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2-12 (금)

(상보) FOMC, 기준금리 3회째 25bp 인하...파월 “현재 금리, 좋은 위치...인상 의견 없다”

  • 입력 2025-12-11 07:06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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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올해 들어 세 번째, 3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다만 내년 이후의 인하 경로에 대해서는 한층 신중한 입장을 드러내면서 연준 내부의 정책적 균열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표결에 참여한 12명의 위원 가운데 9명이 인하에 찬성했으나, 3명은 이례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0.50%포인트 ‘빅컷’을 주장했다. FOMC 내에서 세 명의 이견이 나온 것은 6년 만이다.

정책 결정문에서 연준은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이라는 양대 목표 사이에서 하방·상방 위험이 모두 존재한다”며 “추가 조정의 ‘정도와 시기’를 판단하는 데 있어 새로 들어오는 데이터와 전망 변화를 면밀히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준이 향후 수개월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거나 동결을 선택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 “현재 금리, 중립 범위…인상 의견은 단 한 명도 없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금리 수준은 중립금리 추정 범위 안에 있으며,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기에 ‘좋은 위치’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위원들 사이에 금리인상 의견은 단 한 명도 없다”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견조한 소비와 기업 투자, 특히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 동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이날 경제전망(SEP)에서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종전 1.8%에서 2.3%로 대폭 상향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1.7%)보다도 높다.내년 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종전 2.6%에서 2.4%로 하향했다.

다만 노동시장 측면에서는 위험 요인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최근 실업률이 4.4%로 상승하고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며 ‘저고용·저해고’ 국면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고용이 크게 늘지 않아도 경제가 성장하는 등 구조적 생산성 향상이 일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점도표 ‘매파적 인하’…단기 국채매입 재개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는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 위원들이 예상한 2026년 말 금리 중간값은 3.4%다. 이는 지난 9월 전망치인 2.9%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로 향후 동결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기준 금리 인하 수준인 연 3.6%를 감안하면, 내년 1년 동안 금리 인하는 단 한 차례(0.25%포인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시카고상품 거래소의 페드워치는 내년 1분기까지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준은 또한 내후년인 2027년 금리 전망치 역시 기존 2.9%에서 3.1%로 상향 조정됐다. 연준은 고용과 인플레이션 등 각종 지표 지연에 따라 내부 이견이 깊어지면서 향후 인하 결정에 보다 신중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연준이 인플레이션 재확산 위험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을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연준은 이번 성명서를 통해 양적긴축(QT)은 공식 종료했다. 대차대조표 확대 등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향후 몇 달간 국채 매입 규모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오는 12일부터 한 달 간 약 400억달러, 우리 돈 58조8천억원 규모의 단기 국채를 매입하는 유동성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내부 균열 심화 속 정책 불확실성 커져..파월 발언 이후 시장은 안도

이번 결정은 향후 연준 내부의 논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을 예고한다.

인플레이션 재고착 위험을 강조하는 ‘매파’, 고용 둔화를 우려하는 ‘비둘기파’, 여기에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는 초완화론까지 세 갈래로 갈라져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5월 임기 만료를 앞둔 파월 의장의 영향력이 점차 약해지는 가운데, 차기 의장 인선이 통화정책 경로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인물을 선호해 왔다는 점에서 정치적 개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파월 의장의 금리인상 일축과 단기 국채매입 재개 등 발언 이후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뉴욕주식 주요 지수는 장 막판 상승 전환했고, 단기 국채 중심으로 금리가 크게 하락하며 ‘불 스티프닝’ 흐름을 보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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