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8일 환율과 외국인 선물매매 동향을 주시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일 장중 달러/원 환율이 1,480원을 넘어 오름폭을 확대하자 채권시장도 크게 긴장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원화 절하의 '내부적인 요인 영향'을 거론하면서 레벨에 대해서도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시사해 당국 움직임도 봐야 한다.
최근 고용지표 둔화를 확인한 미국채 시장은 CPI를 대기하면서 제한적인 약세를 나타냈다.
■ 美10년 4.1%대 중반에서 소폭 상승...나스닥 1.8% 속락
미국채 시장은 17일 소비자물가를 대기하면서 장기구간 위주의 제한적인 약세를 나타냈다. 2년물 금리는 약간 빠졌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10bp 오른 4.159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50bp 상승한 4.8280%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 수익률은 0.95bp 하락한 3.4840%, 국채5년물은 0.55bp 상승한 3.7000%를 기록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나스닥 위주로 속락했다.
최근 오라클, 브로드컴 등이 주도한 AI 버블 우려가 재연된 가운데 이번엔 오라클발 '데이터센터 투자유치 차질' 이슈가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나스닥은 418.14포인트(1.81%) 하락한 2만2,693.32를 나타내며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28.29포인트(0.47%) 낮아진 4만7,885.97, S&P500은 78.83포인트(1.16%) 내린 6,721.43을 기록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약해졌다. 정보기술주가 2.2%, 통신서비스주는 1.9%, 산업주는 1.6% 각각 내렸다. 반면 에너지주는 2.2%, 필수소비재주는 0.5%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오라클이 5.4% 급락했다. 최대 금융파트너인 블루오울캐피털과의 100억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투자협상이 결렬됐다는 보도 탓이다. 엔비디아는 3.8% 하락했고, 코어위브와 AMD 역시 7.1% 및 5.3% 각각 내렸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영국 금리인하 기대로 파운드화가 약해지자 달러인덱스가 밀려 올라가는 모습이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5% 높아진 98.3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7% 낮아진 1.1741달러, 파운드/달러는 0.34% 내린 1.3377달러를 기록했다.
영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돼 BOE의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있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2% 올라 예상치 3.5% 상승을 하회했다.
달러/엔은 0.65% 오른 155.73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6% 상승한 7.040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41%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베네수엘라 해상 봉쇄령 소식에 주목하면서 5일만에 반등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재 대상 유조선의 베네수엘라 출입을 전면 봉쇄하도록 지시했다는 보도가 주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67달러(1.21%) 상승한 배럴당 55.9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76달러(1.3%) 오른 배럴당 59.68달러에 거래됐다.
■ '비둘기' 월러, 금리인하폭 최대 100bp 제시
연준 내 도비시한 인사 중 한 명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최대 100bp까지 금리인하룸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월러 이사는 17일 "현재 정책금리는 중립금리보다 0.50~1.0%p 높은 수준에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경로가 유지된다면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월러는 "고용 증가율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는 건강한 노동시장이 아니다"라며 고용흐름을 걱정했다.
전날 발표된 고용지표에서도 신규고용 증가 폭은 크게 줄었고 실업률은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다만 급하게 금리를 내릴 상황은 아니라는 점도 거론했다.
월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완전히 잡힌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접근할 수 있다"며 "절벽에서 떨어지는 듯한 급격한 인하가 아니라 완만한 속도로 정책금리를 중립 수준을 향해 끌어내리면 된다"고 강조했다.
월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일축했다.
그는 향후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이 물가보다 노동시장 둔화 대응에 점차 옮겨가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월러는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두 명의 '케빈'이 파월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분위기지만, 연준 내 대표 비둘기파인 월러도 후보다.
하지만 월러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해 자신의 낮아진 차기 연준 의장 가능성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월러는 "나는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그 중요성에 대해 20년간 연구해왔다. 어떠한 정치적 압력에도 연준의 독립성을 지킬 것이다. 또 대통령과 연준 간 직접적 개입보다는 연준 의장과 재무장관 간의 정례적 소통이 바람직한 채널"이라고 했다.
연준은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해 3.50~3.75%로 조정했다. 하지만 점도표에선 내년 1차례 인하만을 시사해 트럼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 코스피 4천 재탈환...간밤 다시 휘청인 나스닥
전날 코스피지수는 57.28p(1.43%) 속등한 4,056.41을 기록하면서 4천선을 하루만에 탈환했다.
환율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한국 주식시장 시총 1,2위를 차지하는 반도체주가 시장 분위기를 돌렸다.
전날엔 삼성전자가 5.0%, SK하이닉스가 4.0% 뛰면서 시장을 끌어올렸다. 사실상 지수 상승분은 이 두 종목의 상승분이었다.
마이크론 실적발표를 앞두고 외국인이 장중 전기전자를 당기면서 지수를 견인했다.
결국 미국에서 마이크론은 17일 장 마감 뒤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8% 넘게 뛰었다.
외국인은 최근 3일 연속 코스피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다만 16일엔 1조, 350억원을 대거 순매도한 뒤 전날엔 소폭(278억원)의 순매도만 기록했다.
미국 정규시장에서 오라클발 AI 회의론에 필리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8%나 급락했지만, 마이크론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내 국내 주식시장의 움직임이 더욱 주목된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 특정 섹터에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각 부처 업무보고가 만만치 않은 변동성을 주고 있어 관심을 끌었다.
최근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 검토 언급 후 TS트릴리온·메타랩스·이노진 등이 폭등하기도 했다. 또 카지노 관련 종목(GKL, 롯데관광개발, 파라다이스) 등은 카지노 운영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대통령 발언에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 오라클발 AI 회의론 vs 마이크론의 양호한 실적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3.82% 하락한 6695.30포인트를 기록했다.
오라클이 ‘데이터센터 투자유치 차질’ 소식에 5% 급락하면서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두드러진 낙폭을 보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라클이 오픈AI를 위해 추진 중인 100억달러(약 14.7조원) 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에서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핵심 투자 파트너였던 블루아울 캐피털이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인 엔비디아(-3.8%), 브로드컴(-4.5%), TSMC(-3.5%), ASML(-5.6%), AMD(-5.3%), 퀄컴(-2.2%) 등이 모두 하락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도비시한 발언이 주식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어주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AI 종목들은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장 마감 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강력한 실적 모멘텀을 재확인시켜줬다.
마이크론은 17일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9~11월) 매출이 136억4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4억1900만달러로 168% 급증했고, 영업이익률은 47%에 달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78달러로 집계돼 시장 컨센서스(3.95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가 급증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사업부별로는 클라우드 메모리 부문 매출이 52억8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8% 늘었고, 모바일·클라이언트 부문은 42억5500만달러로 63% 증가했다. 자동차·임베디드 부문 매출도 17억2000만달러로 48% 성장하는 등 전 사업부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다음 분기에 대한 전망도 ‘서프라이즈’였다.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2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183억~191억달러를 제시해 컨센서스(약 144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EPS 전망치 역시 8.42달러로, 시장 예상치(4.71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AI 수요 급증과 공급 타이트 현상이 이어지며 메모리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모든 사업부에서 의미 있는 마진 확대를 달성했다. 2분기뿐 아니라 2026회계연도 전체 실적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 환율과 중앙은행 고심
최근 달러/원 환율이 주식시장 외국인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경계감을 주고 있는 가운데 한은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
전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설명회에서 "지금 환율은 1400원 초반에서 시작해서 미국의 안정에도 불구하고 한국 절하는 내부적인 요인 크다"면서 "변동성 뿐만 아니라 레벨에서도 조율을 통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재는 "연말 수급 때문에 환율 변동성이 큰 측면이 있다. 수급을 통해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국민연금이 거시 영향을 고려해 정책을 조율해 주기로 한 것은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전통적인' 외환 위기를 말할 상황은 아니지만 위기라고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총재는 "몇 번 말하지만 우리는 순채권국가로 오히려 해외자산이 많아서 환율이 절하될 경우 이익을 보는 사람도 많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금융위기라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다른 면에선 위기라고 볼 수 있고 걱정이 많다.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고, 환율이 오르면 내부에서 이익과 손해를 보는 사람이 극렬하게 나뉜다. 반도체와 조선이 수출이 잘되어서 경제가 유지되고 있는 반면에 수입업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는 "환율이 많이 절하된 데에는 한미 경제성장률 차이가 크고, 한미간 금리격차가 크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한국 주식시장에 있고 장기적 요인이 작동을 한다. 이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요인들은 다 이유가 있고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시간이 걸리는 사이에 정책 담당자로서 시간이 걸린 문제만 얘기할 수가 없어서 단기적 수급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장황하게 얘기했다.
총재와 한은 관계자들은 또 한미투자로 매년 200억불이 나갈 수 있다는 우려 등에 '과도한 점'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금의 환율이 유지되면 물가상승률이 2.3% 정도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채권투자자들은 전날 달러/원 환율이 1,480원을 넘어 오름폭을 확대하는 모습을 본 뒤 크게 긴장한 바 있다.
또 3시30분 기준 달러/원 가격은 1479.8원을 기록하며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8개월 여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자율 시장도 다시금 주식시장의 외국인 매매와 달러/원 환율 움직임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달러/원 환율은 레벨을 낮추면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환율에 고정된 시선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