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1-10 (토)

(종합) 한국 경제, 2% 회복 시험대…정부 성장전략 가동

  • 입력 2026-01-09 15:05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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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2.0% 달성을 목표로 한 종합 성장전략을 공식 가동했다.

소비·건설 등 내수 회복과 반도체를 축으로 한 수출 개선, 여기에 확장 재정과 생산적 금융을 결합해 장기 저성장 고착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를 “경제 대도약의 원년”으로 규정하며, 단기 경기 부양을 넘어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구조 전환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재정경제부는 9일 오후 2시 청와대 충무실에서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확정·발표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마련된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정부는 “전망이자 동시에 정책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성장률 2.0%…전망 넘어 ‘정책형 목표치’

정부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0%로 제시했다. 지난해 8월 전망치(1.8%)보다 0.2%포인트 상향된 수치로,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내외 기관 전망치(1.7~1.8%)를 웃돈다.

정부는 이번 수치를 단순한 예측이 아닌 ‘정책형 전망’으로 규정했다. 내수 회복 흐름이 점차 확산되고, 반도체 업황 개선과 적극적 재정·금융 정책이 결합될 경우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안정과 공급 측 물가 압력 완화를 전제로 2.1%를 전망했다. 성장과 물가를 동시에 관리하겠다는 정책 기조가 분명히 드러난 대목이다.

내수가 중심…소비 회복·건설 반등에 방점

이번 성장전략의 핵심 축은 내수다. 정부는 민간소비 증가율이 지난해 1.3%에서 올해 1.7%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질 구매력 개선과 소비심리 회복, 기준금리 인하 효과의 누적, 소득·고용 지원 정책이 소비를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로 평균 소비성향이 낮아지는 구조적 제약은 여전한 변수로 꼽혔다.

건설투자는 성장 반등의 최대 변곡점으로 제시됐다. 지난해 9.5% 감소하며 성장률을 끌어내렸던 건설투자가 올해는 2.4% 증가로 플러스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공장 건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대형 프로젝트 본격화와 함께 수주·착공 등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다만 지방 주택시장 침체와 미분양 누적은 회복 속도를 제약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

반도체·AI가 끌고, 금융이 민다

수출과 투자의 중심에는 반도체와 첨단 산업이 있다.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매출 증가율 전망이 기존 20~30%에서 40~70%까지 상향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반도체 수출 호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AI·첨단공정 수요를 중심으로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뒷받침할 핵심 수단으로 정부는 생산적 금융을 전면에 내세웠다.

총 150조원 규모로 조성될 국민성장펀드는 올해 첫해에만 30조원을 AI·반도체·이차전지 등 국가전략산업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6000억원은 국민참여형 펀드로 조성해 성장의 과실을 국민과 공유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20조원 규모의 한국형 국부펀드를 신설해, 싱가포르 테마섹처럼 상업적 수익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장기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2% 성장’ 너머의 과제…잠재성장률 반등

정부가 이번 전략에서 강조한 진짜 목표는 단기 성장률 숫자 자체가 아니라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를 되돌리는 것이다.

정부는 현 구조가 유지될 경우 2030년대 잠재성장률이 1% 내외, 2040년대에는 0%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거시경제 적극 관리 △잠재성장률 반등 △국민 균형 성장 및 양극화 완화 △대도약 기반 강화 등 4대 정책 방향 아래 15대 정책 과제와 60여 개 세부 과제를 제시했다.

반도체 2강, 방위산업 4대 강국, 바이오·K-콘텐츠 육성 등 국가전략산업 중심의 성장 모델이 중장기 비전의 핵심이다.

대통령 “대도약의 원년”…성장 양극화 구조적 문제 지적

이날 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성장 전략의 방향성으로 ‘포용 성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올해는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이 돼야 한다”며 “성장의 결과와 과실이 일부에만 귀속되는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한국 경제가 ‘K자형 성장’이라는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형적 지표만 보면 지난해보다 경제가 나아질 수 있지만, 다수 국민은 이를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며 “성장 양극화는 단순한 경기 차이가 아니라 우리 경제 시스템이 던지는 무거운 질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청년층 문제를 미래 성장의 핵심 리스크로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에게 불리한 K자 성장은 미래 성장 동력 자체를 위협한다”며 “다음 세대가 희망의 끈을 놓게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성장하는 만큼 국민 모두가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함께 누려야 한다는 것이 이번 정부의 강력한 의지”라며, 청년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시장의 평가…“의지는 분명, 실행력이 관건”

시장에서는 정부가 비교적 공격적인 성장 경로를 제시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재정 지속 가능성과 정책 실행력을 성패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2% 성장은 단기적으로 가능해 보이지만, 건설·서비스업 구조 문제와 고령화, 재정 부담까지 함께 풀어야 잠재성장률 반등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상반기 중 ‘경제 대도약 액션플랜’을 마련하고, 광복 100주년인 2045년을 목표로 한 장기 성장 비전도 구체화할 방침이다. 올해 2% 성장이 일회성 반등에 그칠지, 저성장 탈출의 출발점이 될지는 정책 실행력과 시장의 신뢰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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