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스티븐 마이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더 나은 정책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그 독립성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의 통화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9일(현지시간) 마이런 이사는 보스턴대 퀘스트럼 경영대학원 강연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더 나은 정책으로 이어진다”며 “정치적 고려로부터 일정 부분 거리를 둬야만 장기적인 물가 안정과 고용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연준이 완전히 외부와 단절된 벽 안의 조직은 아니다”라며 “특히 위기 상황에서는 다른 정부 기관들의 결정과 깊게 얽힐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0% 순수한 의미의 중앙은행 독립성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마이런 이사는 통화정책이 경기 순환에 맞춰 운용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통화정책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하며, 통화정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정치·정책적 이슈와는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재정 정책과 관련해 완전 비용처리(full expensing) 세제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완전 비용처리는 기업이 설비 및 생산 장비를 구매한 해에 전액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로, 투자 유인을 높여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백악관이 연준 독립성의 경계선을 점차 허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과 맞물린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 인사들은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를 이유로 연준의 금리 결정과 대차대조표 운영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연준 이사가 사임한 이후 자신의 측근으로 알려진 마이런 이사를 연준 이사로 임명했다. 또한 오는 5월 임기가 종료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한 상태다.
한편 마이런 이사는 “기축통화 지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혜택 중 하나”라며 “연준의 정책 신뢰가 훼손될 경우 그 지위 역시 위협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