원유 수출은 하루 9만9천 배럴 수준으로 급감하며 평시 대비 90% 이상 줄었고, 쿠웨이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산유국들도 수출 차질을 겪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의 ‘병목’이 실제 수치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이란은 완전 봉쇄 대신 ‘선별적 통과 허용’이라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라크를 포함한 일부 우호국 선박이나 생필품·사료 등을 실은 선박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해협 통과를 허용하며, 국제사회에 일정 부분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유럽 연관 선박과 일본 해운사 선박 일부가 해협을 통과한 사례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의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따른다. 통과 허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해운사들이 군사적 리스크를 감수하고 항로에 복귀할 유인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란의 ‘선별 개방’은 실질적인 공급 회복보다는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한 카드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사적 긴장도 쉽게 완화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란 내에서 공습과 구조 작전을 수행하며 군사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고, 이란은 이를 저지하고 미군 항공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발표가 엇갈리는 가운데, 충돌 양상은 점차 정보전 성격까지 띠며 복잡해지고 있다.
이란 내부 상황도 변수다. 이란 당국은 전쟁 와중에 반정부 시위 관련자 처형을 이어가며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체제 결속을 위한 조치인 동시에, 전쟁 장기화에 따른 내부 불안을 반영하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외부 군사 압박과 내부 통제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러한 복합적인 불확실성이 가격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유가는 공급 차질 우려 속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해운 보험료와 운송 비용도 크게 상승했다. 원유 선물시장에서는 단기 가격이 장기보다 높은 구조가 심화되며 단기 공급 부족에 대한 경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반면 장기물은 협상 타결 기대를 일부 반영하며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시장 내 시각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시장의 시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7일 시한’에 집중되고 있다. 협상이 타결될 경우 에너지 시장과 금융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 반면 실제로 이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단행될 경우, 중동 전역으로 긴장이 확산되며 글로벌 리스크오프가 급격히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를 흔드는 변수로 부상했다. 협상과 충돌 사이에서 이어지는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 세계 금융시장은 이제 ‘시간’이라는 변수까지 함께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