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4일 환율과 매매주체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가벼워 장중 특정 매매자들의 수급 영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계속해서 달러/원의 진정 여부가 주목을 끌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엔 금리 레벨이나 연초 수급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저가매수로 나설 만하지만 아무래도 환율이 부담이란 평가들도 이어졌다.
미국채 시장은 4%(연율)를 넘는 놀라운 3분기 GDP 성장세를 확인한 뒤 단중기 구간 위주로 약세를 나타냈다.
■ 美10년 4.16%대 보합...뉴욕 주가 상승 지속
미국채 금리는 23일 단중기 구간 위주로 상승했다.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대폭 상회하자 내년 추가 금리인하 전망이 약해진 영향이다.
다만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뒤늦게 발표된 데이터라는 평가도 나오면서 금리 움직임은 제한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보합인 4.165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80bp 떨어진 4.8250%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채2년물은 3.25bp 오른 3.5320%, 국채5년물은 1.95bp 상승한 3.7330%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금리가 장중 상승 압력을 받자 긴장하기도 했으나 최근의 산타 랠리 분위기를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9.73포인트(0.16%) 오른 48,442.41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1.30포인트(0.46%) 오른 6,909.79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은 133.02포인트(0.57%) 오른 23,561.84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강해졌다. 정보기술과 통신서비스주가 1%씩, 에너지주는 0.6% 각각 올랐다. 반면 필수소비재주는 0.4%, 헬스케어주는 0.2%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엔비디아가 3%, 브로드컴이 2% 각각 올랐다. 알파벳도 1.5% 높아졌다. 미국 드론 제조사인 언유주얼머신스는 9.2% 급등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신모델 드론 수입을 금지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반면 테슬라는 0.7%, 오라클은 1.5% 각각 내렸다.
뉴욕 주식시장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는 오후 1시에 거래를 일찍 마치고, 25일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휴장한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엔화가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오름세를 이어가자 달러인덱스은 이날도 밀려 내려갔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2% 낮아진 97.9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4% 높아진 1.1791달러, 파운드/달러는 0.25% 오른 1.349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52% 내린 156.23엔에 거래됐다. 최근 가타야마 사츠키 일본 재무상은 "엔화 변동이 투기적인 만큼 과도한 엔화 움직임에 '자유 재량권'을 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8% 하락한 7.018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62%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5일 연속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37달러(0.64%) 상승한 배럴당 58.3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31달러(0.5%) 오른 배럴당 62.38달러에 거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무언가 하려고 하거나 강경하게 나오려 한다면 그것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놀라운 미국의 3분기 성장세
미국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상무부는 23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연율 4.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3.3%)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2023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직전 분기인 2분기 성장률(3.8%)보다도 높다.
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데다 수출 증가와 수입 감소가 겹치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 관세 부과를 앞둔 일시적 수입 급증의 여파로 0.6% 역성장을 기록했으나, 2분기에 3.8%로 반등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성장 속도를 더욱 높인 것이다.
이번 깜짝 성장은 개인소비가 주도했다. 3분기 개인소비는 전분기(2.5%)보다 크게 확대된 3.5% 증가했으며, 성장률 기여도는 2.39%포인트에 달했다.
관세 부과와 고용 둔화가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와 달리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가 회복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 호조와 수입 감소도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3분기 중 수출은 8.8% 증가한 반면 수입은 4.7% 감소하면서 순수출은 성장률을 1.59%포인트 높이는 데 기여했다. 정부 지출 역시 2.2% 늘어나 성장률을 0.39%포인트 끌어올렸다.
반면 민간투자는 0.3% 감소해 약보합에 머물렀다. 민간투자는 관세 시행을 앞두고 재고 투자가 급증했던 1분기 이후 2분기 급락했으며, 3분기에는 변동성이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히는 민간지출(국내 민간구매자에 대한 최종 판매) 증가율은 3.0%를 기록했다. 이는 소비와 민간 수요의 기조적 흐름이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이번 3분기 GDP 수치는 10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 이어진 역대 최장(43일)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발표가 지연된 것이다. 상무부는 이번 발표가 당초 예정됐던 속보치와 잠정치를 대체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3분기까지는 강한 성장세가 확인됐지만, 셧다운의 영향이 반영될 4분기에는 성장률이 다소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다만 소비와 민간 수요가 일정 수준의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흐름은 당분간 견조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편 소비자심리는 약한 편이었다.
컨퍼런스보드는 23일 12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89.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수정치 92.9보다 3.8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시장 전망치(91.0)도 하회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최근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제조업 경기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내구재 수주가 10월 들어 다시 감소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인구조사국(상무부)은 23일 10월 제조업 내구재 신규 주문이 계절조정 기준 3074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 대비 68억달러(2.2%) 감소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1.5%)를 하회한 것이다.
■ 달러/원, 8개월래 최고 기록하며 연고점 '밀착'
3시30분 기준 달러/원 환율은 전날 3.5원 오른 1,483.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약 8개월 반만에 최고 수준이다.
최근 당국이 환율 하향 안정을 위한 각종 대책들을 내놓았지만 수급 움직임은 박스 상단을 뚫으려는 듯이 움직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이틀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순매수했음에도 달러/원 상승 압력은 제어되지 않아 인상적이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2일 1조 1,140억원, 23일 9,54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틀간 2조원 넘는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수입업체 달러 결제 수요 등이 환율을 위로 끌어당겼다.
이제 연중 고점에서 당국 개입, 박스 상단 매도 강도 등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달러/원의 52주 최고가는 1,487.6원, 최저치는 1,253.0원이다. 연중 고점 수준에서 상단을 뚫고 1,500원을 향해 달릴 수 있을지, 레벨 경계감에 후퇴를 선택할 지 봐야 한다.
■ 한은, 금융안정 의지 유지...환율, 부동산 계속 문제
전날 한은은 법정보고서인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현재 환율 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외지급능력이나 금융기관의 손실 흡수 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근 환율 고공행진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과도하게 상황을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장 부총재보는 그러면서 "금융시스템 건전성 측면의 우려보다는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 전반의 양극화 심화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한국의 금융시스템은 국제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가운데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란 평가를 내놓았다. 금융기관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했다.
한은은 다만 고환율 경계감 속에 금융불균형이 커질 가능성도 의식하는 중이다.
한은은 "위험추구 강화 및 자산가격 상승 등으로 금융불균형 누증될 가능성 면밀히 점검하면서 거시건전성정책과의 공조를 지속하겠다"면서 "금융안정 위험 요인도 상시 점검하면서 필요할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 등 정책대응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주택시장에 대한 경계감도 피력했다.
장 부총재보는 "최근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 대책 이후 주택가격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주간 상승률은 높은 수준이며 가격상승 기대도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면서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관리는 계속해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은은 금융가격변수와 부동산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전했다.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주관한 금통위 내 '대표 매파' 장용성 금통위원은 "주가가 급등락하고 원화가 상대적 약세를 지속하는 등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취약부문의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가격이 정부 대책 이후에도 높은 상승세를 이어감에 따라 금융불균형이 누증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에는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달러/원 연고점 밀착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