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대출 증가세 둔화…작년 4분기 산업대출 8.6조 증가 그쳐 - 한은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국내 금융권의 기업대출 증가세가 지난해 말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기업들의 재무비율 관리에 따른 대출 일시 상환과 건설경기 부진 등이 겹치면서 산업 전반의 대출 증가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 잔액은 2,026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말보다 8조6천억원 증가한 규모로, 3분기 증가폭(20조2천억원)보다 크게 축소됐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
제조업 대출은 1조2천억원 증가해 전분기(4조1천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반도체 설비 투자 지원 정책 자금 집행 등으로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시설자금은 늘었지만, 기업들이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한도성 대출을 상환하면서 운전자금 대출이 감소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건설업 대출은 2조9천억원 감소하며 감소폭이 확대됐다. 건설기성액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등 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다. 건설기성액은 2024년 4분기 39조4천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34조5천억원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대출 역시 증가세가 둔화됐다. 서비스업 대출은 9조3천억원 증가해 전분기(15조7천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세부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 대출이 6조9천억원 증가했지만 전분기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전분기 은행의 지주회사 및 특수목적회사(SPC) 등에 대한 대출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한도대출 상환 등이 영향을 미쳤다.
또 도매·소매업 대출은 3천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전분기(2조1천억원)보다 크게 둔화됐고, 숙박·음식점업 대출도 증가세가 사실상 멈춘 수준을 보였다. 업황 개선이 이어지면서 운전자금 수요가 둔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부동산업 대출은 3천억원 증가하며 증가 전환했다. 전분기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부동산 관련 부실대출 매·상각이 대규모로 이뤄졌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이번 분기에는 관련 상각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반영됐다.
대출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 대출은 2조원 증가하는 데 그쳐 전분기(13조6천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반면 시설자금 대출은 6조6천억원 증가해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 대출이 9조6천억원 증가했지만 증가폭이 축소됐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은 1조원 감소해 감소폭이 확대됐다.
연간 기준으로 산업별 대출금은 2025년 중 60조7천억원 증가해 3.1% 성장했다. 다만 증가율은 **2022년 13.7% → 2023년 5.1% → 2024년 3.9% → 2025년 3.1%**로 점차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4분기에는 기업들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에 따른 한도성 대출 상환 등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며 “다만 건설경기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산업대출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완만해지는 흐름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