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2-11 (수)

(상보) 레이 달리오 “현 상황, 무역전쟁 넘어선 ‘자본전쟁’의 시작”

  • 입력 2026-01-21 07:47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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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레이 달리오 “현 상황, 무역전쟁 넘어선 ‘자본전쟁’의 시작”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강경 노선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새로운 충돌 국면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무역 갈등이 단순한 관세 전쟁을 넘어,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자본전쟁’으로 확산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리오는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역 적자와 무역전쟁의 이면에는 언제나 자본과 자본 전쟁이 존재한다”며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면 미국 부채나 미국 자산을 사들이려는 성향이 이전과 같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 국채와 달러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해외 정부와 투자자들의 태도 변화를 우려했다. 미국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이상 미국의 재정 적자를 기꺼이 떠안지 않으려 하거나 주식·부동산 등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달리오는 “달러를 보유한 국가들과, 그 자금을 필요로 하는 미국이 서로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미국 자산을 들고 있으면서 서로를 불신하는데, 동시에 미국이 막대한 부채를 계속 발행하고 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며, 이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관세 부과를 시사한 가운데 나왔다. 실제로 이날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관세 전쟁 재점화 우려 속에 미 국채 가격이 급락하며 미국 자산 전반에서 자금 이탈 조짐이 나타났다.

달리오는 이러한 흐름이 역사적으로 반복돼 온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정학적 갈등이나 국제 분쟁이 발생하면, 심지어 동맹국들조차 서로의 부채를 보유하려 하지 않는다”며 “이들은 결국 금과 같은 경화(hard currency)로 이동한다. 이는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세계 역사에서 여러 차례 반복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화의 대표적 자산으로 금을 지목하며, 달러 가치 하락과 금융 불안에 대비한 수단으로 금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달리오는 “금은 다른 자산들이 부진할 때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며 “전체 포트폴리오의 5~15%를 금으로 보유하는 것은 효과적인 분산 투자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국제 금값은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4,750달러 선을 넘어서며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시장에서는 달리오의 경고가 최근 유럽 연기금의 미 국채 매각 움직임, 달러 약세 조짐, 금 가격 급등과 맞물리며 더욱 무게를 얻고 있다고 평가한다. 무역 갈등을 넘어 자본 이동과 금융 신뢰 자체가 무기가 되는 ‘자본전쟁’ 국면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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