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1-26 (수)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美지표부진 + 연준 '비둘기' 공세...12월 금리인하 기대감↑

  • 입력 2025-11-26 08:12
  • 김경목 기자
댓글
0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美지표부진 + 연준 '비둘기' 공세...12월 금리인하 기대감↑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경제 둔화 신호가 일제히 쏟아지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추가 금리 인하’를 공개 지지하고 나서면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인하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주요 소비·고용 지표가 악화되는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동결을 고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 커지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서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1주일 전 50% → 현재 80%대 중반으로 급등했다.

소비·고용 지표 줄줄이 악화…“경기 둔화 뚜렷”

25일(현지시간) 발표된 지표들은 미국 경제가 식어가고 있음을 한목소리로 보여줬다.

우선 민간 고용을 보면 5배 속도로 빠르게 악화되는 양상이다.

ADP가 발표한 ‘민간 고용 주간 업데이트’에 따르면, 지난 4주간 민간 부문 일자리는 주당 평균 1만3,500명 감소했다. 이는 이전 주간 업데이트의 주당 2,500명 감소의 5배 수준으로 최근 1~2주 사이 감원 속도가 폭발적으로 늘었음을 의미한다.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공식 고용 통계 발표가 지연되면서 민간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앞서 발표된 9월 실업률도 4.4%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해 노동시장 둔화가 이미 현실화했음을 시사한다.

이번달 소비자신뢰지수는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보다 6.8포인트 떨어진 88.7을 기록했다. 기대지수는 63.2로 8.6포인트 급락하며 10개월 연속 ‘경기침체선(80)’ 아래에 머물렀다.

소비자들은 현재 경제 상황은 양호하다고 보는 반면, 향후 6개월 사업여건·고용·소득 전망은 크게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9월 소매판매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이었다.

미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7천333억달러로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8월의 0.6% 증가에서 크게 둔화된 것이며, 시장 전망치(0.4% 증가)를 밑도는 부진한 결과다.

특히 경기 흐름을 보다 명확히 보여주는 핵심 소매판매(자동차·휘발유·건축자재·외식 제외)는 9월에 0.1% 감소하며 5개월 만에 처음 역성장했다.

고물가·관세 부담, 실질소득 부진이 중산층·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 비둘기파 인사들 총출동…“금리 빨리 내려야”

경제 둔화 신호가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연준 주요 인사들이 최근 잇달아 공개적으로 선제적 금리 인하를 주문하고 있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고용 붕괴를 막기 위해 빠른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이런 연준 이사는 “실업률 상승은 지나치게 제약적인 통화정책 때문”이라며 “큰 폭의 금리 인하를 가능한 한 빨리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은 “신기루”라며 물가보다 고용 붕괴 위험이 훨씬 크다고 진단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실업 급등 가능성을 제기하며 동결이 인하보다 더 위험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데일리 총재는 “노동시장은 급격히(비선형적으로) 악화할 만큼 취약하다”며 금리 동결을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재상승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하며 “지금은 고용을 지키는 것이 더 큰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도 현재로선 고용 상황이 훨씬 위험하며 물가는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향후 몇 주 안에 고용지표가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며 추가 인하를 지지했다. 관세 영향을 뺀 인플레이션을 2.4~2.5% 수준으로 추정하며 연준 목표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연준 ‘2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단기적으로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윌리엄스 총재는 “정책은 여전히 긴축적이다. 단기적으로 금리를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의 발언 직후 시장에서는 12월 인하 확률이 급등하기도 했다.

차기 연준 의장 인선도 ‘완화적 전환’ 기대감 높여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경제참모 케빈 해싯 NEC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라고 보도했다.

해싯은 강한 비둘기파로 알려져 있으며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당장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기 의장 인선에 따라 통화정책 기조가 더 빠르게 완화 방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날 시장 심리에 영향을 줬다.

해싯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데이터가 가리키는 대로 당장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언급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월가는 그가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경우 추가 인하를 포함한 확장적 통화정책의 전환이 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美주식·채권시장 금리인하 기대에 즉각 반응…“12월 인하 확률 80% 중반까지 상승”

경제지표 부진과 비둘기파 발언 등으로 미국 12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미국 주식과 채권 시장은 이번주 들어서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는 1.4% 이하로 동반 상승했다. 미 9월 소매판매 증가세 둔화,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11월 소비자심리 등이 주목을 받았다.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트럼프 핵심측근’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유력하다는 보도 역시 금리인하 낙관론을 강화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64.18포인트(1.43%) 상승한 4만7112.45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60.76포인트(0.91%) 오른 6765.88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53.59포인트(0.67%) 높아진 2만3025.59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헬스케어주가 2.2%, 재량소비재주는 1.9%, 통신서비스주는 1.6% 각각 올랐다. 반면 에너지주는 0.7%, 유틸리티주는 0.4% 각각 내렸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전 구간에서 낮아졌다.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99%대로 내려섰다. 미 경제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추가 금리인하에 힘이 실리자, 수익률 전반이 압박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평화협정 임박 소식에 국제유가가 하락한 점도 수익률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10년물 수익률은 전장 대비 3.15bp(1bp=0.01%p) 낮아진 3.9965%를 기록했다.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3.25bp 내린 3.461%에 호가됐다. 물가전망 및 유가변동에 민감한 30년물 수익률은 1.9bp 하락한 4.651%를 나타냈다. 5년물 수익률은 2.15bp 낮아진 3.57%에 거래됐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CME 페드워치에서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1주일 전 50% 수준에서 현재 80%대 중반으로 급등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12월 인하, 내년 두 차례 추가 인하(각 0.25%p)를 전망했다.

미국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꺾이고, 노동시장은 사실상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연준이 올해 마지막 FOMC에서 금리 인하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연준 내부 비둘기파들의 파상 공세는 “더 늦기 전에 노동시장 붕괴를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표가 연이어 악화되고 연준 내 핵심 인사들까지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촉구하면서 시장에서는 다시 12월 인하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 들여지는 분위기다.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美지표부진 + 연준 '비둘기' 공세...12월 금리인하 기대감↑이미지 확대보기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