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금선물, 4% 뛰며 4800달러 근접...사상최고치 경신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국제 금 가격이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미국 자산 신뢰 약화 우려 속에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구상을 둘러싼 미·유럽 갈등이 무역 전쟁 가능성으로 번지자,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은으로 대거 이동한 영향이다.
20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산하 코멕스(COMEX)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 대비 3%를 훌쩍 넘는 4% 가까이 급등하며 온스당 4,76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장중에는 4,780달러 선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4,80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런던 현물 금 가격 역시 온스당 4,7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값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대외 통상 압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문제에 반대 입장을 밝힌 유럽 나토(NATO) 동맹국들에 대해 관세 부과를 시사했으며, 프랑스가 자신이 주도하는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불참하자 프랑스산 와인과 포도주에 최대 2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간 무역 전쟁 우려가 급부상했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위험회피 국면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이 과정에서 미국 국채와 달러화 등 전통적인 미국 자산이 동반 약세를 보이자, 금은 달러를 대체하는 최우선 안전자산으로 부각됐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를 향한 압박을 강화하고, 연준 이사의 해임 가능성과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논란이 겹치면서 금 가격 상승에 추가적인 불을 지폈다.
귀금속 시장 전반으로도 강한 랠리가 확산됐다. 은 가격은 한때 온스당 95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백금과 팔라듐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금과 은이 단기적인 지정학 이벤트를 넘어, 정책 불확실성과 법정 화폐 신뢰 저하를 반영한 ‘전략적 재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관계자들은 금값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UBS는 추가 관세 위협과 성장 둔화 우려, 트럼프 대통령의 저금리 선호 정책이 맞물리며 금 가격의 중장기 목표치로 온스당 5,000달러를 제시했다. 포렉스닷컴과 오안다(OANDA) 등 주요 투자기관들도 달러 약세와 연준의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가 금 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21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이사 해임 시도에 대한 미국 대법원 심리와, 다보스 포럼에서 전개될 미·유럽 간 외교·통상 관련 발언을 향후 금 가격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주시하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