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한은 기준금리 5회 연속 동결…이창용 “이번 동결, ‘환율’ 가장 중요한 요인”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해 5월 0.25%포인트 인하 이후 다섯 차례 연속 동결로, 통화정책 기조가 사실상 ‘동결 국면’에 진입했음을 공식화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결정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환율을 직접 지목하며, 고환율 상황이 통화정책의 선택지를 크게 제약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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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결정적 변수…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이 총재는 15일 금통위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서 환율이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이후 한때 143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연초 들어 다시 상승세를 타며 1470원대 후반까지 오르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환율 상승 배경으로 글로벌 달러 강세, 엔화 약세, 중동·중남미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국내 거주자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에 따른 외환 수급 쏠림을 지목했다.
그는 “금리만으로 환율을 잡으려면 200~300bp를 한 번에 올려야 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경제 주체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정책은 환율 그 자체가 아니라,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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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가능성’ 문구 삭제…동결 기조 공식화
이번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라는 표현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문구가 포함됐고, 11월에는 이를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라는 표현으로 완화했지만, 이번에는 관련 언급 자체를 삭제했다.
이는 향후 경제·금융 여건에 따라 동결은 물론, 필요할 경우 인상까지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가 상승률이 점차 안정되고 성장세가 개선되는 반면, 환율과 부동산,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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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5명 “3개월 뒤에도 동결”…사실상 단기 정책 고정
향후 금리 경로와 관련해서는 단기적으로 동결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이 총재에 따르면 금통위원 6명 가운데 5명은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를 2.5%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대다수 위원들이 현재의 성장 흐름이 유지되는 가운데 주택가격과 환율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며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1명은 내수 회복이 여전히 약하다는 점을 들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이 역시 주택가격과 환율 변화를 전제로 한 조건부 의견이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최소한 2분기까지 기준금리가 사실상 고정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 인하 기대가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렸던 지난해 하반기와 달리,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제거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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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 성장 회복 속 금융안정 부담 여전…한은, 경기 부양보다 '금융안정' 방점
한은은 물가와 성장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초반에서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과 글로벌 경기 흐름도 성장 경로의 상방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서울 주택가격은 연율 기준 10%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의 풍선효과도 감지되고 있다.
이 총재는 “수도권 주택시장 흐름이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통위 결정은 경기 부양보다 금융안정을 정책 판단의 최상단에 두겠다는 한국은행의 인식을 분명히 보여준다.
물가 상승률이 안정 흐름에 접어들고 성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환율과 가계부채, 주택시장 과열 가능성이 여전히 통화정책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 금리 동결로 이어졌다.
한은은 금리를 통해 단기 경기 흐름을 조절하기보다는,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의 불균형이 누적되는 것을 경계하는 데 정책의 무게중심을 둔 모습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