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1-13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 급등 후...'여전히 인하 사이클이라면' vs '통화정책 큰 흐름 변했다고 본다면'

  • 입력 2025-11-13 15:1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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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전날 시장금리가 급등한 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과도하다는 평가들이 많았다. 동시에 통화정책 큰 줄기에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제기돼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블룸버그TV와 인터뷰하면서 금리 인하 시기, 인하 폭, 방향성 등은 경제 지표와 전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시장 일각에선 '방향성'까지 언급한 데 무게를 두면서 혹시 한은 통화정책이 금리인상 쪽으로 도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냈다.

■ 통화정책, 여전히 인하 사이클 속에 있다면...

전날 금리 급등으로 시장이 흔들리자 한은 관계자들은 '여전히 금리인하 사이클 속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총재 발언은 원론적이었다고 했다.

시장 일각에선 한은이 여전히 추가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고 금리 인하 폭도 상황에 따라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분위기가 좀 진정되면 시장 금리가 재하락할 것으로 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총재의 발언 이후 한은 측의 발언(인하 기조 유지)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적어도 현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번 금리 급등을 정당화할 만한 통화정책 기조 전환의 여지 역시 아직 부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이 과매도 영역에 진입한 시장금리의 하락 전환이 나타날 것"이라며 "1개월 전후 관점에서 1차타겟을 국고10년 기준 3.1%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일단 당장은 수급, 심리 충격이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금리를 빼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시장 진정을 위해선 시간이 다소 필요하고 11월 금통위를 지나면서 금리가 재차 하향 안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주변 환경을 감안할 때 지금 당장 한은이 금리 인상 사이클로 전환할 때도 아니어서 조만간 저가매수가 힘을 받을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특히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뒤 인상 사이클로 전환됐던 과거 3번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제기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3년 금리 수준인 기준금리 대비 3년 스프레드 40~50bp 수준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4~11개월 내 금리 인상이 단행될 필요가 있다"면서 "전일 금리 급등은 2026년 기준금리 인상이 없다면 정당화되기 어려운 레벨"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7년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인상 사이클로 전환했을 당시엔 미국이 금리 인상 사이클 중반부로 진입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가 가속화되고 사상 처음으로 QT 실시를 시사했으며, 대내적으로는 실질 성장률이 2016년 이후 3년 연속 3%를 상회하는 (+) GDP 갭률 구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현재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가 예정돼 있는 데다 12월부터 QT 종료 역시 예고됐으며, 대내적으로는 2023년 이후 3년 연속 (-) GDP 갭률 구간이라고 했다.

강 연구원은 "2017년과 대내외 경기, 통화정책 여건이 대조적이라는 점에서 인상 사이클로의 전환 우려는과도하다. 한은도 총재 발언이 금리 인상 검토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금리 인상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으며, 금리 인상으로의 전환이 아니라면 현재 금리 레벨은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 통화정책, 금리 인하 사이클 끝났다고 본다면...

하지만 최근 상당수 투자자들이 기준금리 종착역에 대한 기대감을 2%에서 2.25% 등으로 축소했다.

심지어 현재 수준인 2.50%가 종착역 아닌가 하는 의심들도 보인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은 총재가 매파적인 스탠스를 이어가자 긴장했다.

여전히 환율, 부동산, 주가 흐름은 채권시장에 위협적이란 평가도 이어지는 중이며, 한은 금통위 역시 '금융안정' 문제 때문에 통화완화에 대한 부담을 나타내고 있다.

한은의 '3개월 기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은 최근(10월 금통위) 6명 중 5명에서 6명 중 4명으로 축소됐다.

정부의 집값 안정정책이 실패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나, 환율 하향 안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쪽에선 최소한 금리 동결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개인적으로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은 끝났다고 본다"면서 "정부 부동산 정책 역시 집값을 더 올리는 정책이어서 서울 집값 안정을 기대한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환율도 이상해져서 이제 하향 안정을 자신하기가 쉽지 않다. M2 증가율 등을 보고 있으면 여기서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에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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