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25일 코스피지수가 6천에 이어 6,100선도 돌파했다.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코스피 6천 이끈 '메모리의 힘'...AI시대 메모리 '패러다임 체인지'가 견인한 한국 주가 급등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코스피지수가 6천선을 넘어선 뒤에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리지만 반도체 실적이 워낙 좋은 데다 정부의 상법 개정 등 주가 부양의지도 작용하면서 주가의 고공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베테랑 투자자들마저 지금의 상황에 크게 놀라면서 어느 선까지 가는지 지켜보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본부장은 "정말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지수대를 지금 경험하고 있으니 다들 얼떨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 여러 경험을 한 이 주식본부장은 "일단 주가는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산인 모양"이라고 했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힘...역대급 실적엔 역대급 주가
코스피 지수 상승세를 이끄는 종목은 한국 주식시장 시총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올해 두 기업이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게 확실시되는 만큼 주가가 빠르게 오른 것을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지적들도 많다.
메모리 산업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져 한국 시총 1,2위 종목엔 역대급 주가도 크게 비싸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산업은 과거와 전혀 다르다. AI는 기존 HBM에서 DRAM, NAND 전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면서 "용량, 대역, p99 지연 등 다양한 특성을 복합적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메모리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기존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 연구원은 "공급 부족 심화는 그 결과다. 반면 공급은 점차 복합적으로 제약된다"면서 "생산 믹스, 후공정, 선별이 얽혀 단순 웨이퍼 캐파가 아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한 연구원은 전날(24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30만원으로 상향했다. 영업이익을 무려 200조원 이상으로 잡으면서 목표주가를 올린 것이다.
그는 "2026E EPS 23,272 원에 Target P/E 13X를 적용했다. 근거는 2026년 판가 전망 상향(DRAM +158%, NAND +98% YoY)이다. 공급자들의 낮은 재고와 AI 메모리의 구조적 수요, 증설 여력 제약에 따른 가격 협상력이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2026년 영업이익을 208조원(+376% YoY), 영업이익률 40%(+27%p YoY)로 본다"고 했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160만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2026E EPS 180,113원에 Target P/E 9X를 적용했다. 근거는 2026년 판가 전망 상향(DRAM +108%, NAND +106% YoY)"이라며 "공급자들의 낮은 재고와 AI 메모리의 구조적 수요, 증설 여력 제약에 따른 가격 협상력이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이닉스가 2026년 영업이익을 176조원(+272% YoY) 올리고 영업이익률은 72%(+23%p YoY)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 대표주 주가 흐름 못 따르는 증권사의 목표주가?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상향'이 실제 주가 상승세를 못 따라갈 정도로 주가 오름세가 거세다는 평가도 나오는 중이다.
전날 삼성전자 주가가 20만원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 목표주가를 20만원대 초중반 정도로 올린 뒤 상황을 봐서 다시 올리려는 모습도 보인다.
NH증권은 23일 삼성전자 주가 목표를 25만원으로 상향했다. 이 증권사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200조원 이상으로 높였지만 목표주가는 20만원대 중반 정도로 제시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250,000원으로 상향한다. 2017년 상승 사이클 당시 기록했던 12MF PBR 상단 2.0배에 40% 프리미엄을 적용해 산출한 수치"라며 "1분기는 통상적으로 비수기이나, 메모리 가격이 시장과 당사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인상폭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양호한 흐름은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며, 이에 2026년 영업이익을 204.2조원으로(+366.7% y-y)로 올린다"고 했다.
삼성전자 기술력에 대한 평가를 높이면서도, 급하게 오른 주가 때문에 목표주가는 올리는 데 망설이는(?) 모습도 보인다.
KB증권은 23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23만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20만전자'가 됐지만 상승여력을 제한적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삼성에 대한 낙관적 평가는 이어진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 HBM4는 1c D램 적용과 4nm 파운드리 기술을 활용한 베이스다이를 자체 제작해 업계 최고 성능을 구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2026년 삼성전자 HBM 출하량은 전년대비 3배 증가한 112억Gb, HBM 수량 점유율은 2025년 16%에서 2026년 30~35%로 약 2배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HBM4 기준 매출 점유율은 40%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베라 루빈 GPU 최상위 모델(11.7Gbps)에 HBM4 출하를 집중할 것으로 보여, 평균판매단가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향후 HBM은 HBM4E, HBM5 등으로 진화할수록 고객사들의 속도 및 전력 스펙에 대한 요구 수준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구축한 삼성전자는 추론 AI 전환과 피지컬 AI 시장 확대의 직접적 수혜 기업으로서 향후 기업가치의 경우 추가 레벨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반도체 메모리 강국 한국의 힘...조력자들도 있어
한국 메모리의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주가지수가 급등했다.
세트 교체주기가 결정했던 수요를 AI 시스템 운영 구조가 바꿔버렸다는 평가들도 이어진다.
한동희 연구원은 "AI 시스템에서 메모리는 성능 제고, 비용 효율화의 직접 변수가 됐다"면서 "소순환주기(경기) 사이클이 대순환주기(AI) 사이클로 변화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AI에서 메모리 수요는 더욱 구조화되고, 이익 가시성 제고를 견인한다고 했다.
한 연구원은 "메모리 Earnings power 자체가 상향되고, 실적의 분산은 크게 완화된다. AI는 메모리에 Earnings frame을 제공한다. 더불어 상반기 내 가시화될 장기공급계약은 Earnings에 대한 신뢰를 높일 것"이라며 "특히 메모리 호황이 유동성 확장과 동반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재평가는 시작도 하지 않았고, 글로벌 AI 관련주에서 한국 메모리가 가장 저렴하다. ADR이 가시화될 경우 SK하이닉스의 저평가는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 반도체의 놀라운 실적 급호전 때문에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은 접어둬도 괜찮을 것이란 조언도 나오다. 아울러 지금 투자하는 것 역시 늦지 않다고 꼬드기는(?) 목소리도 많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퀀트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영업이익과 마진은 실제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반도체 12개월 선행 EPS는 여전히 상향 기조이며 한국 12개월 선행 PER은 10배 수준이라 밸류에이션 부담도 적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중 패권경쟁시대 수혜 산업인 조방원(조선, 방산, 원자력) 등 반도체 조력자들도 적지 않아, 코스피지수 상승이 이어질 수 있는 안전마진(?)이 마련돼 있다는 자신감도 볼 수 있다.
이 연구원도 "반도체 뿐만 아니라 조선·방산·전력기기 등 수주 산업 탑라인 확대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번 사이클은 멀티플 확장이 아니라 이익이 끌고 가는 장"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한국 주가상승이 전세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이유는 한국 대표기업들의 이익 상승이 전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 연구원은 "한국은 ROE 16%, PBR 1.7배로 대만 ROE 18%, PBR 3.5배보다 오히려 가격 매력이 존재한다"면서 주가는 더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