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7일 한은 총재의 코멘트를 확인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이날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별 다른 예외가 없다.
환율 고공행진, 서울 집값 상승폭 확대 등 금융안정 요소를 고려할 때 금리 동결은 당연하다.
한은 총재가 이번 금리인하 사이클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관심이다.
올해엔 현재까지 7번의 금리결정회의 중 2번 인하, 5번 동결이 이뤄졌다.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회의를 맞이한 가운데 5번의 금리 동결 과정에서 4번 인하 소수의견을 냈던 신성환 위원의 소수의견 여부도 주목을 끈다.
미국채 시장에선 금리가 강보합 수준을 나타냈으며, 주가지수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 美10년 금리 강보합...英 길트채 금리 급락
미국채 금리시장에선 단기구간 금리가 오르고 중장기 구간 금리가 하락했다.
국채10년물 금리는 4% 레벨에서 추가 강세 동력이 약화되면서 강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영국 가을 예산안 발표 이후 재정우려 완화로 길트채 금리가 급락해 미국채 강세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주간실업 감소, 뉴욕 주가 상승으로 10년물 수익률 낙폭은 제한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1bp 하락한 3.995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90bp 떨어진 4.642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60bp 오른 3.4770%, 국채5년물은 0.15bp 내린 3.5685%를 나타냈다.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청구건수가 21만6000건으로 전주보다 6000건 줄었다. 이는 7개월 만에 최저치이자 예상치 22만5000건을 밑도는 결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공개한 베이지북에 따르면, 11월 경제활동이 대부분 지역에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다만 고용이 소폭 감소했고, 소비가 양극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베이지북은 전했다.
영국 10년물 금리는 7.51bp 급락한 4.5219%를 기록했다. 최근 영국 10년물 금리는 미국채 금리 하락과 발맞춰 5일 연속 레벨을 내린 상태다. 영국2년물 금리는 1.95bp 떨어진 3.7525%를 나타냈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2030년까지 260억파운드(약 50조원)에 달하는 추가 증세를 추진하는 새 예산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400억파운드 규모의 증세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세금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다. 경기 둔화와 재정 압박 속에서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 뉴욕 주가 상승 지속
뉴욕 주가지수는 4일 연속 올랐다. 최근 윌리엄스, 월러 등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으로 12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증폭된 뒤 상승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14.67포인트(0.67%) 상승한 4만7427.12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46.73포인트(0.69%) 오른 6812.61, 나스닥은 189.10포인트(0.82%) 상승한 2만3214.69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강해졌다. 유틸리티와 정보기술주가 1.3%씩, 소재주는 1.2% 각각 올랐다. 반면 통신서비스와 헬스케어주는 0.5% 및 0.3%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엔비디아가 1.4% 반등했다. 전기차인 테슬라가 1.7%, 리비안은 4% 각각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8% 높아졌다. 반면 최근 연일 올랐던 알파벳은 조정을 받으며 1.1% 반락했다.
27일 뉴욕 금융시장은 추수감사절 연휴로 휴장한다. 28일은 오후 1시에 거래를 일찍 마친다.
달러가격은 파운드 강세 등으로 약해졌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8% 낮아진 99.5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3% 높아진 1.1599달러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는 0.57% 오른 1.3240달러를 기록했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오는 2030년까지 260억파운드에 달하는 증세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영향을 받았다. 이같은 계획대로라면 5년 후 세수가 국내총생산(GDP)의 38.3%까지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게 된다.
달러/엔은 0.23% 상승한 156.42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9% 하락한 7.0695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77%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달러 약세와 저가 매수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70달러(1.21%) 오른 배럴당 58.6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42달러(0.67%) 높아진 배럴당 62.90달러에 거래됐다.
■ 영국 예산과 세금 정책
현지시간 26일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의회에서 소득세 기준 동결, 개인연금 비과세 한도 축소, 전기차 주행세 신설 등을 포함한 예산안을 공개했다.
이번 증세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소득세 과세구간의 2030~2031 회계연도까지 동결이다.
임금은 오르지만 과세 기준은 그대로여서 자연스럽게 더 많은 근로자가 높은 세율에 편입되는 ‘잠행적 증세’다. 영국 정부는 이를 통해 총 83억파운드(약 16조원) 수준의 추가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연금 납입 시 소득에서 공제되는 면세 한도는 연 2,000파운드로 축소돼 47억파운드의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 배당·저축·자산 소득세율 인상(2%포인트), 도박세 개편,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대상 주행세 신설, ‘저택세(맨션택스)’ 도입 등도 포함됐다.
노동당이 요구해온 ‘두 자녀 초과 복지수당 제한 폐지’도 이번 예산안에 반영됐다. 이는 약 30억파운드의 재정 비용이 발생하는 조치다. 중등학교 도서관·놀이터 개선 등 청소년·교육 분야 지출 확대도 함께 발표됐다.
OBR은 세제 개편의 영향으로 2029~2030 회계연도까지 영국의 조세 부담률이 GDP 대비 38.3%로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2019~20년) 32.9%보다 5.4%포인트 높다.
영국 경제는 올해 상반기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 다시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 브렉시트 충격, 팬데믹 비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무역 갈등 등이 지속적으로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OBR은 올해 영국의 경제성장률을 1.5%로 상향 조정했지만 내년 전망은 기존 1.9%에서 1.4%로 낮췄다.
정치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스타머 정부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조사에서는 극우 성향 개혁당(Reform UK)에 뒤처지는 결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증세가 잇따르는 가운데 유권자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어 정부 내에서 지도력 위기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리브스 장관은 "긴축도, 무모한 차입도 피하면서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며 "가장 부유한 계층이 더 많이 기여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큰 충격 없이 국채금리가 안정된 점을 들어 "금융시장의 신뢰는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그러나 기업 투자와 가계 부담을 동시에 압박해 경기 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세수 확대 목적에 몰두한 나머지 성장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는 것이다.
■ 외환시장에 '다행인' 연준 12월 인하 기대
최근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화돼 국내 금융시장도 반사익을 누리고 있다.
우선 최근 달러/원은 1,480원에 근접했다가 연이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레벨을 낮췄다.
구윤철 부총리는 전날 실질적인 외환수급 방안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변동성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정부는 투기적 거래와 일방향 쏠림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외환시장 안정성과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뉴 프레임워크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전날 달러/원은 1457~1467원에서 등락하면서 변동성을 이어갔다.
구 부총리가 실질적인 외환 수급방안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달러/원은 오전 11시 30분을 기점으로 1,465원 전후 수준까지 속등하기도 했다.
채권, 주식 등 증시는 계속해서 환율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최근처럼 원화가 크게 흔들릴 때 미국 쪽에서 12월 FOMC 금리인하 기대감이 증폭된 게 행운이다.
■ 흔들린 주가도 연준 인하 기대에 4천 탈환 시도
최근 급락하면서 위기감을 키웠던 코스피는 전날 4천선에 다가섰다.
주식시장 역시 연준의 12월 금리인하 기대감 소생에 큰 도움을 받았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페드와치 기준 12월 인하 기대를 30%대 수준에서 70% 이상으로 단숨에 끌어올린 뒤 월러 이사가 더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한 상태다.
미국에서 윌러의 금리인하 종용 발언에 '트럼프맨' 케빈 해셋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유력한 것으로 보도되자 금리인하 기대감은 80%를 훌쩍 넘어섰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103.09p(2.67%) 급등한 3,960.87을 기록했다.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 증폭이 불안에 휩싸였던 한국 주가를 띄운 것이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6일 연속으로 전강후약 패턴을 보이면서 힘이 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날엔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로 지수를 끌어올렸다. 주가는 장 후반에 더 강해지면서 3,900선을 대폭 웃돈 게 특징이다.
전날 기관이 1조2,280억원, 외국인이 5,235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올렸다.
뉴욕 주가가 재상승 중인 가운데 국내 위험자산이 그간의 낙폭을 얼마나 더 만회해갈지 주목된다.
■ 25년 마지막 금리결정회의...총재는 매로 남을 것인가, 결자해지할 것인가
2025년 마지막 금리결정회의에선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 고공행진, 서울 집값 상승폭 재확대 등을 확인한 만큼 한은 입장에선 '금융안정'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금리 결정보다는 한은이 금리 인하 사이클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평가들도 많다.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방향 전환까지'(even the change of direction) 고려할 수 있다는 식으로 발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총재의 실언(?) 이후 한은 관계자들이 '여전히 금리인하 사이클에 있다'고 한 바 있다. 따라서 총재가 어떤 식이든 다시 정리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시장에선 최근 환율, 부동산 등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총재가 매파적인 면모를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최근의 '실언'을 바로잡아야 하는 문제나 금융시장 불안을 감안할 때 매파 일변도로 나가기도 어려울 것이란 관점들도 적지 않았다.
즉 상당수 채권투자자들은 "환율이나 부동산 등을 볼 때는 매파적인 스탠스를 취해야 하지만, 최근 시장 불안 양상으로 인해 공격적인 발언은 자제할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란 식의 예측을 했다.
금통위 내 독보적인 비둘기인 신성환 위원이 동결에 찬성해 만장일치 동결이 나오면 총재가 시장을 달래는 쪽에 무게를 둘 수 있는 반면, 신 위원이 다시 소수의견을 내면 좀 매파적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식의 전망도 보였다.
한은 총재가 발언을 강도를 어떻게 조율할지 이목이 집중돼 있다.
아무튼 시장은 한은 통화정책 스탠스와 함께 중앙은행의 경기관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이창용의 선택은...'매로 남기' vs '결자해지 하기'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