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55) 전 연준 이사를 지명했다. 제롬 파월 현 의장의 임기가 오는 5월 종료되는 가운데,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시장의 관심이 한층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케빈 워시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게 돼 기쁘다”며 “그는 위대한 연준 의장 가운데 한 명, 어쩌면 최고의 의장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그는 의장직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적임자’로,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시 전 이사는 월가와 워싱턴을 두루 거친 금융·정책 엘리트로 평가된다. 스탠퍼드대에서 공공정책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로스쿨과 비즈니스스쿨을 졸업했으며, 모건스탠리에서 임원으로 재직했다. 이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수석보좌관을 지냈고, 2006년 3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연준 이사에 임명돼 2011년까지 재직했다.
연준 이사 시절 워시는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QE)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며 ‘매파’ 성향으로 분류돼 왔다. 금융위기 이후 연준의 대규모 자산 매입이 실물경제보다는 자산 가격만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금리 인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워시가 의장에 취임할 경우 연준의 독립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택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파월 의장을 향해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워시 전 이사는 2019년부터 쿠팡의 미국 모회사인 쿠팡 Inc. 이사회 사외이사로도 활동해 왔으며, 연준 의장에 취임할 경우 관련 직책과 보유 주식은 정리해야 한다. 그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 에스티 로더 가문의 사위이기도 하다.
연준 의장 지명자는 상원의 인준 표결을 통과해야 공식 취임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워시가 공화당 주류와 의회 내 인맥이 두터운 만큼 인준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향후 금리 정책의 실제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