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17% 급락했다. 실망스러운 전망과 함께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모습이다.
2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인텔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 폭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는 최근 수개월간 이어진 주가 상승 흐름을 단숨에 되돌리는 낙폭으로, 단일 거래일 기준으로도 이례적인 하락이다.
인텔은 전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 가이던스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을 117억~127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평균 예상치인 125억1천만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매출 범위 상단이 예상치를 소폭 웃돌지만, 하단이 크게 낮아 전반적인 성장 가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AI 및 고성능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 속에서도 인텔이 뚜렷한 성장 모멘텀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실망을 키웠다. 경쟁사들이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확대하는 가운데, 인텔의 회복 속도가 여전히 더디다는 우려가 재부각됐다.
주가 급락에는 차익실현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텔 주가는 미국 정부가 지분 10%를 취득한 이후 약 4개월 동안 두 배 이상 급등해 왔다. 이에 따라 실적 가이던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대규모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는 분석이다.
인텔의 급락 여파로 반도체 업종 전반도 압박을 받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 넘게 하락했으며, 브로드컴, ASML, 퀄컴, Arm 등 주요 반도체 종목들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인텔이 향후 분기에서 실적 가시성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지가 주가 향방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AI와 파운드리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최근의 반등이 일시적 랠리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