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1시20분 현재 주요 주가지수와 투자자별 매매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칼럼) 코스피, 외국인과 개인의 역대급 힘대결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코스피가 6일 장중 급락하면서 5천선을 내주는 등 주식시장의 거친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 역대 최대 규모의 일중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리더니, 이날도 대규모 매도 공세로 지수를 눌렀다.
오늘도 개인이 앞장서서 외국인 매물을 받는 가운데 기관도 순매수하면서 개인들을 독려하는 중이다.
주요 수급 주체들의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외국인, 코스피 5조원 순매도 '규모'는 과연 어느 정도 큰 것일까
전날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기록한 5조 385억원 규모의 순매도는 '압도적인' 역대 최대다.
외국인의 매도 화력 중 4조 3천억원 가량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전기·전자 쪽에 집중됐다.
최근 외국인, 개인, 기관 등이 모두 큰 규모의 순매매를 기록하는 날이 많지만 외국인 하루에 5조원을 순매도하는 일은 상상하기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랬던 만큼 주식시장이 받은 충격도 컸다.
1조원 넘는 일중 순매매는 매우 큰 규모다. 시장에서 외국인이 2조원대로 순매도한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코스콤 CHECK(1913)를 보면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하루에 2조원 이상을 순매도한 날은 13번으로 나온다.
특히 전날 5조원 넘는 순매도 규모는 2위와 큰 차이를 나타냈다.
외국인이 작년 11월 21일에 기록한 2조 8,308억원 순매도가 역대 2위다.
3위는 2021년 2월 26일에 기록한 2조 8,300억원, 4위는 같은 해 5월 12일 기록한 2조 7,046억원이다.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커진 데는 주가지수 자체의 덩치가 커진 영향도 감안해야 한다.
이번 5조원의 순매도는 코스피가 5천을 넘은 상황에서 이뤄졌다.
작년 11월 외국인이 2조 8천억원 이상을 순매도할 때 코스피지수는 4,005 수준이었다. 당시엔 코스피가 빅 피겨 4천에 걸려 있을 때 대대적인 차익매물을 내놓은 것이었다.
지금과 비슷하게 AI 거품론이 재점화되면서 반도체 섹터 투매가 일어났다.
이번엔 지수가 5천선을 넘은 상황에서 대규모 매도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5조원이란 순매도 규모는 예상하기 어려운 수치였다.
■ 개인, 7조원 근접하는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어느 정도 큰 것일까
전날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할 때 개인이 이 물량을 받았다.
통상 개인들의 대규모 순매수는 외국인의 거대한 순매도 물량과 맞물린다.
개인이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기록한 6조 7,791억원의 순매수는 단연 역대 최고다.
개인이 기록한 순매수 2위도 이번주에 있었다.
지난 2일 '블랙먼데이' 때 개인이 순매수한 4조 5,874억원이 역대 2위였다.
개인이 코스피시장에서 2조원 이상 순매수한 케이스는 22번 있었다.
개인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물량을 받느라고 3조원 이상 순매수한 날은 7번 있었다.
코스피지수가 5천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의 덩치가 커지면서 각 매매주체들의 순매매 규모가 커지는 건 당연하지만, 최근 개인이 보여주는 순매수 강도는 역대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이 이렇게 살 수 있는 이유는 최근 주식 붐 속에 실탄을 계속 쌓아왔기 때문이다.
작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50조원대를 기록하던 고객예탁금은 하반기 진입 시점부터 급증했다.
예탁금은 작년 6월 70조원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10월엔 80조원을 넘었으며, 올해 연말엔 87조원대를 나타냈다.
이후 해가 바뀌고 예탁금이 더욱 가파르게 다시 늘면서 1월말엔 106조원 수준을 나타냈으며, 2월 들어선 110조원을 웃돌기도 했다.
이 실탄들 일부는 최근 외국인의 거친 매도 물량을 받는데 소진됐다.
개인들의 저장고엔 과거보다 훨씬 많은 총알이 많이 있다. 하지만 신용 매물들의 무서움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 개인이 며칠간 받치다가 지수가 '훅'하고 한번 더 가면 악성 신용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
■ 외국인과 개인의 힘 대결...오늘 기관은 개인과 한배
최근 가상화폐, 귀금속 가격이 급락하면서 증권시장도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자산시장들은 상호 얽혀 있기 때문에 한쪽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면 다른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이 불안정한 가운데 최근 나스닥이 3일 연속 속락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더욱 큰 긴장감을 안겼다.
최근 각종 자산들에 대한 고평가 의심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매파적이라고 의심 받은 차기 연준 의장 이슈, 금과 은 가격 급락, 가상자산 폭락, 기술주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심 등이 한 번에 각종 자산시장을 뒤흔들었다.
미국 나스닥이 1.43%(3일), 1.51%(4일), 1.59%(5일) 하락하면서 외국인은 오늘도 한국에 위치한 가장 성능 좋은 ATM 중 하나인 코스피에서 돈을 찾아야 했다.
외국인들은 전통적으로 글로벌 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 담보 구제 등을 위해 한국의 성능 좋은 ATM을 이용해왔다.
특히 전날엔 미국에서 SW 수익성 의구심에 더해 반도체 관련주들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외국인들은 국내 반도체 종목들을 패대기쳤던 것이다.
전날 국내시장은 AMD(-17.3%)가 가이던스 실망감으로 폭락한 것을 본 뒤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대대적으로 팔았다. 국내 시총 1,2위 종목들은 전날 각각 5.8%, 6.4% 급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런 분위기는 일단 오늘도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5% 넘게 급락하면서 휘청거리다가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 만큼 '집중적인' 화력을 쏟아붓지는 못하지만, 애국심 충만한 한국시장 개인투자자들은 오늘도 가열차게 자국 주식을 사는 중이다.
외국인은 오전 중 이미 2조 3천억원 이상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1조 8천억원 가량 순매수하면서 물량을 받았다.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기관이 외국인과 한 패를 먹지 않고, 2차 방어선에서 매수하면서 개인을 지원하는 중이다.
코스피가 다시 한번 그로기에 몰리나 했지만 개인과 기관이 연합전선을 형성해 가격 낙폭을 제어하고 있다.
일부 개인 투자자는 정부의 연금 동원 등 '주식시장 관치 수급'의 힘을 믿고 버티는 중이다.
이날 코스피 시가는 5,013.15(-2.91%), 저가는 4,899.30(-5.12%)이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