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9일 미국채 금리 상승 영향에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그간 유력한 연준 의장 후보로 꼽혀온 케빈 해싯 NEC 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급락하면서 미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오는 5월 15일 임기가 끝나는 파월 연준 의장의 뒤를 이을 사람으로 주목 받았던 '두 명의 케빈' 중 이제 케빈 워시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는 모습이다.
미국에서 '트럼프맨' 해싯보다 연준 이사 출신 워시가 무난하다는 평가가 많아졌다. 행정부와 의회 권력이 부딪힌 가운데 해싯보다 무난한 워시가 차기 의장 자리를 꿰찰지 주목된다.
국내 이자율 시장은 지난주 금통위를 거치면서 '금리인하 기대 소멸'에 방점을 찍었다.
한은이 통방문에서 '금리인하' 단어를 삭제한 가운데 적정 금리를 찾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계속해서 외국인의 선물 매매 등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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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연준 의장 후보 해싯 기대 약해지자 美금리 상승...뉴욕 주가는 약보합
미국채 시장은 16일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 기대가 약해진 영향에 약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능하다면 해싯을 현재 자리에 두고 싶다"고 말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발언 이후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이 줄면서 수익률 전반이 상방 압력을 받았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00bp 상승한 4.223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80bp 오른 4.836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00bp 오른 3.5840%, 국채5년물은 4.75bp 상승한 3.8155%에 자리했다.
뉴욕 주식시장은 연방 의장 인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다음 거래일 휴장(마틴 루터킹 데이)을 앞두고 숨을 고르는 모습이었다. 종목별로 반도체주가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83.11포인트(0.17%) 하락한 4만9359.33, S&P500은 4.46포인트(0.06%) 밀린 6940.01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4.63포인트(0.06%) 내린 2만3515.39를 나타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전장 대비 0.12% 오른 2677.74를 기록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부동산주가 1.2%, 산업주는 0.7% 각각 올랐다. 반면 헬스케어주는 0.8%, 통신서비스주는 0.7%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반도체주 강세 속에 브로드컴이 2.6%, AMD는 1.7% 각각 상승했다. 대만이 미 반도체 산업에 25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기로 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최근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TSMC도 0.8% 올랐다. 반면 엔비디아는 0.4% 하락했고 테슬라는 0.2% 내렸다.
달러가격은 강세를 나타냈다. 비둘기파적 성향이 강한 케빈 해싯 NEC 위원장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 기대가 약해진 덕분이다. 다만 일본 엔화 강세로 달러인덱스 오름폭은 제한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5% 높아진 99.3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6% 낮아진 1.1602달러, 파운드/달러는 0.02% 오른 1.3383달러를 기록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의 구두 개입에 엔화도 달러화 대비 강했다. 달러/엔은 0.35% 내린 158.07엔에 거래됐다. 이날 앞서 사쓰키 재무상은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약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5% 상승한 6.9668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18%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저가매수로 상승했다. 전날 이란발 지정학적 우려 완화로 급락한 후 이날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덕분이다. 다만 유가는 초반 오름폭을 일부 반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이 전날로 예정됐던 사형 집행을 중단한 것에 깊은 존중을 표한다"고 한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25달러(0.42%) 오른 배럴당 59.4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37센트(0.58%) 높아진 배럴당 64.13달러에 거래됐다.
■ 트럼프, "해싯, 지금 자리에 두고 싶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농촌지역 보건 투자 관련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기 전 해싯 위원장을 직접 언급하며 "오늘 TV에 나와 환상적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당신이 지금의 역할을 계속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만약 그를 연준으로 옮기면 연준 사람들, 특히 지금 있는 한 사람은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행정부의 경제 메시지를 전달해줄 핵심 인물을 잃게 된다. 이는 나에게 매우 심각한 우려"라고 강조했다.
해싯을 연준 의장으로 이동시킬 경우 백악관이 경제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메신저를 잃게 된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우려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달러화는 장중 저점에서 반등하며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고, 미 주식시장은 하락 전환했다. 연준 인선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시장의 경계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차기 연준 의장으로는 해싯 위원장 외에도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미셸 보우먼 현 연준 이사 등이 검토된 바 있으나 '두 케빈'이 가장 우세했다.
미국 행정부가 해싯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은 최근 파월 수사와도 연관이 깊다는 진단이다.
파월 수사 사태로 인해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이 다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차기 의장은 백악관과 얼마나 거리를 둘 수 있는 인물인지가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힘을 얻은 것이다.
행정부의 파월에 대한 압박으로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 상황이다.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으로 구성된 은행위원회 구도상 공화당 의원 일부가 반대할 경우 인준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 차기 연준 의장, 해싯 보다 워시 가능성 ↑
트럼프의 발언으로 해싯의 가능성이 줄자 워시가 더욱 부상했다.
그간 정치권이나 금융시장에선 '트럼프맨' 해싯의 독립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반면 케빈 워시는 연준 이사 재직 시절 비교적 매파적이면서도 제도 중심적인 통화정책 접근을 보여온 인물로, 정치적 색채가 옅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장에선 "케빈 워시 체제가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백악관과 거리를 둘 수 있는 케빈'이 바람직하다고 진단들도 이어졌다.
시장 뿐만아니라 정치권 등에서 '연준의 독립성과 통화정책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자 트럼프 행정부도 해싯을 일방적으로 밀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모습이다.
케빈 워시가 이제 가장 유력한 '차기 의장 1순위'에 올라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역시 '해싯을 옆에 둘 때의 쓸모'를 고려하고 있어 차기 연준 의장 세력구도가 크게 바뀌었다.
베팅 시장에서 해싯의 지명 가능성은 40%대에서 20%대 중반으로 급락한 반면, 워시는 60%대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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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 압력, 주가와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 등 주시
채권시장은 계속해서 달러/원 상승 압력을 주시하는 중이다.
달러/원은 16일 3시 30분 기준 1,473.6원을 기록해 재차 1,470원대로 올랐다.
지난 15일 달러/원은 미국 재무장관의 '구두개입'으로 무려 11거래일만에 하락해 1,460원대 후반으로 레벨을 낮췄으나 다음날 다시 오른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의 강력한 경제 기초 여건과 맞지 않는다.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으며,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에서 '당연한 말'이란 식으로 논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주가는 연일 오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쉬지 않고 올랐다. 코스피는 11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해 4,840.74까지 레벨을 높였다. 이제 지수 5천까지 200p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이다.
외국인은 지난 1월 8일부터 14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판 뒤 최근 이틀간은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최근 주가 고공행진 구간에서 외국인이 팔 때는 기관이 사면서 장을 받쳤다.
채권시장은 원화 약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주가가 계속 오르는 '이상한' 상황이 달갑지 않다.
금통위를 통한 금리인하 기대 소멸 분위기 속에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도 계속 주목된다.
금통위 날 가격 급락 뒤 다음날엔 저가매수와 외국인의 8천개 넘는 10년 국채선물 매수가 장을 지지한 바 있다.
시장 일각에선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힘을 얻을 것이란 얘기도 했지만, 지금 인상을 거론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란 반론도 많다.
지금은 금리 인하 기대감 소멸 속에 저가매수가 얼마나 더 힘을 받을 지 좀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파월 후임 '해싯 아닌 워시'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