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5일 조심스럽게 가격 반등폭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채권시장은 장중 강세를 보이다가 장 후반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취약한 심리를 노출했다.
외국인의 3년 선물 대량 매수와 한은의 구두개입에 따른 후속 조치 기대 등으로 상승하다가 고꾸라진 것이다.
미국-이란 전쟁 중이어서 변동성이 큰 가운데 이날은 환율 하락폭을 가늠하면서 저가 매수를 타진해 볼 수 있을 듯하다.
간밤 미국채 금리는 3일 연속 상승했다.
■ 美국채시장, 주가 반등 보면서 3일 연속 약세...유가 급등세 진정
미국채 금리는 4일 상승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3거래일 연속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10년 수익률은 4.1%에 밀착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기술주 강세로 뉴욕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금리는 상방 압력을 받았다. 투자자들은 주 후반 발표될 월간 고용보고서를 기다렸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60bp 오른 4.099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00bp 상승한 4.735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05bp 오른 3.5515%, 국채5년물은 4.30bp 상승한 3.6835%를 나타냈다.
유가 급등세는 진정됐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한 미국의 지원책이 기대됐다. 특히 이란이 휴전 조건 논의를 위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접촉했다는 보도도 주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1달러(0.13%) 오른 배럴당 74.66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전일과 동일한 배럴당 81.40달러에 거래됐다.
경제지표들은 대체로 예상보다 양호했다.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ADP가 내놓은 데이터를 보면, 2월 민간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6만3000명 늘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자 예상치 4만8000명을 상회하는 결과였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1로 전월보다 2.3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이자, 예상치 53.5를 웃도는 수치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집계한 2월 서비스업 PMI 최종치는 51.7로 예상치이자 전월 수치인 52.3을 하회했다.
연준이 공개한 3월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 따르면, 소비 지출이 지역들 전반에서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민당국 단속이 이뤄진 미니애폴리스 지역 등에선 소비가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 뉴욕 주가 반등 성공
뉴욕 주식시장에선 주가지수가 일제히 반등했다. 유가 오름세가 진정되면서 투자심리가 안정을 찾았다. 마이크론 등 최근 낙폭이 컸던 인공지능(AI) 기술주가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38.14포인트(0.49%) 오른 48,739.41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52.87포인트(0.78%) 상승한 6,869.50, 나스닥은 290.79포인트(1.29%) 높아진 22,807.48을 나타냈다. 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러셀2000은 27.66포인트(1.06%) 상승한 2,636.01로 마감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재량소비재주가 2.2%, 정보기술주는 1.3% 각각 올랐다. 반면 에너지주는 0.7%, 필수소비재주는 0.5%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마이크론이 5.6%, AMD는 5.8% 각각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1.7%, 마이크로소프트(MS)도 0.3%) 각각 올랐다. 아마존은 3.9%, 테슬라는 3.4% 각각 높아졌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미국-이란 전쟁의 긴장감이 다소 완화되면서 주가지수가 일제히 반등하면서 위험선호 분위기가 되살아나자 달러인덱스는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0% 낮아진 98.75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6% 높아진 1.1644달러, 파운드/달러는 0.16% 오른 1.338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5% 내린 157.04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8% 하락한 6.893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60% 강세를 나타냈다.
■ 역대 최악의 하루 보낸 주식시장, 오늘은 반등폭 체크
전날 코스피지수는 역대 최대 하락폭과 역대 최대 하락률을 동시에 경신했다.
4일 코스피지수는 무려 698.37p(12.06%) 폭락한 5,093.54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3일)에 기록한 역대 최대 낙폭(452.22p), 그리고 2001년 9.11 테러 이후 9월 12일 기록한 최대 하락률 12.02%(당시 지수 종가는 475.60)를 모두 밑돈 것이다.
전날 낙폭은 IMF 외환위기 시즌, 글로벌 금융위기 시즌, 그리고 코로나19 시즌에 기록했던 일중 하락률과 하락폭을 모두 경신한 셈이다.
코스닥은 더 망가졌다.
전날 코스닥지수는 159.26p(14.00%)나 폭락해 978.44에 거래를 마쳤다. 3일 4.62% 급락 뒤 다시 대폭 하락하면서 1천선을 이탈한 것이다.
미국-이란 전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유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무너졌다.
코스피 시장에선 역대 8번째, 코스닥 시장에선 12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가운데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주들이 일제히 폭락했다.
반도체 섹터에선 삼성전자(-11.7%)와 SK하이닉스(-9.6%), 이오테크닉스(-14.2%), 한미반도체(-8.2%) 등이 모두 고꾸라졌고 자동차 쪽에선 현대차(-15.8%), 기아(-14.0%), 현대모비스(-14.8%), 현대위아(-19.7%) 등이 더 큰폭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뉴욕 주가가 일제히 반등해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도 기대된다.
아울러 전날엔 장 후반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한 부분도 관심을 끈다.
외국인 전날 장중 1.2조원 이상 순매도하다가 매수로 포지션을 엎었다. 외국인은 전날 장중을 포함해 10거래일 동안 20조원 넘게 대거 순매도했다. 그러다가 전일 후반부에 포지션을 뒤집고 2,36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전날엔 기관이 5,978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과거 7번의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사례에선 2009년 9월(닷컴버블)과 2020년 3월(코로나 팬데믹)을 제외하면 다음날 주가가 반등한 바 있다.
아울러 국내 주가지수가 이틀간 사상 유례없는 큰폭으로 폭락한 만큼 예상 실적 대비 주가가 싸졌다.
일각에선 전일 장중 기록했던 코스피 저점(5,059.45)의 선행 PER은 8.05배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강한 지지력이 나타났던 구간이어서 저가매수할 때라는 것이다.
■ 환율, 하락룸 가늠
3시30분 종가 기준으로 전날 달러/원 환율은 10.1원 오른 1,476.2원을 기록했다.
장중 다시금 당국이 긴장할 수 밖에 없는 1,480원대를 기록하다가 레벨을 낮춘 것이다.
특히 4일 새벽 장중 1,500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금융시장을 긴장시켰던 달러/원 환율이 일단 최악으로 흐르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새벽 2시 종가는 1,462.9원으로 전일보다 22.9원 내려갔다.
미국-이란 전쟁 해결의 실마리가 하나, 둘 나타나면서 일단 위험선호가 기지개를 켠 영향이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461.60원에 최종 호가됐다.
달러/원 1개월물 스왑포인트 -1.40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476.20원) 대비 13.20원 하락한 것이다.
■ 주가 반등, 환율 하락폭 가늠...당국 조치 가능성 등도 감안하면서 금리 적정 레벨 찾기 지속
전날 채권시장은 밀리며서 시작했으나 한은 구두개입으로 분위기를 쇄신하면서 강세 전환한 바 있다.
한은은 전날 "간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일시적으로 넘기도 했지만, 현 상황은 과거와는 달리 달러 유동성이 풍부하고 우리나라의 대외차입 가산금리 및 CDS 프리미엄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한은은 "외부적인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원화 환율 및 금리가 경상수지 등 국내 펀더멘탈과 괴리되어 과도하게 변동하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시장심리가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도록 필요시 정부와 협조하여 적기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은의 구두개입 속에 외국인이 3년선물 매수로 장을 받쳤다. 전날 외국인이 기록한 3년 국채선물 3만2,498계약 순매수는 역대 3위에 해당할 정도로 큰 규모였다.
하지만 오후장으로 접어들면서 국고30년물 입찰 관련 헤지 매물이 나오면서 시장이 약세로 돌았다. 다시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투자자들은 전쟁에 따른 인플레 불확실성 등을 거론했다.
다만 한은은 최근 환율 급등세가 과도하다는 점, 그리고 금리시장이 흔들리면 개입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시사한 상태다.
시장 불안이 계속될 경우 한은이 단순매입 등으로 나올 여지는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한은이 최근 금통위 등에서 펀더멘털과 괴리된 금리는 원치 않으며, 아직 금리 인상까지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전체적으로 미-이란 전쟁 관련 변수들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전황에 따른 변동성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주가 반등·환율 하락 강도 체크하면서 저가매수 가늠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