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1-29 (토)

(장태민 칼럼) 범죄 재테크

  • 입력 2025-11-12 13:5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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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자유, 평등, 정의를 내세우는 대한민국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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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 10월 31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피의자들에 대한 1심 선고가 이뤄진 뒤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1심 판결이 나온 뒤 검찰이 예상치 못한 '항소 포기'를 결정했기 때문에 사건은 점입가경 양상을 띄고 있다.

아울러 '범죄 수익'도 큰 관심사가 됐다.

대장동 부동산 개발과 관련한 엄청난 개발 이익을 '범법자들이 다 먹게' 나둬선 안 된다는 점은 상식을 가진 사람들 모두가 동의하는 바였다.

하지만 검찰이 이상한 행태를 보이면서 '항소 포기'를 결정해 이 문제가 만만치 않게 됐다. 검찰은 7일 자정 시한을 앞두고 1심 항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당연히 갈렸다.

여당은 그간 정치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한 점을 비난하고 있으며, 야당은 단군 이래 최대 개발비리가 묻히는 위기에 처한 사건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 극렬 지지층에선 검찰의 항소 포기를 '잘했다'고 했으며, 국힘 지지층이나 무당파 쪽에선 정권의 검찰 길 들이기를 우려하는 시각이 강했다.

필자는 일단 국고로 환수돼야 할 엄청난 돈이 범법자들의 주머니로 들어갈 것 같아 크게 긴장이 됐다.

■ 1심 결과는 어떤가...8천억 짜리 사건, 겨우 4백억대 추징?

대장동 1심 재판은 기소 후 약 4년 만에 이뤄졌다.

지난 10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기자(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대장동 사업 당초 설계자 알려진 인물, 천화동인5호 소유주), 정민용 변호사(성남도개공 전 투자사업팀장)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1심 양형을 보면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기자에 대해선 징역 8년에 추징금 428억원,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해선 징역 8년에 벌금 4억원, 추징금 8.1억원이 선고됐다.

정민용 변호사에 대해선 징역 6년에 벌금 38억원, 추징금 37억2,200만원이 선고됐고 남욱 변호사에겐 징역 4년, 정영학 회계사에겐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얼핏 보면 범죄자들에게 '중형'이 내려진 것처럼 보이지만, 판결 내용을 보면 당연히 검찰이 항소를 하는 게 옳았다. 혐의의 상당부분이 무죄로 나왔기 때문이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인해 대장동 비리 민간업자들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배임 및 이해충돌방지법, 428억원 뇌물(이익 배분) 약속 혐의 등 1심 무죄 부분은 그대로 확정받게 됐다.

검찰의 이해할 수 없는 선택으로 향후 항소심은 '형사소송법상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김만배씨 등 피고인 5명이 항소한 1심 유죄 부분(형법상 업무상 배임 등)을 중심으로 다투게 된다.

■ 대장동 재판의 유죄와 무죄 부분 다시 구분해 보자

검찰이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으면서 무죄 부분은 사실상 확정됐다. 피고인들이 항소한 유죄 부분에 대해서만 2심에서 다뤄진다.

우선 유죄 부분은 업무상 배임죄(형법상 배임죄)다.

법원은 대장동 사업이 민간업자들에게 부당한 이득을 몰아준 '배임 구조'라고 인정했다. 즉 법원이 성남시 관계자인 유동규씨와 민간개발업자 사이에 유착관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2심에서 다툴 수 없는 무죄 부분은 특경가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배임 등이다.

법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에 대해 구체적인 손해액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 선고로 인해 성남시가 추진하려던 막대한 손해금액 환수도 어려워졌다는 우려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428억 원 뇌물 약속 혐의도 무죄가 됐다.

김만배씨가 유동규씨 측에 428억 원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배임의 범죄수익을 분배한 것'이라며 별도의 뇌물죄는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만배씨가 유동규씨 등에게 대장동 이익금 중 4백억원 넘게 주기로 약속했다는 혐의(뇌물공여 약속)가 무죄가 된 것이다.

법원은 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과 관련해선 '해당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했다.

■ 이재명 대통령, 법률 리스크에서 상당부분 탈출

대장동 1심 판결과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이재명 대통령은 법률 리스크를 상당히 벗어던졌다.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경가법상 배임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두 가지였다.

그런데 대장동 민간업자 재판에서 이 부분이 무죄가 나왔기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의 법률 리스크도 상당부분 해소됐다.

1심 재판부는 대장동 사건에서 배임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들에게 '특경가법상 배임'이 아닌 '형법상 업무상 배임'을 적용해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특경가법을 적용하려면 5억원 이상(징역 3년 이상) 또는 50억 이상(5년 이상)의 피해액이 특정돼야 한다.

재판부는 그러나 "2015년 사업 확정 당시를 기준으로 민간업자들이 얻게 될 이익이 5억원 이상 또는 50억원 이상이란 점이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 무죄로 본 것이다.

대장동 업자들과 성남시청의 연결고리였던 ‘428억원 뇌물 약속’ 혐의가 무죄로 확정된 것 역시 이 대통령의 법률 리스크를 낮춘다.

1심 재판부는 428억원을 유동규 측에게 주기로 약속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업무상 배임의 범죄 수익을 분배하기로 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따라서 추징금에 포함하면서도 별도로 뇌물죄를 구성하진 않는다고 했다.

당초 검찰은 항소심에서 구체적인 배임 액수를 재입증해 특경가법 적용을 다시 주장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검찰 지휘부의 항소 포기로 민간업자들을 가중처벌할 것도, 범죄 수익금을 더 환수할 것도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형법상 배임죄에 대해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항소심 재판 중에 배임죄가 없어지면 면소 판결을 받거나 검찰에서 공소를 취하할 수도 있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성남시 수뇌부 연루와 관련해 유동규 전 본부장이 '성남시 수뇌부'의 결정을 따르는 중간 관리자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통령과 민간업자들의 유착 정도를 알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이제 이 부분이 무죄로 판단됨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은 미래의 재판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자유로워졌다.

■ 김만배·남욱 등의 '범죄 재테크'...거의 성공단계인가?

대장동 일당이 기소된 시기는 2021년 10월이다.

2021년 12월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고 올해 10월말 선고까지 3년 10개월 이상이 걸렸다.

이들은 개발사업 과정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고의로 삭제하고 성남시와 유착해 7,886억원의 부당이익을 얻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범죄 수익을 환수할 길이 상당부분 막힌 것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당에선 '민사'로 환수할 수 있다고 하지만, 법조계에선 사실상 쉽지 않은 일로 보고 있다.

1심 양형을 볼 때 김만배씨 등으로부터 환수하는 금액은 부당이익의 1/10에도 못 미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예컨대 김만배씨가 향후 6천억원이 넘는 돈을 찾을 수 있게 됐으며, 남욱씨는 1억도 안되는 돈을 투자해 1천억원의 이익을 벌었다면서 이들을 부러워하는 사람들마저 보인다.

특히 김만배씨는 감옥에 갖혀 있는 동안 '매일' 2억원씩 재산이 불어나는 기막힌 재테크를 하게됐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 대장동, 매우 복잡한 사건...2015년 '화천대유'부터 출발해 보자

대장동 개발 사건은 매우 복잡하고 오래된 사건이다.

여전히 미스테리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따라서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선 큰 골격을 잡는 게 중요하다.

일단 김만배씨 등장 시점부터 살펴보면 이 사건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만배씨의 작명으로(?) 유명해진 화천대유(자산관리회사) 설립에서부터 개발이익을 얻는 과정까지 시간순으로 정리해 다시 기억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김만배씨는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출신으로 주역 64괘 중 재물과 인연이 깊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을 활용해 이 사업의 성공을 꿈꿨던 것으로 보인다.

화천대유는 '하늘 위의 불'을 나타내는 괘상이다. 주역을 유물론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 중엔 화천대유(火天大有)를 '큰 재물이나 큰 성공'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다.

천화동인(天火同人)은 '하늘 아래에 있는 불'로 화천대유와 괘상이 반대다.

천화동인 역시 뜻을 같이 사람들이 모여서 큰 것을 이룬다는 괘상이다. 유물론자들은 '큰 성공을 위한 사람들의 모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김만배씨의 작명에선 큰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이 읽힌다.

화천대유는 2015년 2월 화천대유 설립된다.

공교롭게도 같은 달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를 낸다.

2015년은 김만배, 유동규 등이 주축이 된 대장동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는 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대장동 건(件)은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부산저축은행 사건 등과도 얽히지만, 사건이 워낙 복잡해 길을 잃지 않는 게 증요하다.

따라서 2015년을 시발점으로 잡고 접근하면 큰 덩어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15년 3월 성남도개공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에 화천대유가 자산관리사로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선정한다.

이후 다시 4개월이 흐른 뒤 성남도개공과 하나은행 등은 대장동 사업 진행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인 성남의뜰을 설립한다.

즉 2015년은 김만배, 유동규 등이 대장동 프로젝트의 틀을 만든 해로 볼 수 있다. 이후 이들은 '조용히' 해 먹었다.

하지만 2021년 영원히 묻힐 뻔 했던 대장동 '개발의혹 비리'가 터졌다.

당시 지금의 이재명 대통령과 대선주자 경합을 벌이던 이낙연 후보 쪽에서 이 정보를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 2021년, 대장동 의혹 증폭

2021년 하반기부터 대장동 비리 의혹이 세간의 큰 관심을 얻는다.

그해 9월 '대장동 사업 설계자'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등의 음성이 담긴 녹취파일을 제출하면서 이 사건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다.

정영학 회계사는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를 구상한 비범한 인물이다. 하지만 김만배씨 등에게 사업의 주도권을 내줄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이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들의 갈등 과정에서 녹취록은 검찰로 흘러들어갔다.

정영학 회계사가 김만배 기자의 음성을 공개한 뒤 검찰은 10월 1일 유동규 성남도개공 전 기획본부장을 체포한다.

검찰은 바로 다음날인 10월 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으로 유동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은 3일 유동규 구속영장을 발부한다.

검찰은 같은 달 12일 김만배씨에게 뇌물 공여 및 횡령, 특경범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14일 영장을 기각해 버린다.

이후 또다른 주인공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사건은 더욱 복잡해진다.

2021년 10월 18일 천화동인 4호 소유자인 남욱 변호사가 귀국해 검찰에 스스로 체포된다.

검찰은 유동규씨를 21일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한 뒤 관련자들에 대한 영장을 지속적으로 발부한다.

법원은 범죄 혐의자들에 대한 영장 발부와 기각 등을 반복하면서 본격적인 재판전이 전개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건의 단서를 쥐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기묘한 일도 벌어진다.

2021년 12월 10일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이 비극적 사건 발생 후 며칠이 흐른 12월 21일엔 김문기 공사 개발사업1처장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2015년 김만배씨가 화천대유를 만든 뒤 6년 남짓한 시간이 흐른 뒤 대장동 게이트는 한국 정치권의 핵이 되고 만 것이다.

■ 확산되는 대장동 사건...그리고 권력 상층부로 향하는 수사

시간이 흐르면서 대장동 사건에 대한 의혹은 위례지역 개발 등으로 번져간다.

검찰은 2022년 9월 '위례 특혜 의혹'으로 유동규·남욱·정영학씨를 추가로 기소한다.

이후 사건은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관련된 인물로 향한다. 검찰의 칼 끝이 겨눈 곳은 이재명 후보였다.

검찰은 우선 2022년 11월 8일 '8억원대 불법 선거자금 수수 혐의'로 김용씨를 구속 기소한다.

그 다음날인 9일엔 '뇌물수수 혐의'로 정진상 당시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자택을 압수수색한다.

검찰은 결국 12월 9일 '2억4천만원 뇌물수수 혐의'로 정진상씨도 구속기소한다.

정진상·김용 등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핵심 측근들이 구속됐지만 그전에 구속돼 있던 김만배·남욱씨 등은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다.

검찰은 일단 대장동 수익 은닉 혐의로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최우향씨를 체포한 뒤 김만배씨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다.

석방된 김만배씨는 2022년 12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면서 다시 세간의 이목을 크게 집중시킨다.

2023년이 밝아보자 검찰은 화천대유 대표들을 감방에 집어넣는다.

검찰은 2023년 첫 근무일인 1월 2일 이한성·최우향씨를 구속기소한다.

이후 10일이 지난 뒤 김만배·유동규·정민용·남욱·정영학씨에 대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한다.

■ 2023년 검찰의 칼끝이 향한 곳..그리고 유창훈의 영장 기각

2023년 1월 28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업무상 배임·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 출석한다.

검찰은 이후 2월 16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 4,895억원 배임과 133억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정치생명이 벼랑 끝에 몰린 것이다.

하지만 2월 27일 국회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 처리한다.

그러자 검찰은 3월 22일 이재명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다. 특경법상 배임·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5개 혐의를 적용한다.

법원은 6월 5일 대장동 일당에 대한 공소장 변경을 허가해 배임 혐의 액수는 4,895억원으로 변경된다.

그해 8월 17일 검찰은 '백현동 개발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를 소환했으며, 9월 18일 '백현동 개발·대북송금 의혹'으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결국 9월 20일 '이재명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보고가 이뤄지고 다음날인 21일 국회는 이재명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킨다.

당시 이재명 대표의 정치생명은 거의 끝난 듯 보였다.

하지만 9월 27일 법원(유창훈 부장판사)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다. 이재명 대표는 불사조처럼 되살아난다.

■ 이재명 둘러싼 여러 재판들

2023년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지만 그를 둘러싼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그의 정적들은 이 대표를 피의자(수사 중인 의심 대상자)이자 피고인(기소된 사람)이며 범죄자(유죄가 확정된 사람)인 사람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2023년 9월 하순 법원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뒤에도 검찰의 기소 노력은 이어졌다.

10월 들어 검찰은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 관련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이재명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다.

그런데 같은 달 법원은 이재명 대표의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대장동·위례·성남FC 의혹' 재판을 병합해 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가 심리하기로 한다.

여러 재판을 하나로 묶어서 같은 재판부가 심리하게 되면 사건을 전체 그림에서 더 명확히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직접 연관되지 않은 사건들을 병합하게 되면 사건 규모만 커져서 재판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표와 법원의 재판이 '시간 싸움'이 됐다.

11월 들어 검찰은 대장동 일당에게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김용씨에 대해 징역 5년(1심)을 선고한다.

하지만 2023년 9월말 유창훈 판사의 구속영장 기각 이후 기세는 이재명 대표 쪽으로 넘어온 상황이란 평가들도 나왔다.

이후 2024년 2월 법관 정기인사 때 '대장동 재판부' 형사합의22부 재판장이 교체된다.

■ 윤석열의 자폭과 이재명의 기사회생

2024년 말.

이재명 대표가 재판 불출석 등으로 '시간 벌기'를 할 때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12.3 계엄을 통해 자폭해 버린다

당시 윤석열 현직 대통령은 뜬금없는 계엄을 통해 이재명 차기 대통령 후보의 법적 리스크를 자신이 대신 떠안기로 한다.

세간에선 '이재명을 살리기 위한 윤석열의 살신성인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정권의 자폭으로 대장동 재판 관련 검찰의 압박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2025년 2월 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기일에 1심과 같은 징역 5년 벌금 7000만 원을 선고한다.

김 전 부원장은 보석이 취소돼 법정구속된다.

이후 2월 18일 법원은 대장동 일당 공판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를 증인으로 채택한다.

하지만 행정부 수장(대통령)이 스스로 감옥행을 선택한 상황에서 입법부를 지배하는 정당의 대표가 재판에 나갈 이유는 크지 않아 보였다.

3월 14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대장동 재판부에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한다.

3월에 이재명 후보는 의정 활동을 이유로 4번 연속 대장동 재판에 나가지 않았다. 결국 법원은 이재명에 대한 증인신문 없이 대장동 일당의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한다.

이후 정진상씨도 대장동 일당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한다.

그리고 대망의 6월.

6.3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여유있게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된다.

법원은 새로운 권력의 출범에 따라 대통령 관련 사건을 스톱시킨다.

즉 법원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 후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비리 의혹 및 성남FC 의혹 사건의 공판 중지를 결정한다.

6월 27일 법원은 대장동 일당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김만배 징역 12년·유동규 징역 7년·정영학 징역 10년·남욱 징역 7년·정민용 징역 5년을 구형한다.

이후 8월 들어 대법원은 대장동 일당에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석돼 있던 김용씨를 보석으로 석방한다.

그리고 문제의 10월 31일.

법원이 대장동 일당에 대한 1심 판결을 내렸으며, 검찰은 항소를 포기한다.

■ 최대 규모의 범죄 재테크, 과연 성공할 것인가

이제 대장동 일당들의 범죄 재테크가 성공할지 여부도 전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일각에선 7,800억짜리 특경법 위반 배임죄가 400억짜리 형법상 배임죄로 둔갑했는데도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 버려 범인들이 큰 돈을 만지게 됐다고 우려하는 중이다.

성남시민 등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범죄 수익 7,400억원을 대장동 범죄자 집단이 먹게 됐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12일 국회에 출석해 "대장동 범죄 혐의자들이 1심 판결대로 처벌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들에게 수익이 가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서울지역 변호사는 그러나 "검찰의 어처구니 없는 항소 포기 등으로 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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