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5일 미국채 금리 하락으로 강세 출발한 뒤 금통위 스탠스를 확인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준금리 동결 전망엔 별다른 이견이 없다.
포워드 가이던스 상 세력 구도 변화, 통화정책방향 문구의 손질, 이창용 한은 총재의 코멘트 등이 주목을 끌고 있다.
달러/원 환율의 고공행진, 서울 집값 상승세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이 계속해서 금융안정 문제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 강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선 베선트 재무장관이 '이례적으로' 원화의 과도한 약세를 지적해 주목을 끈다.
미국채 금리는 뉴욕 주가가 연이틀 하락하자 반사익을 취했다.
■ 美금리 장기구간 위주로 속락...나스닥 1% 하락
미국채 금리는 15일 장기구간 위주로 레벨을 낮췄다.
기술주와 금융주가 동반 약세를 보인 데다 정규장에서 강세로 거래를 마친 유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한 때 2% 넘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75bp 하락한 4.132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6.00bp 떨어진 4.7840%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1.05bp 내린 3.5180%, 국채5년물은 4.45bp 하락한 3.7100%에 자리했다.
뉴욕 주식시장은 기술주와 금융주 부진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매그니피센트7(M7)이 일제히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은행주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의 로테이션이 지속됐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2.36포인트(0.09%) 낮아진 49,149.63, S&P500은 37.14포인트(0.53%) 내린 6,926.60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238.12포인트(1.00%) 하락한 23,471.75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에너지주가 2.3%, 필수소비재주는 1.2% 각각 올랐다. 반면 재량소비재주는 1.8%, 정보기술주는 1.5%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기술주 매도 속에 브로드컴이 4% 이상 급락했고, 테슬라는 2% 내렸다. 기대 이하 분기 순익을 기록한 웰스파고는 4.6% 내렸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씨티그룹은 3.8% 및 3.3% 각각 하락했다.
달러가격은 소폭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자 달러인덱스가 하락 압박을 받은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5% 낮아진 99.0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3% 높아진 1.1648달러, 파운드/달러는 0.10% 오른 1.3437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엔화도 달러화 대비 강했다. 달러/엔은 0.40% 내린 158.54엔에 거래됐다. 가타야마 사쯔키 일본 재무상이 "과도한 환율변동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한 경고가 주목을 받았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4% 하락한 6.9707위안에 거래됐다.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06% 강세를 나타냈다.
이란의 혼란으로 국제유가는 5일째 올랐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을 주시하며 유가를 좀더 밀어올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배럴당 87센트(1.42%) 오른 배럴당 62.0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05달러(1.6%) 높아진 배럴당 66.52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유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 넘게 급반락하기도 했다.
■ 미국 재무장관의 과도한 달러/원 환율 상승 지적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원화 가치의 급격한 약세가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해 미국 재무장관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재무부는 14일 베선트 장관이 지난 12일 워싱턴DC에서 구윤철 부총리를 만나 최근 원화 가치 하락과 한미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의 강력한 경제 기초 여건과 맞지 않는다.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산업 분야에서 한국이 보여주고 있는 강력한 경제 성과는 한국을 아시아에서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 만들고 있다"며 한미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미국 재무부는 양측이 한미 간 무역 및 투자 협정을 완전하고 충실하게 이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베선트는 "협정 이행이 원활하게 진행돼야 한다"면서 "이는 양국 간 경제 파트너십을 더욱 심화시키고 미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 이후 외환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달러/원 환율은 야간거래에서 1,460원 초반대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원화는 글로벌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외국인 자금 유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1,470원 후반대까지 밀린 바 있다.
시장에선 이번 발언에 대해 '한국 펀더멘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신뢰 재확인'이란 해석들도 제기됐다.
동시에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과 외환시장 안정 조치에 대한 부담을 다소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구 부총리는 주요 7개국(G7) 핵심광물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었다. 이번 회동에서 양국의 경제 동향과 공급망 협력, 경제적 유대 강화 방안 등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간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이 1,461.2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왑포인트 -1.55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477.50원) 대비 14.75원 하락했다.
벤선트의 '구두개입'에 달러/원 환율이 얼마나 하향안정될지도 주목된다.
■ 금융안정 이슈는 계속 골치...불안정한 환율과 부동산
달러/원 환율이 1,470원선을 넘어 1,480원을 재압박하는 상황에서도 코스피지수는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4.700선을 넘어서는 등 주변 시장의 흐름은 채권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은 외환당국의 지나친 쏠림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하향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당국의 수급 개선 의지에도 불구하고 미국 투자를 위해 나가야 하는 달러, 해외 증권 투자 증가 등을 보면서 환율 하향 안정 전망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원화의 과도한 약세를 거론해 주목을 끌었다.
아무튼 통화당국인 한국은행 입장에선 고환율이 계속해서 정책의 골치일 수 밖에 없는 분위기다.
서울 부동산도 안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매주 0.2% 내외의 견조한 상승 흐름을 나타내는 중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 부동산 상승세는 외곽지역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집값 상승세는 강남권이나 한강벨트, 마용성 등에서 외곽지역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상급지에서 하급지로 전이되는 중이다.
■ 금통위 매파적 스탠스 강도 주목
채권 투자자들은 금통위 포워드 가이던스 변화 등을 주시하고 있다.
최근 3개월 시계의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인하 열어두기'와 '금리 동결' 구도가 점점 매파적으로 변하고 있다.
한은 총재를 제외한 가이던스상의 세력구도(인하 열기: 동결)가 5:1 → 4:2 → 3:3으로 바뀐 상태다. 지금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 구도가 2:4나 1:5로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관측들이 보인다.
아울러 통방이 얼마나 더 매파적으로 변할지 주시하는 모습도 보인다.
지난 10월 회의 통방에선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지만, 11월 회의에선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10월 회의까지는 추가 인하를 '더 할 것'이라는 입장이었지만, 11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 '여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시장 일각에선 어쩌면 올해 중 기준금리 인상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지만,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많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선 이미 시장이 '매파적인 금통위'를 반영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금융안정 관련 요소들을 고려할 때 금통위가 매파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미 채권 가격변수들에 녹아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국고3년이 3%선에 걸쳐 있고 국고10년이 3.4%를 넘어섰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 강도 등에 따라 가격 변수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금통위 직전 '베선트의 달러/원 구두개입'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