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2-28 (일)

(상보) 한은, 내년 금리 인하 여부 ‘신중 모드’…물가·집값·환율 종합 판단

  • 입력 2025-12-26 06:40
  • 김경목 기자
댓글
0
(상보) 한은, 내년 금리 인하 여부 ‘신중 모드’…물가·집값·환율 종합 판단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기준금리 운용과 관련해 기존의 완화 기조에서 한층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물가 흐름과 경기 회복 속도는 물론 수도권 주택가격, 가계부채, 환율 변동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리 인하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은 25일 공개한 ‘202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에서 “향후 물가·성장 흐름과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추가적으로 인하’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내년에는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물가와 관련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 근방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이나, 높은 환율과 내수 회복세 등으로 상방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성장세에 대해서는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통상 환경, 반도체 경기, 내수 회복 속도 등을 둘러싼 상·하방 위험이 모두 크다”고 설명했다.

금융안정 역시 통화정책 판단의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리스크 전개 상황,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지속적으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자산시장과 금융시스템에 대한 점검 및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비은행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 프로세스를 사전에 점검할 계획이다.

외환시장 대응 기조도 보다 적극적으로 제시됐다. 한은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외환 부문의 경계감이 높아진 만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과도한 쏠림 현상에는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함께 구조적인 외환 수급 불균형 개선에 나서는 한편,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비거주자 간 역외 원화 사용 관련 규제 정비 등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제고 정책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내년 1월부터 은행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긴급여신 지원체계가 시행되며,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위한 신규 금융중개지원 프로그램 도입도 검토된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예금 토큰 상용화 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낸다. ‘프로젝트 한강’ 2차 실거래 실험과 국고금 집행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입법 논의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운영 방향을 두고 “내년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이 경기 부양보다 물가와 금융안정 관리로 이동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