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사모대출 펀드런 지속…아폴로 이어 아레스도 환매 5%로 제한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사모대출 시장에서 대규모 환매 요청이 이어지는 ‘펀드런’ 조짐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형 운용사들의 환매 제한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레스 매니지먼트는 투자자 서한을 통해 107억달러 규모 ‘아레스 전략 인컴 펀드’에서 순자산의 11.6%에 달하는 환매 요청이 접수됐지만, 환매 한도를 5%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실제 환매 규모는 약 5억2450만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날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유사한 조치를 취한 데 이은 것이다. 아폴로 역시 151억달러 규모 사모대출 펀드에서 11.2% 환매 요청이 몰리자 지급 비율을 5%로 제한했다. 주요 운용사들이 잇달아 ‘환매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시장 전반의 유동성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 블랙록, 모건스탠리, 클리프워터 등도 환매 한도를 5~7% 수준으로 제한했으며, 블루아울은 일부 펀드의 환매를 중단했다. 블랙스톤은 환매 요청을 수용하기 위해 내부 자금까지 동원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사모대출은 은행이 아닌 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가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구조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 강화 속에서 급성장해왔다. 다만 최근에는 시장 투명성 부족과 대출 심사 기준 약화,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일부 소프트웨어 기업의 사업모델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해당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가 높은 사모대출 펀드에 대한 경계심도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이 기존 대출을 상환하기보다 차환에 의존하는 구조 역시 금리 상승 및 경기 둔화 국면에서 취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아레스는 환매 요청이 일부 패밀리오피스와 소규모 기관에 집중됐으며 전체 투자자 중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약 50억달러 규모의 미사용 자금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유동성 우려를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금 유입 둔화도 뚜렷하다. 데이터 업체 로버트 A. 스탠저에 따르면 비상장 기업 투자기구(BDC)로의 자금 유입은 최근 전년 대비 약 43% 감소했다. 수요 약화와 환매 증가가 맞물릴 경우 펀드의 신규 대출 여력이 제한되고, 이는 다시 시장 전반의 신용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미 자산 가격에도 이러한 불안이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3개월 사이 아레스 매니지먼트 주가는 30% 후반대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블랙스톤과 아폴로 주가 역시 각각 30%, 25% 이상 하락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사모대출 시장이 아직 금융시스템 전반을 흔들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내놓지만, 환매 제한이 확산되는 현재 흐름은 투자자 신뢰 약화와 유동성 경색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금리 하락 기대가 약화되고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칠 경우, 사모대출을 중심으로 한 신용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