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1-28 (수)

(장태민 칼럼) 양향자 말대로 해야 한다

  • 입력 2025-11-24 15:3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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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 출처: 양향자 위원 페이스북

사진: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 출처: 양향자 위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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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양향자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삼성전자에 고졸 여직원으로 입사해 상무까지 올라간 전설적인 인물이다. 삼성그룹 역사상 첫 여상 출신 임원이었다.

광주여상을 졸업하고 1985년 11월 삼성전자 기흥연구소에 입사해서 반도체 메모리설계실 연구보조원으로 일을 시작한 뒤 공학 석사학위까지 취득했던 악바리였다.

1995년부터 2016년까지 40건이 넘는 특허가 그의 이름으로 출원됐을 정도였다.

한국 정계에서 드물게 '기술을 아는' 엘리트인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금 한국 반도체가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한국경제의 미래는 없다고 경고하는 중이다.

■ 양향자의 경고.."반도체 인재 안 지키고 AI 대책 안 세우면 한국경제 미래는 없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4일 "최근 AI만을 주구장창 외쳤던 대통령을 포함한 여당 주요 인사들이 한국의 반도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뒤늦게 깨닫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민주당, 국민의힘 의원이 극한 대립을 벌이는 가운데 양 위원이 민주당이나 정부와 소통하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소식이었다.

양 위원은 "정부와 민주당에선 ‘AI를 공부하면 할수록 결국 반도체였다, AI 패권 경쟁은 결국 메모리 반도체 경쟁이다’ 이런 탄식을 하며 저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인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이 '반도체를 지키지 못하면' 한국경제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양 위원은 "얼마전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기업이 한국 메모리 전문가 30여 명에게 매우 파격적 조건으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그 전문가들이 중국으로 빠져나가면 한국 반도체 산업에 큰 타격이 올 것이란 우려가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의 '한국 기술자 빼가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너무 많은 인재가 중국으로 유출됐다. 반도체 뿐만아니라 자동차, LCD, 철강, 화학 등 한국의 주축 산업에서 많은 사람들이 중국으로 넘어서 '기술의 중국'을 만드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중국은 애플 등 미국 기술기업들, 그리고 많은 한국 기술기업들의 도움을 받아 미국을 압도하는 첨단 기술 국가로 올라섰다.

한국은 스스로 국정원 등 정보 관련 조직을 약화시키면서 중국이 한국의 기술을 빼가도록 방치하는 우를 범했다.

중국은 이제 '반도체'에서 한국에 최후의 일격을 가하길 원한다. 중국은 마지막 반도체 엑기스를 한국에서 빨아 글로벌 기술 괴물이 되길 원한다.

하지만 필자가 볼 때 한국은 여전히 '헬렐레하는' 중이다.

양 위원도 이런 사회 분위기를 매우 걱정스러운 듯했다.

양 위원은 "공대에 미친 중국, 의대에 미친 한국,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다"면서 "심지어 중국 정부 차원에서는 한국의 반도체 키맨 수십 명을 비밀리에 중국으로 스카웃해 갈 것이라는 제보도 있다"고 알렸다.

그는 "이미 예견됐던 이런 상황은 한국이 가진 메모리 반도체 기술 패권이 아직은 미완인 한미 간 관세 문제와 미중 패권 전쟁의 향방까지도 좌우할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했다.

대통령과 행정부, 국회와 여야 정치권이 진영과 이념을 넘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현재 메모리 D램 재고는 2.7주, 사실상 바닥 수준이다. HBM DDR5는 등장과 동시에 완판되고 줄을 서야 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생산 물량은 즉시 출하가 끝난다. 지금까지는 세계가 한국의 메모리를 주목하고 기다리고 심지어 두려워한다. 한국 반도체는 잘 나가고 있는 이 때에 제대로 정신차려야 한다.

AI 개발과 학습, 그리고 추론, 초지능 창발 영역까지 모두 GPU, HBM, 패키징, 파운드리로 이어지는 거대한 반도체 생태계 안에서 작동한다.

양 위원은 아직 한국경제에 희망이 있다면서 여와 야 모두 힘을 모을 때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AI 시대를 이끌려면 첨단 메모리 반도체인 HBM에 대한 구체적이고 철저한 육성책과 지원책이 절실하다"면서 4가지를 긴급 제안한다.

■ 양향자의 4가지 긴급제안

양 위원은 우선 메모리 인재 유출 방지책을 국가 전략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했다.

프리미엄 패키지와 같은 국가 차원의 인재 보호책을 만들고, 중국 등 해외 기업의 조직적 스카우트에도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반도체와 AI 핵심기술 보호를 국가 안보, 국가 방위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필자는 최근 중국 당국이 '정년이 된 한국의 일급 과학자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일이 다시 많아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국에선 성리학자들이 한가롭게 예송논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 중국에선 한국 회사들이 '대우 안 해주는' 장인급 기술자들을 모셔가기 위해 앞장선다는 얘기를 들었다.

둘째 양 위원은 오는 27일 반도체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 법은 단순한 산업 지원책이 아니라, 경제 안보, 기술식민지 방지, 미래 전략을 사수하는 법안이기 때문이다.

양 위원은 정쟁이나 기타 사유로 입법을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주 52시간 유연화도 즉시 결론 내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와 AI는 시장 변화가 며칠 단위로 일어나는 초격동 산업이다. 현행 52시간제로는 라인 증설, 공정 전환, 팹(Fab) 신축 등 반도체 속도전에 대응할 수가 없다.

양 위원은 "안전과 건강을 전제로 특수 공정과 특수 시기에 유연화하자"고 했다.

최근 엔비디아의 젠슨황이 날아와 이재용·정의선 회장 등과 깐부치킨 회동을 갖기도 했지만, 지금과 같은 노동 규제는 한국 첨단산업 기술자들의 종아리에 모래주머니를 채우는 일이다.

양 위원은 네 번째 할 일로 금산분리 등 핵심 규제 조정을 거론했다.

그는 "금산분리 완화는 지난달 오픈AI의 샘 올트먼을 만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사안"이라며 "일부 정부 인사의 저항이 있지만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금산분리와 법인세 등 한국의 전통 규제는 첨단 산업 시대에 맞지도 않고 기업 경쟁력만 떨어뜨린다고 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치열한 기술 패권 경쟁, 한국은 이미 메모리 반도체라는 글로벌 초격차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 국가대표를 지키고 키우는 것이 가장 현명한 미래 전략"이라고 했다.

정부도 과학기술부총리를 신설했으면 과기부, 산자부, 중기부의 첨단 산업 정책을 과학기술부총리가 총괄 조정하게 하고, 반도체, AI 등 국가전략산업 지원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21대 국회에서도 강조하고 법안 발의까지 했던 내용이라고 상기했다.

국가 간 반도체 패권 전쟁, 특히 인재 전쟁이 무섭게 진행되고 있으며, 국가 존립이 걸려 있는 문제라고 했다.

■ 성리학에 병든 한국, 과학자·기술자·전문가 조언 귀한 줄 알아야

필자는 한국 경제정책들이 법조계, 언론계 출신 등 세상 물정 모르는 성리학자들의 손아귀에서 설계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너무 안타까웠다.

양향자 위원과 같은 사람은 귀하다.

현재 AI시대에 한국은 경제정책 방향을 제대로 못 잡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이 든다.

필자는 엄청난 전기가 드는 AI 산업 경쟁을 앞두고 정부가 원자력을 더 진흥하기 보다는 해상풍력, 태양광 등에 어마어마한 세금을 쓰려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뒷골을 잡게 된다.

원가회계의 개념조차 모르는 것인지, 왜 굳이 비싼 에너지를 못 써서 안달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양향자 위원의 조바심을 보면서 한국 경제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정부와 여당 인사들이 야당인 양향자 최고위원에게 이것저것 묻는다는 사실이 그나마 다행스럽다.

지금의 정부와 민주당은 양 위원이 왜 민주당을 떠날 수밖에 없는지는 생각하면서 그의 조언을 다시 들어야한다고 본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금의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최고위원(2016년 8월~2018년 8월, 2020년 8월~2021년 4월)을 두 번이나 지냈던 인물이다.

양 위원은 2016년 1월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가 '고졸 신화 엘리트'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양씨를 정계에 이문시켰다.

하지만 양 위원은 입당 후 기득권 386 정치인들과 부딪혔으며, 각종 당내 정치 사화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지금은 국민의힘에서 최고위원을 하면서 AI 관련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중이다.

삼성전자의 한 베테랑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양향자 위원이 삼성전자를 떠난지 오래됐지만, 고졸 신화를 쓰면서 특히 메모리 분야에서 상무까지 올라섰던 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정치인 양향자가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옮겨다니는 등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습과는 별개로 그가 국가경제를 위해 소신 있게 내놓는 AI, 반도체 정책 관련 제안들은 정부가 제대로 정책에 반영했으면 좋겠습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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