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2-26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은 6개월 점도표 도입...동결:인하:인상 = 16:4:1

  • 입력 2026-02-26 14:3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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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026년 2월 금통위 모습, 출처: 한국은행

자료: 2026년 2월 금통위 모습, 출처: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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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처음으로 선보인 '6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에선 금리 동결과 인하, 인상 전망이 16:4:1로 나타났다.

한은 금통위는 26일 금융시장 대다수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 동결한 뒤 점도표를 통해 상당기간 금리를 유지할 뜻임을 밝혔다.

향후 상황이 바뀌면 정책금리 전망도 변하는 '조건부'지만, 한은이 당장 정책금리를 움직일 의사는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6개월 점도표는 왜 도입됐나

한은은 기존 3개월이던 조건부 금리전망 시계를 6개월로 확대하고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점 3개’ 방식으로 전망을 제시하는 새로운 체계를 도입했다.

정책 경로에 대한 정보를 보다 명확히 전달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한은 점도표는 경제전망이 발표되는 2·5·8·11월 연 4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당일 공개된다.

금통위원들은 6개월 후 기준금리에 대해 확률분포를 반영한 세 개의 점을 제시한다. 각 위원은 점 3개를 동일 금리에 둘 수도 있고 서로 다른 금리에 나눠 상·하방 리스크를 표현할 수도 있다.

1명이 점을 3개씩 찍도록 한 이유는 분포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즉 미국 연준은 위원이 19명으로 1인 1점만으로도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만, 한국은 금통위원이 7명에 불과해 1개의 점만으로는 분포를 나타내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금통위원 1명이 3개의 점을 통해 베이스라인과 상·하방 리스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이번 첫번째 점도표 결과는 대부분(16)이 6개월 후에도 기준금리가 2.50%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하가 4, 인상이 1이었다.

■ '상당기간' 금리 동결은 한은이 원하는 것


이날 금통위는 도비시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전 금통위처럼 채권시장을 압박하지 않았다.

총재는 특히 최근 최용훈 한은 금융시장국장이 MBC 라디오에 나와 '금리 높다'고 질렀던 게 금통위의 의도였음을 토로했다.

이 총재는 "몇 주 전 시장국장이 (방송에 나와) 인터뷰한 것처럼 내부적으론 스프레드가 과도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총재는 "국채 금리가 3.2%까지 올라가 왔다갔다 했다. (기준금리와 스프레드) 60bp 이상 격차는 동결기보다 인상기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9일 국고3년 금리와 국고10년 금리가 각각 3.25%, 3.75%를 넘어설 때 채권시장에선 '과도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당시 대내외 악재가 많아 저가매수가 주춤했다.

이후 최용훈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12일 MBC 라디오 방송에 나와 대놓고 '금리 높다'는 발언을 했다.

시장에선 한은 최상층부, 더 나아가 정부 의중까지 조율한 발언이라는 의심들이 있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설 연휴 직전 한은 국장이 뜬금없이 '금리 높다'고 질러 당연히 총재, 부총재의 의중이겠거니 했는데 역시나였다"면서 "오늘 금통위 관전포인트가 한은의 경기 낙관론이냐, 고금리 경계냐였는데 간만에 도비시한 금통위가 됐다"고 평가했다.

B 증권사 딜러는 "한은과 총재가 금리 스프레드 야기를 하면서 시장금리에 대해 인상을 반영한 수준이라고 했으니 금리는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1차 목표로 국고3년 2.90% 10년 3.30%를 설정했다. 밀리면 사자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추경이 나올 수 있지만) 올해는 세수가 좋아서 하반기 국채발행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주가가 매일 오르지만 하반기엔 채권가격이 연일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장투기관들도 장기물을 많이 담아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상당기간' 금리 동결은 정부도 원하는 것

지난 2월 초순 시장금리가 크게 뛰자 정부 역시 고금리에 대한 불편함을 나타낸 바 있다.

정부 예산이 700조원을 훌쩍 넘고 국채 발행도 대거 늘어난 뒤 한국도 이제 금리 비용에 이전보다 더 예민해졌다.

부채를 늘려야 하다보니 최근 정부는 국고채 수요처를 확대하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이제 국채를 외국인에게 더 많이 팔고, 국내 개인들에게도 더 팔아서 수요처를 보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 국채가 4월 WGBI 편입 절차에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는 금리가 튀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재경부는 전날 '채권 발행기관 협의체' 1차 회의를 개최한 뒤 "국고채는 1분기 발행 목표(27~30%)를 준수하되 3월 발행량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재경부는 "국고채를 제외한 주요 공적채권 발행기관들도 연초 계획 대비 1분기 총 6조원 내외 축소 발행해 1분기 회사채 만기도래 등에 따른 채권발행 집중을 완화하고 채권시장 전반의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경부는 전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전력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장학재단 등 정부보증채·공사채 발행기관을 불러놓은 뒤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4월 WGBI 편입 전후로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와 함께 금리·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사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WGBI 편입 시즌을 앞두고 국채, 공사채 등의 발행이 금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가운데 한은도 이날 '상당기간 금리 동결'을 공언하면서 도비시한 금통위를 연출했다.

■ 6개월 점도표 상의 '소수의견'인 인하와 인상이 나오기 위해선...

채권투자자들은 점도표상에 인하 의견이 인상 의견을 4:1로 앞서면서 기대감을 갖기도 했다.

C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어찌됐든 점도표상 2.25% 인하 의견이 4명으로 2.75% 인상의견 1명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도 조금이나마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성장률 전망이 1.8%에서 2.0%로 올렸지만 내년 전망은 1.9%에서 1.8%로 낮췄다"면서 "한은이 K자형 회복을 예상하는 만큼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 오히려 총재말대로 건설, 비IT 등은 안 좋으니 금리를 다시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총재도 언급했지만 최근 환율의 하향 안정 분위기, 그리고 부동산 가격 상승세 둔화 등 금융안정 관련 우려도 누그러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융안정 관련 중요한 두 변수(환율, 부동산·가계부채)에 대해 계속해서 경계감을 갖고 주시해야 한다고 했으나, 최근 상황(환율 하락, 서울 집값 상승률 둔화)에 대해선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제부터 환율이 확 내려가서 당연히 좋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년 말과 같은 '환율 급등 쏠림'은 많이 해소된 것으로 풀이했다.

이 총재는 또 "서울 주택가격 (상승폭) 진정세는 사실"이라며 정부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총재는 5월 10일 이후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중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가격 흐름을 더 보자고 했다.

그는 "부동산이 장기적으로 안정되기 위해선 거시건전성 정책과 함께 공급정책, 세제 정책 등을 함께 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 집중을 완화해야 하며, 정책은 오랫 동안 집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의 발표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조금 더 둔화됐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주간 상승률은 0.31% → 0.27% → 0.22% → 0.15% → 0.11%로 둔화됐다.

하지만 금리 인하보다 인상이 더 가까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사실 서울 부동산은 한은이나 정부가 보는 것처럼 안정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평가도 많다.

D 은행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른 다주택자 매물로 일부 호가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향후 전월세 폭등 가능성이 있다. 지금 집값은 하향 안정과 거리가 먼 태풍의 눈과 같은 상황"이라며 "대통령, 한은 총재 모두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전혀 이해도가 없다"고 논평했다.

그는 "이창용 총재도 부동산 메카니즘을 전혀 모른다. 한은은 과거에도 부동산 때문에 마지못해 금리를 올리곤 했다"면서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은 금리인하 기대감을 다시 키울 때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란 평가도 보인다.

E 채권딜러는 "오늘 총재의 스플이 과하다는 멘트로 채권금리가 크게 빠지고 있으나 다음 주 들어서도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오늘 숏커버와 커버 플랫 장세가 펼쳐졌지만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정책금리를 다시 낮출 상황도 아니고 주식이 이렇게 좋은데, 채권이 얼마나 롱으로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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