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은 최근 자영업자 부채, 부동산금융, 증권사 자금 유입, 자산 토큰화 등 금융시스템 주변부에서 다양한 형태의 잠재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누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6년 3월)’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은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1,092조원으로 증가폭은 축소됐지만, 취약 자영업자 대출은 오히려 늘었고 연체율도 1.86%로 장기 평균을 상회했다. 특히 비은행권과 저신용 차주에서 연체율이 높은 점이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부동산금융 부문에서는 그간 금융불안 요인으로 지목돼 온 익스포저가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부동산 관련 대출·보증·금융투자상품 모두 증가율이 둔화됐으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도 2023년 정점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와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금 흐름이 다시 특정 부문으로 쏠릴 가능성은 여전히 경계 요인으로 남아 있다.
금융기관 측면에서는 지역 기반 금융의 취약성도 지적됐다. 지방은행은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 비중이 높고 지역 산업 의존도가 커 경기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다. 이에 따라 지역 경기 둔화가 심화될 경우 건전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금융시장 내 자금 흐름 변화도 주요 리스크로 부각됐다. 최근 증권회사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되며 투자자금이 예금 등 안전자산에서 주식·채권 등 시장성 자산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자본시장 활성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위험자산 선호 확대와 레버리지 투자 증가로 이어질 경우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자산 토큰화 확산도 새로운 금융 리스크로 꼽혔다. 부동산·채권 등 실물자산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거래하는 구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투자 접근성과 유동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법적 권리 관계 불명확성과 투자자 보호 장치 미흡 등 제도적 공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취약차주·부동산·자금이동·신규 금융기술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다”며 “선별적 지원과 구조조정, 자금 흐름 관리, 제도 정비 등을 병행하는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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