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연준 월러 “유가급등의 인플레 영향 신중하게 지켜봐야”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최근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이유로 통화정책에 대한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월러 이사는 20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인플레이션이 기존 예상보다 더 큰 우려 요인이 될 수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할 계획이었으나, 중동 긴장 고조와 유가 급등을 계기로 입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월러 이사는 이번 FOMC 회의에서 시장의 인하 기대와 달리 금리 동결을 지지했다.
월러는 “유가가 매우 높은 수준에서 수개월간 유지될 경우 결국 물가 전반에 파급될 수밖에 없다”며 “석유는 핵심 중간재이기 때문에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크고 지속적인 유가 충격은 일시적 영향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사태가 안정되고 노동시장이 추가로 약화할 경우 올해 후반에는 다시 금리 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월러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초 시장은 올해 2~3차례 금리 인하를 기대했지만, 중동발 리스크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해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같은 연준 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미셸 보먼 부의장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여전히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그는 “노동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며 “연말까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먼 부의장은 다만 중동 사태와 관련해 “미국 경제와 장기 전망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향후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정책 대응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연준 내에서도 유가와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를 둘러싼 시각 차가 뚜렷해지면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