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6일 "유동성 여건만 놓고 보면 미국과 한국의 투자 비중을 늘려야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하건형 연구원은 "작년 유동성 환경이 양호했던 국가 순서는 유로존 > 미국 > 한국 > 중국 순이었다면 올해는 미국 > 한국 > 유로존 > 중국 순으로 유동성 여건을 평가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각국 유동성 환경과 관련해 우선 미국은 실질금리가 긴축 영역에 위치해있지만 막대한 재정 지출과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에 기반한 내부 유동성이 민간 신용 창출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금년에는 확장재정과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은 유지된 채 추가 통화 완화로 실질금리가 완화적인 수준으로 변모할 것으로 판단돼 유동성 환경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유로존은 선제적 통화완화로 실질금리 부담이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확장 재정을 제한한 과정에서도 신용 자극이 이미 확장 국면에 진입하는 등 민간을 중심으로 유동성 창출이 활발했지만 작년 중반부터 금리 인하가 중단돼 실질금리의 추가 하락이 제한되고 있다고 했다.
금년 중반을 기점으로 통화완화 효과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유동성 환경이 단기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중국은 강력한 부양책으로 신용 자극의 마이너스(-) 폭을 줄이고 있으나 여전히 유동성 함정 영역에 머물러 있다고 해석했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어려운 만큼 재정정책의 보조가 필요한 구간이라고 했다.
작년 12월 경제공작회의에서 ‘더 적극적 재정 정책’, ‘적절히 완화적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한 만큼 유동성 창출 속도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 실질금리 부담 속에 신용 자극지수가 마이너스(-)로 시중 유동성 창출이 원활하지 않다고 했다.
하 연구원은 "한국은 금융 불균형 문제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2026 예산안에서 추가 재정 확대가 제한된 만큼 유동성 창출이 용이하지 않다"면서 "다만 정부는 ‘생산적 금융’을 통해 민간의 신용 창출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 자금을 활용해 투자가 집행되는 만큼 금년 하반기로 가면서 신용 창출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에브리띵 랠리의 배경 '유동성'...그리고 유동성에 대한 오해
2024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주식과 채권, 금, 가상자산 등이 동반 상승하는 이례적인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가 나타난 바 있다.
통상적으로 경기국면에 따라 엇갈린 행보를 보이던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자 시장 참여자들은 공통 분모로 유동성을 지목하곤 했다.
모든 자산이 오르는 현상은 화폐가치의 상대적 하락, 즉 풍부한 유동성 공급의 결과라는 믿음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시장에서도 유동성이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다. 금융시장은 전통적인 공식인 유동성 공급 확대가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 연구원은 다만 현재 시장 상황을 유동성 측면에서만 바라보면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발견된다고 풀이했다.
그는 "먼저 유동성 확대라는 전제 조건 자체가 과대평가됐다. 유동성 절대 규모가 증가하는 것은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따라서 유동성을 평가할 때 절대액이 아닌 경제 규모 대비 비중(M2/GDP)이나 증가율과 같은 상대 지표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 추세와 비교할 때 현재 유동성 증가 속도는 과거 대세 상승기를 이끌었던 유동성 팽창기에 비해 빠르지 않다. 즉 시장이 느끼는 유동성 홍수는 실체가 없는 심리적 착시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데이터 상으로도 유동성 공급과 자산 수익률 간 인과관계가 약화됐다고 했다.
하 연구원은 "글로벌 M2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증가폭을 확대하기 시작한 2023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누적 유동성 증가폭이 가장 컸던 국가들이 반드시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하지 않았다"면서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한 중국 등의 자산 시장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주요국 대비 느린 금리 인하로 유동성 증가폭이 제한됐던 미국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했다.
즉 현재 자산 가격 상승이 단순한 돈의 힘이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 차별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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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통화량 총량의 함정
글로벌 M2는 각국의 통화량을 구매력 평가 기준 등으로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문제는 평균값이 전체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M2 증가를 견인하는 나라는 중국과 일부 신흥국이다. 반면 기축통화국인 미국과 유로존의 M2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거나 정체돼 있다"고 했다.
그는 "즉 글로벌 유동성 지표가 개선되는 것이 돈이 잘 도는 곳에서 유동성이 늘어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신용 창출이 더딘 곳에서 통화량 공급이 빠르게 늘어 글로벌 통화량 증가를 견인한다"고 했다.
유동성은 정부나 중앙은행 등 공공 부문에서 최초로 공급한 다음 민간에서 신용 창출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단순히 통화량이 늘어난다고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다. 화폐수량설(화폐공급량(M) * 화폐유통속도(V) = 재화 및 서비스 가격(P) * 재화 및 서비스 생산(Q))에 따르면 통화량이 늘어도 화폐유통속도가 급락하면 효과가 상쇄된다.
현재 M2 통화량 확대를 주도하는 중국의 경우 부동산 침체와 디플레이션 심리로 경제 주체들이 돈을 쓰지 않고 예금으로 묶어두는 현상이 뚜렷하다. 즉, 정부나 중앙은행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더라도 자산시장이나 실물경제로 제한적으로 유입되다보니 유동성 지표와 자산 가격 간 괴리가 나타난다.
하 연구원은 유동성 방정식을 다시 쓸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질금리 갭(r* - r)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 연구원은 "공공 부문에서 창출되는 유동성 지표인 M2보다 민간 신용 창출까지 감안한 최종 유동성 지표를 살펴봐야 한다. 최종 유동성 지표는 사후적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유동성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를 추가해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가격 변수인 ‘실질 금리 갭(r* - r)’이다. 단순한 명목 기준금리가 아닌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체력인 중립금리(r*) 대비 현재 실질 금리(r)가 낮은 지, 높은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가 높아도 혁신으로 인해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금리(r*)가 더 높다면 이는 긴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때 금리는 물가 상승률을 차감한 실질 금리여야 한다.
하 연구원은 "해당 기준을 적용할 때 가장 우호적인 환경을 가진 국가는 일본"이라며 "BOJ가 금리인상 기조로 돌아섰음에도 인플레이션이 정책금리(0.75%)를 상회해 실질 금리가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명목 금리가 5%대로 높지만 유동성 환경이 긴축적이지 않다고 했다.
AI 등 기술 산업과 공급망 재구축 수요로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중립금리가 상승한 결과라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의 높은 이익률이 고금리 비용을 상쇄하고 있어 실질 금리의 긴축 강도는 완화적이라고 했다.
유로존 역시 재융자금리가 2.15%로 가파른 물가 안정에도 여전히 실질 중립금리가 마이너스(-)라고 했다.
중국은 정반대다. 인민은행이 금리를 낮췄음에도 물가 상승률이 0%대에 근접하거나 디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 연구원은 "중국 실질금리는 오히려 미국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역시 실질금리 환경이 녹록지 않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실질 중립금리는 -0.2~1.3% 수준"이라며 "현재 기준금리 수준과 물가 안정세를 감안할 때 실질 중립금리 범위 중간에 위치한다"고 했다.
한국은 동행지수가 기준치(100)를 하회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하단에 가까이 가야 신용 창출을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
■ 유동성, 재정충격 더하고 신용자극 요인을 감안하면 어디가 유리할까
하 연구원은 다음으로 유동성 공급 변수인 재정 충격을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통화정책으로만 유동성이 결정되던 시대는 지났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및 양적 긴축 등으로 유동성을 조이더라도 정부가 재정을 확장적으로 가져갈 경우 민간 유동성이 보강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재정 우위 현상이라 한다.
다만 확장 재정에 따른 구축 효과도 감안해야 한다. 기간 프리미엄 상승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확장 재정이 반감될 수 있다.
하 연구원은 해당 부문에서 가장 돋보이는 국가는 단연 미국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및과학법(CHIPS Act), 트럼프 2기 개정세법(OBBBA), 국방비
지출 등을 통해 막대한 재정 적자를 감수하며 돈을 풀고 있다. 이러한 재정 지출은 연준의 양적 긴축 효과를 상쇄하는 핵심 유동성 공급원이 되고 있다.
그는 "재정지출은 미국 주가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이는 핵심 요인"이라며 "중국 역시 정부 주도의 강력한 부양책을 시도하고 있지만 지방 정부의 부채 문제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재정 승수 효과가 미국만큼 민간으로 빠르게 파급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유로존은 재정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했다. 유럽에선 팬데믹 이후 일시 중단됐던 재정 준칙이 재차 강화됐다. 각 회원국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같은 대규모 재정 부양을 통한 유동성 공급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은 2025년 들어 새로운 재정 국면을 맞이했다.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기조를 공식적으로 종료했기 때문이다.
하 연구원은 "한국은 2025년 한 해에만 두 차례의 추경을 편성해 확장 재정 기조로 전환했다. 다만 기축통화국이 아닌 소규모 개방 경제의 특성상 무제한적 재정 확대는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한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미국에 비해 낮으며 균형 재정을 강조하는 유로존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2026년 예산안에서 전년대비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낮추는 방향을 제시했다. 따라서 한국의 재정 투입이 시장에 유의미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트리거로 작용하기엔 한계가 뚜렷하다"면서 "주요국의 장기 금리를 경기 흐름을 고려해 살펴보면 중국과 미국은 상대적으로 확장 재정에 따른 구축 효과가 제한적인 반면 유로존과 한국은 관련 우려가 금리에 투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 연구원은 민간의 신용 창출 능력, 즉 신용 자극지수를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동성 관련 마지막으로 핵심 변수는 민간의 신용 창출 능력을 의미하는 ‘신용 자극지수’이며 유동성의 저량(stock)이 아닌 유량(flow)을 측정한다"면서 "GDP 대비 신규 대출 및 신용창출 규모의 변화율을 나타내는 신용자극지수는 민간 신용 확대에 따른 유동성 창출 수준을 측정한다"고 밝혔다.
해당 지표는 주식 등 자본을 통한 유동성 창출을 포착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그럼에도 대출 뿐만 아니라 채권 등을 통한 자금 조달 수준이 확인되는 만큼 직, 간접 금융을 통한 유동성 창출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 지표는 주요국 중에서 유로존이 양호하다고 했다. 2023년 하반기 저점을 통과해 마이너스(-) 폭을 축소하다 2024년 4분기로 가면서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후 계속적으로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하 연구원은 "ECB의 금리 인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기업 및 가계의 신용 창출이 본격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금융시장 내 유동성이 신용창출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미국은 신용 자극지수가 정점을 통과해 완만한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어 신용 창출에 따른 유동성이 늘어나는 구간이라고 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재정 지원 하에 시장을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잉여현금흐름을 통해 자체적으로 투자를 집행한 결과"라고 했다.
그는 "중국은 신용 자극지수가 2025년 1분기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져 유동성 함정에 갇힌 것을 시사했다. 다만 2025년 2분기에 마이너스(-)폭을 줄였다. 확장 재정 강도가 강화됐을 뿐만 아니라 인프라 및 부동산 등 전통경제에 집중됐던 정부의 재정 지원 방향이 이구환신 및 설비갱신 등 신경제에 집중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2025년 하반기까지 신용 창출이 미미했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부담 속에 고금리 여파가 신용을 제한한 결과라고 했다. 특히 부동산 등 특정 부문으로 가계 및 기업부채 쏠림이 심화돼 전반적인 민간 신용 창출 능력이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실질금리, 재정충격, 그리고 신용자극이라는 3대 변수를 종합해 4개 권역의 금융환경을 추정해보면 미국은 '개선 기대', 유로존은 '단기 정점', 중국은 '완만한 회복', 한국은 '하반기 개선'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유동성 여건 관점에선 미국>한국>유로존>중국 순서로 양호하며, 이를 투자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동성 여건, 유로존·중국보다 미국·한국 투자 비중 늘려야 하는 시점 - 신한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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