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엔비디아 2% 하락 마감...피터 틸, 지분 전량 매각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뉴욕 주식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2%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인공지능(AI) 관련주 거품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 투자자 피터 틸이 보유하던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는 소식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주가지수는 기술주 약세에 일제히 하락했다. AI 반도체 대표주인 엔비디아는 1.9% 떨어지며 시장 하락을 이끌었다. 엔비디아는 19일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AI 수요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압박을 받았다.
여기에 피터 틸이 운영하는 헤지펀드 ‘틸 매크로(Thiel Macro)’가 지난 3분기 엔비디아 지분을 모두 처분한 사실이 공개되며 하락 압력이 더해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서에 따르면 틸 매크로는 7~9월 사이 보유했던 엔비디아 주식 약 54만주를 전량 매도했다. 매각 규모는 평균 주가 기준 약 1억달러(약 1460억원)로 추정된다. 이는 해당 펀드 내 3분기 최대 규모 자금 이동이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이 최근 AI 투자 및 기술주 밸류에이션에 대한 경계심 확산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난달 엔비디아 지분 58억달러 규모를 전량 정리했고 ‘빅쇼트’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 역시 엔비디아 관련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면서 AI 고평가 논란이 가열된 바 있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 투자전략가는 “엔비디아는 더 이상 수요 둔화 우려가 없다는 점을 시장에 입증해야 한다”며 “그러나 그 이상의 성장 전망을 제시하지 못하면 기업들의 투자수익률(ROI)에 대한 의문은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요 전망이 조금이라도 보수적으로 제시되면 시장은 즉각 부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한편 틸 매크로는 엔비디아 외에도 테슬라 지분을 70% 이상 축소하는 등 기술주 비중을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지분은 확대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AI 투자 사이클이 정점을 지났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이번 3분기 실적 발표는 향후 시장 투자심리의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