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1일 미국채 금리 급등 등 글로벌 금리 상승 우려에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금리 레벨 메리트가 커졌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소멸된 가운데 채권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만만치 않다.
간밤엔 동맹국의 땅(그린란드)을 뺏으려는 트럼프의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셀 아메리카' 분위기가 무르익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날 국내 시장이 일본 국채 금리 폭등, 이재명 대통령의 문화 추경 언급에 대한 우려 등으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대외 상황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3%에 바짝 붙었다.
■ 셀 아메리카 분위기 속 미금리 급등, 뉴욕 주가 급락....달러가격 속락
미국채 시장은 21일 '셀 아메리카' 분위기로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 장기국채 금리 폭등이 세계 금리가 오르도록 자극한 가운데 트럼프와 미국 동맹국간의 갈등이 미국 증권 매도 분위기를 강화시켰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7.20bp 급등한 4.2950%를 기록하면서 4.3%에 다가섰다.
국채30년물 수익률은 9.10bp 뛴 4.9270%를 나타내는 등 장기금리가 크게 올랐다. 국채2년물은 1.35bp 오른 3.5975%, 국채5년물은 3.75bp 상승한 3.8530%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급락했다.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EU의 관세 갈등이 심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셀 아메리카’ 우려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정보기술주 낙폭이 더욱 커졌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870.74포인트(1.76%) 낮아진 4만8488.59, S&P500은 143.15포인트(2.06%) 내린 6796.86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561.07포인트(2.39%) 급락한 2만2954.32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가 약해졌다. 정보기술주가 2.9%, 재량소비재주는 2.8%, 금융주는 2.2% 각각 내렸다. 필수소비재주만 0.1% 올랐다. 개별 종목 중 기술주 매도 속에 엔비디아가 4.3% 하락했고 테슬라도 4.2% 낮아졌다. 알파벳은 2.5%, 애플도 3.5% 각각 내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2% 하락했다.
셀 아메리카 분위기 속에 달러가격은 급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79% 낮아진 98.60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9% 높아진 1.1717달러, 파운드/달러는 0.04% 오른 1.343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07% 상승한 158.24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보합 수준인 6.9569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25%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60불대로 올라섰다. 달러가격 급락과 카자흐스탄 공급 차질 등으로 유가가 상승했다.
WTI 선물은 0.90달러(1.51%) 오른 60.34달러, 브렌트유는 98센트(1.53%) 상승한 64.92달러를 기록했다.
■ 덴마크 연기금의 미국채 매도...'셀 아메리카'의 기운
2026년 새해 들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독재자 마두로를 축출한 뒤 동맹국들과도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는 덴마크에 '그린란드를 달라'면서 EU와 갈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의 덴마크와 그린란드 압박에 유럽에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나섰다.
마크롱은 "유럽은 불량배들에게 굴복하거나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프랑스와 유럽은 ‘힘이 곧 법’이라는 논리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 논리를 용인하는 순간 우리는 속국화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고 했다.
특히 덴마크의 주요 연기금이 미국 국채 전량 매각 계획을 알렸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병합 압박 속에 미국의 재정 건전성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유럽 자본의 경계심이 커졌다.
덴마크 교사·학계 직역 연기금인 아카데미커펜션(AkademikerPension)은 보유 중인 약 1억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이달 말까지 전량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카데미커펜션의 안데르스 셸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결정의 핵심 배경으로 미국 정부의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지목했다. 그는 "미국은 기본적으로 신용도가 좋은 국가라고 보기 어렵고, 미국 정부의 재정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연기금은 교사와 연구자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노후 자금 약 250억달러(약 37조원)를 운용하고 있다. 셸데 CIO는 "미 국채를 보유해 온 유일한 이유는 유동성과 리스크 관리 차원이었다. 우리는 이제 그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매각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위협과 직접적인 정치적 대응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미국과 유럽 간 갈등 상황이 결정을 더 어렵게 만들지는 않았다"고 해 간접적인 영향은 인정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규모 면에서는 제한적이지만 상징적 의미는 작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실 1억 달러는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별 의미가 없다. 하지만 미국의 핵심 동맹국 연기금이 공개적으로 미 국채를 '신뢰할 수 있는 자산'에서 제외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가 덴마크를 압박하고 유럽 국가들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일단 덴마크 연기금이 미국채 매도에 먼저 나선 것이어서 유럽 내 추가적인 동참 움직임도 주목된다.
■ 레이 달리오의 Sell America에 대한 경고
향후 유럽 금융시장에 미국물 매도가 얼마나 확산될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미국-유럽 갈등이 유럽 연기금과 국부펀드 전반의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편다.
지난해 무디스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1로 강등한 바 있어 유럽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국채 비중 축소를 정당화할 명분도 쌓인 상태다.
레이 달리오는 다보스포럼에서 "무역 전쟁의 이면에는 결국 자본 전쟁이 있다. 미국이 안정적인 파트너로 인식되지 않는 순간 미국 부채를 사려는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달리오의 주장이 너무 나간 것이란 평가들도 많다.
일단 덴마크 연기금의 이번 미국채 매도 조치는 금융시장 전체에서 볼 때는 하나의 상징적 사건이다. 당장 미국 금융시장 펀더멘털이 훼손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미국과 유럽 갈등이 증폭되고 셀 아메리카 분위기가 번지면 상황은 더욱 꼬일 수 있다.
아무튼 덴마크 연기금의 '소박한 대응'은 미국 국채가 더 이상 절대적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켜줬다.
일단 2026년 1월 20일 트럼프의 그린란드 압박에 맞선 ‘셀 아메리카’ 현상이 나타나 미국물 가격이 급락한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 일본 국채금리의 놀라운 폭등
전날엔 일본 초장기 국채금리가 놀라운 폭등을 나타냈다.
전날 일본에선 20년물 입찰 부진 속에 초장기 금리가 일본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폭으로 뛰었다.
일본 국채40년물 금리는 26.99bp 폭등한 4.2100%를 기록했다. 일본 초장기 금리가 4%를 훌쩍 넘어 역사적 고점을 새로 쓴 것이다.
40년물 국채금리는 19일에도 14.14bp 급등하더니 전날에 천장이 뚫린 것 마냥 뛰어오른 것이다.
30년물 금리는 26.79bp 폭등한 3.8740%, 20년물 수익률은 19.59bp 뛴 3.4490%를 나타냈다.
일본10년물 금리는 7.29bp 뛴 2.3390%를 나타냈다.
일본 정치인들은 여와 야 가릴 것 없이 세금 축소나 확장재정 등을 내세우면서 채권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중의원 해산·총선거를 통해 '여당 세 불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 특히 재정확장에 대한 염려로 장기금리가 폭등한 모양새다.
■ 대통령의 '문화 추경'...그리고 환율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추경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면서 문화 분야 추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채권시장엔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감안할 때 올해 추경 가능성을 상정하는 경우도 많지만, 연초부터 추경 얘기를 하는 데 따른 부담을 느꼈다.
전날 추경 얘기가 처음은 아니다.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화예술 분야의 직접지원 확대를 위해 추경 편성 가능성을 이미 언급한 상태였다.
청와대는 당시 원론적인 취지일 뿐 추경 검토는 없다고 했다.
여의도 정치권에선 대통령이 예술가들에게 현금을 좀 지원하려는 것이며, 그 규모는 수백억원에 불과해 금융시장이 우려할 만한 추경은 아니라고 귀뜸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무튼 올해 6월 지방선거가 있으니 그 전에 다시금 정권 차원의 현금지원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예상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연초부터 추경이란 단어가 대통령의 입을 오르내린다는 점이 채권투자자들에겐 부담이 됐다.
지난주 금통위를 통한 금리인하 기대감 소멸, 일본 금리 폭등 등 주변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 권력자가 추경이란 말을 쉽게 하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커진 것이다.
금리시장을 둘러싼 주변 여건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전날 코스피지수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 마감한 가운데 '미국 사태'에 따른 반응 등도 살펴야 한다.
특히 환율이 주목된다.
최근 원화는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 보다 더 약해 '세계에서 가장 쓸모없는 돈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는 비아냥마저 들어야 했다.
간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셀 아메리카'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에서 과연 달러/원 환율이 어떤 흐름을 보일지도 관전 포인트다.
채권시장, 환율시장 등을 보면 미국, 일본, 한국 모두 현재 셀 아메리카, 셀 저팬, 셀 코리아 분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다.
오늘은 이재명 대통령의 새해 기자회견도 잡혀 있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Sell America, Sell Japan, 그리고 Sell Korea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