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미 9월 소매판매 전월비 0.2% 늘며 4개월 최저 증가율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의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소비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간) 9월 소매판매가 7천333억달러로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8월의 0.6% 증가에서 크게 둔화된 것이며, 시장 전망치(0.4% 증가)를 밑도는 부진한 결과다.
이번 발표는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한 달 이상 지연된 끝에 공개됐다. 소매판매는 미국 전체 소비 중 상품 소비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미 경제의 실질적인 체력 변화를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특히 경기 흐름을 보다 명확히 보여주는 핵심 소매판매(자동차·휘발유·건축자재·외식 제외)는 9월에 0.1% 감소하며 5개월 만에 처음 역성장했다.
9월 말 일시적으로 전기차 세액공제(7,500달러)가 종료되기 전 수요가 몰렸음에도 전체 자동차 판매는 4개월 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 전자제품, 스포츠용품 등 재량 소비도 줄었다.
이번 부진은 고물가와 관세 부담, 고용 둔화가 겹치며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지출 여력이 급격히 낮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은 자동차 부품·전자제품·의류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가격을 끌어올렸고, 생활 필수품 가격 상승까지 맞물리며 소비심리를 압박했다.
반면 주식 시장 호조로 자산이 늘어난 고소득층은 소비를 유지해 ‘K자형 소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노동시장의 약화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9월 미국 실업률은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4.4%로 상승해 향후 소비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추수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로 이어지는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둔 가운데, 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발표될 소비 지표들이 4분기 성장률과 내년 경기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