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2-11 (수)

(상보) 마크롱, 강경 발언 "유럽, 불량배들에게 굴복하지 않아"

  • 입력 2026-01-21 07:03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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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통상 압박을 겨냥해 “유럽은 불량배들에게 굴복하거나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최근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유럽 갈등과 관세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유럽 정상 가운데 가장 직설적인 대미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에서 “프랑스와 유럽은 ‘힘이 곧 법’이라는 논리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논리를 용인하는 순간 우리는 속국화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CNN 등 주요 외신들은 이를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과 무역 전략을 정면으로 비판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다른 유럽 지도자들이 미·유럽 갈등 격화를 피하기 위해 신중한 어조를 유지한 것과 달리, 마크롱은 유독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고 평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국제 정세를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전제주의로 회귀하며, 규범이 사라지고 있는 세계”로 규정했다. 그는 “국제법이 발밑에 짓밟히고 오직 가장 강한 자의 법칙만이 통용되는 무규칙한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제국주의적 야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관세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끝없는 신규 관세 축적은 근본적으로 용납할 수 없으며, 영토 주권을 압박 수단으로 사용할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해 병력을 파견한 프랑스 등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경고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 대응 전략으로 내부 결속과 전략적 자율성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유럽은 더 이상 경제적으로 순진해서는 안 된다”며 “시장은 열려 있지만 상호 호혜성에 기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연합(EU)이 필요할 경우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도 재차 꺼냈다.

프랑스가 덴마크, 독일, 영국 등과 함께 그린란드에 병력을 보내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에 대해서는 “누구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동맹국인 덴마크의 주권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서 “유럽은 때로 느리고 개혁이 필요하지만, 예측 가능하고 공정하며 법치가 여전히 작동하는 공간”이라며 “우리는 폭력보다 존중을, 잔혹함보다 법치주의를 선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이날 오른쪽 눈 실핏줄이 터진 상태로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연설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건강상의 문제일 뿐 정치적 메시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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