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美 12월 잠정주택판매 전월비 9.3% 줄며 예상 대폭 하회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의 12월 잠정 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급감하며 최근 이어지던 개선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높은 모기지 금리와 만성적인 매물 부족, 경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주택시장 회복 기대를 크게 약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잠정 주택 판매(중고주택 매매계약 기준)는 전월 대비 9.3%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전월 대비 약 0.3% 감소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3.0% 줄었다.
같은 기간 중고주택 매매계약지수(2001년=100, 계절조정)는 71.8로, 지난해 7월 이후 5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당 지수는 실제 주택 거래가 완료되기 1~2개월 전에 체결된 계약을 집계하는 선행지표로, 향후 주택 거래 흐름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부문은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최근 몇 달간 잠정 계약과 완료된 판매에서 고무적인 신호가 나타났지만, 12월 신규 계약 급감은 단기 주택시장 전망을 크게 위축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매물로 나온 선택지가 지나치게 적어 소비자의 구매 열의가 꺾인 결과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2월 기준 시장에 나온 중고주택 재고는 118만채로, 전월 대비 9% 감소하며 2025년 중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전년 대비로는 12% 늘었지만, 극도로 낮았던 재고 수준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NAR는 다수의 주택 소유주가 5%를 크게 밑도는 기존의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적용받고 있어, 더 높은 금리를 감수하며 집을 팔 유인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12월 잠정 주택 판매는 미국 4대 권역 모두에서 전월 대비 감소했다. 북동부는 11.0%, 중서부는 14.9%, 서부는 13.3% 줄어 낙폭이 컸고, 남부도 4.0%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남부만 2.0% 증가했으며, 북동부(-3.6%), 중서부(-9.8%), 서부(-5.1%)는 모두 감소했다.
모기지 금리 하락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12월 주택 계약이 이뤄진 시점의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약 6.25% 수준으로, 여름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주택 구매 심리를 되살리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30년물 고정금리가 6% 아래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 변수 역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관투자가의 단독주택 매입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다, 미국과 유럽 간 무역 긴장 재부각 가능성이 국채 금리와 모기지 금리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감세와 재정 지출 확대 기조 역시 국채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일부 지역에서는 회복 조짐도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미국 50대 대도시권 가운데 루이빌, 샌안토니오, 버지니아비치, 샬럿, 보스턴, 피닉스 등은 전년 대비 잠정 주택 판매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모기지 금리의 뚜렷한 하락과 중고주택 공급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지 않는 한 미국 주택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