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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이창용 “금리 인하 도구는 있으나 상황은 그렇지 않아…물가 안정이 최우선”

  • 입력 2026-01-30 10:01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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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원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선택지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28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가 주최한 ‘글로벌 매크로 콘퍼런스 아시아퍼시픽 2026’ 대담에서 “산출갭이 매우 크고 실업률이 높다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도구와 선택지가 존재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 한국 경제는 그런 상황이 아니며, K자형 경제를 금리 정책 하나로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의 정책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며 “한은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 안정이며, 가계부채·부동산·환율 등 금융 안정은 부차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상해 비교적 이른 시점에 물가 안정을 달성했고, 2023년 이미 2%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했다”며 “올해도 성장률이 1.8% 혹은 그 이상 회복되더라도 물가상승률은 2.1%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환율은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 총재는 “최근 두 달간 원화가 적정 수준보다 과도하게 평가절하됐다”며 “환율이 1470~1480원 수준에서 장기간 머문다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환스왑 시장과 현물환 시장 간 괴리를 언급하며 “달러 조달 비용은 역사적 저점인데 현물환 시장에서는 달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비정상적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원화 약세의 배경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환율 기대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를 꼽았다. 그는 “국내 투자자들이 외국인보다 원화 가치 하락을 더 강하게 예상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가 외환시장 대비 상당히 커지면서 원화 약세 기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올해 전략적 환 헤지를 시작하고 해외 투자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힌 만큼 최소 200억 달러 이상의 달러 수요 감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환경에 대해서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약 3.3% 수준으로 평범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미국 예외주의 속에서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역 분쟁을 감안하면 미국 경제가 지난해만큼의 회복 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또 “주요국 중앙은행 간 통화정책 차별화가 외환시장 변동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에 대해 “올해는 충격을 딛고 반등할 것으로 보이며 반도체·방산·자동차·조선 등 수출이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면서도 “IT 부문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1.4%에 그치고 건설 부문 회복도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기준금리 정책과 별개로 가계부채 구조 개선, 외환시장 제도 개편, KOFR 중심의 무위험금리 체계 전환, WGBI 및 MSCI 지수 편입 추진 등 중장기 구조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책 신뢰와 제도 개선이 한국 경제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낮추는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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