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1-25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강성 비둘기 신성환, '한해 5회 소수의견'에 도전

  • 입력 2025-11-25 15:12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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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금통위 내에서 가장 도비시한 면모를 보여온 신성환 금통위원, 출처: 한국은행

사진: 금통위 내에서 가장 도비시한 면모를 보여온 신성환 금통위원, 출처: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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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번주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엔 별다른 예외가 없다.

환율 고공행진, 서울 집값의 꺾이지 않는 견조한 상승세 등은 한은이 계속해서 '금융안정'무게를 둘 수밖에 없도록 압박하는 요인이다.

시장 일부에선 금융안정 이슈가 첨예화된 상황에서 '강성 비둘기'이름을 떨쳐왔던 신성환 금통위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신성환 위원은 좋은 말로 소신파, 안 좋은 말로 고집불통 스타일"이라며 "그는 자기 갈 길을 갈 것(계속 인하 주장)"이라고 예상했다.

B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신성환 위원이 금리 인하 주장할 논리가 너무 박약해 보인다. 내년 성장률이 2% 가까이 나오려고 하는데, 그가 과연 이번에도 인하를 주장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면서 만장일치 동결이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 신성환 금통위원에게 금융안정 이슈는...'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인

신성환 위원은 지난 10금통위에서 "향후 관세 정책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며 금리를 내리자고 했다.

신 위원은 최근 국내 경제 민간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 정도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당시 "올해 상반기 중 경제성장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 정책에 상당 부분 의존했다. 내년에는 미 관세 영향, 미·중 간 갈등 재점화따른 수출 관련 불확실성과 함께 건설 부문의 지속적인 부진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이라며 계속해서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민간 부문으로 성장의 축을 이전하기 위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 위원은 자신이 '금융안정을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는 비판도 의식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 역시 금융안정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코멘트를 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 및 주택가격이 큰 폭 상승하고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등 전반적으로 완화적인 상황이며 실물 부문의 부진과 자산시장의 과열이 병존하면서 통화정책 수행이 금융안정 문제로부터 제약받는 금융 우위(Financial Dominance) 상황에 처해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주택시장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춘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이 고강도로 시행되면서 당분간 수도권 주택시장은 위축될 것"라고 했다.

외화자금시장에서의 낮은 KP 스프레드 및 CDS스프레드, 미 달러화 지수 하락, 외국인의 국내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내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대규모 대미 투자 협상의 불확실성 심화, 미·중 무역갈등 심화에 따른 위험회피심리 강화와 함께 큰 규모의 거주자 해외투자 등에 기인한 것이하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거주자 해외투자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만큼 이를 완화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내 외환보유고 운용 전략도 점검하자고 제안했다.

신 위원은 이같은 금융안정 섹터에 대한 코멘트 이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비록 주택시장에서의 쏠림 현상과 높은 환율 수준으로 인해 통화정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안정적인 물가와 상당기간 지속된 부진한 경제 성장세, 최근의 고강도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으로 인해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시장 상황, 그리고 이미 상당 기간 지연된 금리 인하 시점 등을 고려할 때 가급적 빠 금리를 내려야 한다"했다.

'금융안정 때문에' vs '그럼에도 불구하고'...신성환은 지조를 지킬 것인가

금통위원들 다수는 환율과 서울 집값 때문에 금리 인하를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 10금통위에서 다수 위원들은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재확대되는 현 시점에서 금융여건의 추가적인 완화는 주택시장의 가격상승 기대 등을 자극할 우려가 있"면서 금리를 동결하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금통위원 다수는 서울 집값과 환율 등 '금융안정 때문에' 금리를 내려선 안 된다는 입장이었지만, 신성환 위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위해 금리를 빨리 내리자고 했다.

신 위원은 이런 저런 얘기를 하지만 결과적으로 금융안정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타고난 비둘기파다.

이에 따라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회의에서도 그가 지조를 지킬 것이란 예상이 나오곤 하는 것이다.

올해 들어 7번의 금통위 금리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는 2차례 인하됐다.

신 위원은 5번의 금리 동결에서 '4'걸쳐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신 위원은 사실 금통위원이 됐을 때부터 비둘기 면모를 이어왔다.

20228처음 참석한 금통위 금리결정회의에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된 것을 본 뒤 다음 회의인 10월엔 동료들이 50bp를 올리려 하자 '25bp만 하자'면서 소수의견을 냈다.

이후 20231월에도 동료들이 금리를 올리자 '이제 동결해야 할 때'라면서 반대 소수의견을 냈다.

금리 인상기에 '금리를 많이 올려선 안 된다'면서 소수의견을 내던 신 위원은 작년 10부터 한은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하자 누구보다 앞장서서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한은의 한 직원은 "금융안정 문제 때문에 도비시한 위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인 듯한데, 그의 속마음을 알긴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C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서울 집값 상승폭이 다시 확대됐고 환율은 위기 때에 육박할 정도로 레벨이 높아졌다"면서 "정도 상황이면 신성환 위원이 태도를 바꿀 가능성도 있지만, 워낙 지사 같은 성품이어서 인하를 계속 밀고 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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