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2-23 (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 대법원, 상호관세 위법 판결...'변함없을 관세맨 트럼프' vs '예봉꺾인 관세맨 트럼프'

  • 입력 2026-02-23 11:1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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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관세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백악관

사진: 관세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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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은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명시적으로 부여하지 않는다며 6대3 의견으로 위법 판결을 내렸다.

이는 1심·2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쟁점은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경우 IEEPA에 따라 수입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에 '관세 부과'가 포함되는지 여부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도 규제의 일종이라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대로 트럼프도 물러서지 않았다.

트럼프는 상호관세가 무력화되자 다른 법률을 활용해 관세를 10%, 뒤이어 15%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 미국 대법원, 관세는 '의회의 권한' 명확히 해

미국 연방대법원는 "미 헌법은 평시 관세 부과 권한을 의회에 단독으로 부여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광범위하고 제한 없는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하려면 의회의 명확한 승인 근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IEEPA를 근거로 부과된 10% 기본관세와 국가별 차등 '상호관세', 그리고 이른바 '펜타닐 관세' 등은 법적 기반이 무너지게 됐다.

하지만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처럼 다른 법률에 근거한 조치는 이번 판결의 대상은 아니다.

상호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국가적 비상사태'로 규정하며 추진한 대표 정책이다.

특히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이끌어내는 협상 지렛대로 활용돼 왔다. 이에 따라 한국 등 이미 새로운 무역 합의를 체결한 국가들 역시 향후 대응을 고심하게 됐다.

이미 납부된 관세의 환급 여부도 쟁점이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환급 문제를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하급심에서 기업들의 대규모 반환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수치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다른 법적 수단을 동원해 관세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사실 1·2심 판결 이후 미국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122조, 관세법 338조 등 다른 조항을 활용한 대체 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해왔다.

트럼프는 연방대법원이 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한 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20일 포고령을 통해 "150일 동안 미국으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 10%의 신규 관세를 부과한다. 이번 임시 수입 관세는 동부 표준시 기준 24일 오전 12시1분부터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품목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포고령에 따르면 △의약품과 그 원료 △승용차 및 일부 트럭·버스와 관련 부품 △특정 전자제품 △특정 항공우주 제품 △핵심 광물과 주화·금괴용 금속 △에너지 및 에너지 관련 제품 △미국 내에서 재배·채굴·생산이 어려운 천연자원과 비료 △일부 농산물(소고기·토마토·오렌지 등) 등이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무역법 122조는 미국의 국제수지 악화 등 긴급한 대외 경제 상황에 대응해 대통령이 최대 15%의 관세를 150일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50일 이후에도 관세를 유지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후 트럼프는 전 세계 수입품에 부과하겠다고 밝힌 ‘글로벌 관세’를 하루 만에 10%에서 15%로 전격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즉시 효력을 갖는 조치로 전 세계 관세 10%를 허용된 최대치이자 법적으로 검증된 1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 트럼프, 관세 안 돌려줄 것...변한 건 없다?

미국 최고법원이 트럼프의 상호관세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결이 나왔지만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건 없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도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 징수 중단과 동시에 무역법 122조를 통한 글로벌 관세 15%를 부과로 맞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150일 내에 기존 품목별 관세(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부과를 참조해 견고한 관세 부과 체계를 만들 수 있다는 예상들도 보인다.

예컨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12조(글로벌 관세 15% 부과, 150일 기한)를 통해 시간을 벌면서 기존 관세 부과 근거(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수정을 통해 영구적인 관세를 도입하려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소송이 이어지겠지만 관세를 돌려 받는 것 역시 간단치 않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 및 기업간 소송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관세를 도입하면서 환급 자체를 무력화하려 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미국에 대항하려 하다가는 '찍힐 수 있어 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히려 한국 등은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기존 대미 투자를 당초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더욱 단단히 약속해야 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실제 여당은 공언한 대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언주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23일 "대미투자특별법은 (미국 대법원 상호관세 위법 판단에도) 여여가 이미 합의한 대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의 경제통인 이 의원은 "상호관세 위법 판단에도 한국이 미국에 무역합의를 조정하자고 쉽게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통상, 외교, 산업을 연계한 종합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트럼프, 이제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

하지만 이번 판결을 하나의 중대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미국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트럼프 행정부의 막무가내식 무역 대상국 압박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기대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무역법122조에 근거해 관세를 15%로 올릴 것이라고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트럼프 파워'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보인다.

아무리 강력한 트럼프라고 하더라도 선거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주식전략팀장은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부과로 투자심리를위축시킬 수 있지만, 협상 레버리지 약화와 행정부 견제 강화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트럼프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다시 한번 전세계를 대상으로 무역갈등을 고조시키기 어렵다"면서 "플랜B를 공언하고 있지만 관세부과 전제조건과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의 막무가내식 관세정책의 시대는 종료되고 있다"면서 "법에 근거하고 의회 견제를 받는 예측 가능하고 관리가능한 관세정책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상호관세 위법판결...미국 부채 더 빨리 늘어날까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따라 20일 뉴욕 주식시장은 상승했다.

그동안 관세 타격이 컸던 기업들이 안도 랠리를 펼친 가운데 기술주 강세도 두드러졌다. S&P500은 47.62포인트(0.69%) 상승한 6909.51, 나스닥은 203.34포인트(0.90%) 높아진 2만2886.07을 나타냈다.

뉴욕 채권시장은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관세 환급 가능성이 제기되자 재정 건전성 우려를 키우며 금리를 띄웠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관세 10%를 적용한다고 밝히자 금리도 오름폭을 일부 반납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90bp 상승한 4.0870%, 국채2년물 수익률은 1.40bp 상승한 3.4735%를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는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관세 환급 가능성이 제기돼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져 하락했다.

미국 대법원의 판결에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순순히 물러나지 않고 있다.

대법원 판결로 미국 현지에선 재정적자나 국채발행을 우려하는 시각이 강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어찌됐든 다시 관세를 다시 물리겠다고 선언한 만큼 상황을 봐야 하며, 당장 부채가 추가로 급증하는 것은 아니다.

또 미국이 거둬들인 관세를 다른 나라에 돌려주려고 할 것 같지도 않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IEEPA 조항 무효화로 인해 과거 수입업체들로부터 징수된 관세(1천억달러 중반 추정)가 원칙적 반환 대상이나 이에 대한 소급 적용 및 실무적 부분은 하급심에서 재차 논의하기로 한 만큼 향후 법적 절차를 통해 추가로 논의가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연구원은 "미국 세관의 즉각적이고 일괄적 자동 환급은 시스템 및 법리상 불가하다. 관세 환급을 위해서는 수입업체들이 개별적으로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부당 이득 반환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면서 "법적 공방과 승소 이후 미국 의회의 예산 배정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규모 행정 소송 및 미 의회 예산 배정 절차를 고려할 때 실제 환급금 지급은 2026년 당해연도가 아닌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다.

미국이 자국 부채문제 때문에 각국에 '조공'(상호관세)을 요구했던 것이니, 채권시장 입장에선 미국 재정 상황이나 국채발행 증가 가능성을 계속 눈 여겨 볼 수 밖에 없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 대법원 판결로 미국의 관세 수입이 줄어들게 되면 결국 국채 발행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채권시장의 위험요인"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돌려줄 리도 없고 중국, 유럽 등이 심기를 건드리면 더 센 관세로 나올 수 있어 상황을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물론 11월 선거가 관건이니 만큼 지지율이 떨어지면 정치인은 아무 것도 못한다는 점도 감안하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 대법원, 상호관세 위법 판결...'변함없을 관세맨 트럼프' vs '예봉꺾인 관세맨 트럼프'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신한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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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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