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미국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을 중국과 일부 승인된 국가에 조건부로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관련 사실을 알렸으며, 시 주석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책과 관련해 “25%가 미국에 지급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 강화, 세금 납세자 혜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 위대한 기업들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저성능’ 제품을 만들도록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게 했다. 이는 혁신을 늦추고 미국 노동자를 해친 정책이었다. 그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H200은 엔비디아의 ‘호퍼’ 아키텍처 기반 칩 중 최고 성능을 갖춘 제품으로, 현재 중국 수출이 승인된 저사양 칩 H20과 비교할 때 성능 격차가 크다. AI 추론에서는 H20 대비 2배, 텐서 코어 연산 성능은 6배 이상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신 ‘블랙웰’ 기반 GPU보다는 성능이 뒤처진다.
이번 수출 허용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미국 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도 그간 중국 시장 진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황 CEO는 지난 10월 말 개발자 행사(GTC)에서 미국이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진출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AI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AMD, 인텔 등 다른 미국 기업에도 동일한 접근을 적용할 것이라며, 항상 ‘미국 우선(America First)’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H200 칩의 실제 중국 도입 여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기존에 수출이 허용된 H20 칩도 보안 우려를 이유로 자국 기업들에 사용을 제한한 바 있어 이번 칩 수입 허용이 곧바로 판매로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날 보도가 나온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 종가 대비 3% 이상 오른 188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일부 상승폭을 반납해 185.55달러로 정규장을 마쳤다. 트럼프 메시지가 정규장 종료 후 전해지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대 상승을 보이고 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이번 수출 조건의 세부 사항을 현재 마무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